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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모두 난쟁이다. '난쏘공'을 던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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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모두 난쟁이다. '난쏘공'을 던지자

[김민웅 칼럼] 4.11 총선, 이번엔 뭔가 보여주자

한 개의 다리는 폭파시키고, 다른 다리를 세우자.

이번 4월 11일 총선은 한 마디로 '교량 폭파와 교량 건설이 동시에 진행되는 선거'다. 완벽하게 폭파해야 할 것은, 민간인 불법사찰과 4대강 예산 허비, 복지 축소의 권력이 건너려는 다리이며, 반드시 세워야 할 것은 민주주의와 복지국가, 그리고 평화의 미래를 향해 가는 견고한 교량이다.

이걸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새로 교량 건설에 대해 배워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아주 쉽다. 그저 공을 힘껏 던지는 일이다. '투표의 공', 말이다. 보란 듯 던져서, 이명박근혜 권력이 둘러친 울타리를 넘어 새로운 시대로 가는 돌파력을 보이는 것이다.

오래전, 이 나라에는 자본과 권력이 결탁한 폭력 앞에서 목숨을 잃은 난쟁이 아버지가 쏘아 올렸던 공이 있다. "난쏘공." 기억나지 않는가? 당대의 현실에 대고 쏘아 올린 그 공은 우리의 가슴에 그대로 와 총알처럼 박혔다. "난쏘공"은 무엇인가? 난쟁이처럼 왜소해져 버린 채 돈 없고 권력 없어서 멍들고 희생당한 무수한 이들의 삶이 분출한 분노와 희망이 한데 뭉친 것이 아니던가?

원주민을 축출하고 자본의 성채로 만들어간 그 야만적인 도시 개발사의 현장은 지금도 멈추지 않았다. 자본과 권력이 서로 손을 잡고 나라의 주인인 대다수 서민들을 내쫓고 군림하면서 온갖 것을 다 차지한 현실은 여전히 종식되지 않았다. 심판받아야 할 자들이 도리어 심판할 사람을 심판하는 이 병든 역설적 상황은 그래서 이번에 분명하게 정리되어야 한다.

▲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의 공보물, '이명박근혜'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난쏘공"을 힘껏 던지자

우리는 지금 모두 난쟁이다. 권력은 우리에게 거인처럼 버티고 서서 '어디 한 번 해봐!' 하고 비웃고 있지 않은가? 언론은 정치혐오를 조장하고 있고, 민간인 불법사찰 정국을 덮기 위해 온갖 악랄한 수를 쓰고 있다. 김용민 후보의 오래전 발언이 우리를 경악하게 했다. 그건 결코 옳지 않았다.

그러나 이명박근혜가 지난 4년간 저질러왔던 일과 비교해서 그 죄와 책임의 경중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정작 사람들에게 고통과 희생을 강요했던 것은 누구일까? 김용민 후보가 자기들 이불인가? 그걸 덮고 몸을 감추게?

우리가 손을 잡고 연대하여 단단한 쇠 공을 정확히 던지지 않으면, 우리는 다시 난쟁이로 살아가야 한다. 그 난쟁이 아버지는 어느 날 굴뚝 아래 떨어져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이게 우리의, 대물려 겪어야 하는 운명일 수는 없다.

난쟁이 아버지의 큰아들은 공책에 이런 글을 써놓는다.

"폭력이란 무엇인가? 총탄이나 경찰 곤봉이나 주먹만이 폭력이 아니다. 우리의 도시 한 귀퉁이에서 젖먹이 아이들이 굶주리는 것을 내버려 두는 것도 폭력이다.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이 없는 나라는 재난의 나라다. 햄릿을 읽고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교육받은) 사람들이 이웃집에서 받고 있는 인간적 절망에 대해 눈물짓는 능력은 마비당하고, 또 상실당한 것은 아닐까?"

강남 3구의 투표, 이제는 바꿔야 할 때

가장 확실한 계급투표를 한다는 강남 3구가 지금껏 보여주었던 것은 바로 이 폭력에 대한 찬동과 지원이 아니었을까? 이런 비극적인 현실을 거론하는 순간, 고개를 돌리고 자신을 위해 움직여준다고 믿는 권력에게 표를 던져 더더욱 폭력을 조장하도록 만들어왔던 것은 아닐까?

만일 이런 식으로 계속 간다면, 강남 3구로 상징되는 이 나라의 부를 독점하고 누리는 이들은 결국 섬이 되고 말 것이다. 스스로 성채를 쌓다가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어린 시절 동화에 나온 그 거인의 쓸쓸한 집처럼 말이다. 또는 비난의 표적이 되고 말 것이다.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자본의 독점체제를 방어하는 일에 진력하는 권력을 지키는 세력이라고.

젊은이들이여, 손에 손잡고 "난쏘공" 하나씩!

젊은이들이 손에 손을 잡고, