노태우 전대통령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만나 정치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과거사 진상 규명의 불편한 심정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여권의 과거사 진상 규명이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 군부독재시절 일어난 사건까지 확산 조짐을 보이는 데 대한 위기의식의 발로로 풀이된다.
노 전대통령은 20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방문한 자리에서 "과거사 규명은 미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원칙은 이해하지만 경제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노 전대통령은 "역사는 심판의 대상이 아니라 평가의 대상"이라며 "이 정권은 역사를 심판하려고 하는데, 원칙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전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참고 또 참으면서 여러 사람 이야기를 듣고 결정하는 것이며 그것이 낭비같아 보이지만 진짜 민주주의"라며 "화합이 최고의 덕목이며 그렇게 해야 어려울 때 같이 극복해 나간다"고 말했다.
노 전대통령은 "경제는 돈버는 사람들이 돈 버는데 몰두하게 해줄 때 가장 발전한다"며 "처음부터 (정부가) 막아서 의욕을 꺾으면 경제가 잘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주로 경청하는 입장이었고 과거사 규명에 대한 당의 대응입장을 설명했다고 한나라당 대변인실은 밝혔다.
박 대표는 정식 대표 취임이후 전직대통령 예방 차원에서 노 전대통령 자택을 방문했고, 지난 8일 최규하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등 5명의 전직대통령 예방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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