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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각계, 우리당 불참속 '경제실정' 맹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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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각계, 우리당 불참속 '경제실정' 맹성토

[야4당 경제토론회] 주부 "의원들 조는데 내가 왜 왔나 싶다"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4당은 19일 경제토론회를 열고 현 경제상황이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경제 공조'를 공고히 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대기업, 중소기업, 노동자, 농민, 시장상인, 가정주부 등 각 분야의 대표격으로 참석한 일반 국민들도 '먹고 살기'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다양한 요구를 쏟아냈다. 이처럼 정부여당이 보수와 진보진영을 비롯해 일반 국민에게도 비판을 받는 모습이라,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정부여권은 경기부양에 대한 압박을 한층 받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각 당은 정부의 경제실정에 대한 비판에서는 한 목소리를 냈으면서도 구체적 해법과 처방에서는 상당한 이념차를 드러내 개별 정책에서 공조가 이뤄지기란 힘들어 보인다.

***4당 대표, 정부 경제 정책 맹성토**

토론회 1부순서인 각 당 대표 모두발언에서 4당 대표는 이번 토론회에 열린우리당이 불참한 것을 비롯해 참여정부의 경제 인식과 정책을 맹성토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정작 오늘 이 자리에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가장 적극적으로 참석해야 할 집권여당이 함께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박 대표는 "그 동안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위기에 대해서 경제가 위기가 아니라고 안이하게 대처해 왔다"며 "우리가 경제위기의 현실과 원인을 진단하는 데 생각을 같이 할 수 있다면 올바른 해결책을 찾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여당의 경제살리기 동참을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서민경제를 책임져야 할 노무현 정부의 대응은 안일하고 무기력하다"며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고통의 목소리를 정치공세로 치부하면서 '경제위기론이 위기를 불러온다'는 말까지 서슴치 않는다"고 맹성토했다.

김 대표는 "최근 노무현 정부도 몇 가지 정책을 내보였지만, 한국경제 구조적 문제에 접근하지 못한 미봉적 방안에 불과하다"며 "심지어 2백50개 골프장을 건설하면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경제책임자의 정책제안에는 슬픔마저 든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주말이면 골프장이나 찾는 사람들에게 골프장 건설이 중요하겠지. 그들에게 서민의 고통 따위가 관심이나 있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참여정부 들어서 국민의 정부때 시행됐던 4대개혁이 완전히 실종됐고 당시에도 미진했던 공공부분 개혁, 재정 및 세제 개혁 등은 크게 후퇴하고 있다"며 "덩치만 크고 말만 많은 비효율적인 정부가 탄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민련 김학원 대표도 "국내외 경제주체들이 정부의 반시장적, 분배우선정책에 대해 우려와 불안을 갖지 않도록 시장경제질서 속에서 정책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의 불참 속에 정부대표로 외롭게 참석한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지금 우리 경제는 전환기의 구조적인 진통을 겪고 있고, 경기순환적인 요인도 겹치고 부동산 시장의 거품제거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고통까지 가세돼 쉽게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조정과정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다행히 최근 느리게나마 우리 경제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어 국민 모두가 참고 꾸준히 노력해 나간다면 현재의 어려움은 충분히 극복해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우리 경제는 아주 느리게나마 소비와 투자가 회복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리지표는 반대로 몇 달 동안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우리 모두는 과연 국민들의 불안감과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얼마나 진심으로 노력했는가를 다같이 반성해야 할 때"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나라, "감세정책. 기업규제 완화" vs 민노, "부유세 신설. 대기업 책임 강화"**

야4당은 '현 경제 상황이 총체적 위기'라는 부분까지만 인식을 같이 했다. 왜 위기가 왔는지, 위기에 대한 해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한나라당과 민노당은 기업의 출자총액제한제도, 재정 및 세금 정책 등에선 정반대의 주장을 펼쳤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한국은 과거 일본과 남미의 복합형 불황으로 갈 것"이라며 "지금의 경제 위기는 집권세력의 경제에 대한 무지와 무능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정부여당내 시장경제주의자와 시장개혁근본주의자 간의 이념 교통정리 ▲과거사에만 몰두하는 정부의 국정 우선순위 조정 ▲안보불안 등 국민의 기초불안 해소 등을 주장했다.

구체적인 경제정책으로 한나라당은 감세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친기업적 환경 조성을 통한 투자확대를 주장하는 동시에, 기업의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 강도 높은 규제 완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현 경제위기는 재벌대기업 중심의 성장제일주의, 무분멸한 자유화ㆍ규제완화, 과도한 경기부양책이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민노당은 금리인하, 부동산 시장 완화 등 경기부양 정책은 실제 효과가 적고 부동산 투기만 부추길 우려가 큰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감세정책에 대해서도 조세형평성을 훼손하고 국가재정 마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노당은 공정거래 강화와 기업투자 책임 강화를 통한 대기업 책임을 강화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원하청 관계 민주화를 통한 기업간 균형발전 등으로 성장과 분배와 선순환하는 균형경제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정책에 있어서 예외인정 대상을 최소화ㆍ단순화하고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기준(자산규모)를 하향 조정하는 등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도리어 강화해야 한다고 한나라당과 정반대의 주장을 제시했다. 부유세 신설과 직접세 인상 등을 통한 세제개혁도 아울러 제시했다.

민주당은 감세정책엔 기본적으로 반대하지만 부분적으로 특소세와 법인세의 인하, 출자총액제한제도의 단계적 폐지, 추가적 금리 인하 검토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자민련은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한 기업의 투자분위기 조성을 강조했다.

***"체감경기는 너무 어렵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대기업, 중소기업, 재래시장 상인, 농민, 노동자, 가정주부 등 일반 국민들은 한 목소리로 "체감 경기가 너무 어렵다. 먹고 살기 힘들다"라는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며 정부를 향한 각계의 요구사항을 쏟아냈다.

재래시장 상인 대표로 참석한 박재홍 대구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회장은 최근 대형 할인점 등의 팽창에 따른 재래시장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대형 할인점 때문에 동네에 소문난 구멍가게가 문닫는 곳이 허다하다"며 "일반 소매하는 소규모 재래시장은 거의 시장기능이 상실한 곳이 생기고 있다"고 정부가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부과하는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를 인하하고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대형할인점과 동일하게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중소기업 경영자를 대표해 참석한 강정구 D사 대표이사도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IMF이후 최악의 상황"이라며 "한번 여러분이 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아보라. 대기업에서 보증을 서주지 않으면 돈을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의 50%를 달해도 중소기업은 취업 기피로 풍요속 빈곤을 겪고 있다"며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와 단계수의계약제도 존속 등을 요구했다.

대기업 대표로 참석한 한국경제연구원의 이수희 박사는 "세계가 3%성장을 할 때 우리는 5% 성장을 해왔는데, 이번엔 수치상 세계 성장률과 같다"며 "이런 경우는 우리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일"이라고 수치상으론 위기가 아니라는 정부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해도 투자하면서 이익낼 수 있는 분야가 많이 없어져 투자를 크게 늘린다는 보장이 없다"며 "경기침체기라도 정치가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젼을 제시해야 한다"고 기업 투자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촉구했다.

노조측 대표로 참석한 민주노총 김태현 정책연구원장은 "지금 기업에서는 과도한 규제 때문에 경제가 위기라고 하는데 오히려 노동자들의 삶과 고용의 질이 너무나 파괴되서 내수시장이 엄청난 침체를 겪고 있는 것"이라며 "노동자들의 빈부격차와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돼야 하고 최소한의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선 사회복지제도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민측 대표인 박웅두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수입개방 지속, 농산물 가격 하락, 농가부채 확대, 이농현상이라는 악순환이 20년째 지속되고 있다"며 "핸드폰을 팔기 위해 농민들이 희생을 당했는데, 핸드폰을 판 이익금을 한 푼도 농촌에 투자하지 않았다. 이제 농민들의 희생은 끝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정주부 자격으로 참석한 주연자씨는 신용불량자로 살아가는 어려움과 고충을 털어놓고 "서로 옛날에 어떤 대통령이 정책을 잘했니 못했니 핑계대지 말고 기초생활 등을 자세히 알아보고 혜택을 줬으면 한다"고 정치권에 당부했다.

6명의 토론자 중 마지막으로 발언한 주씨는 발언을 시작하면서 "앞에 앉아 계신 국회의원들이 모두 졸고 있는데 내가 여기 왜 왔나 싶다"고 참석자들에 따가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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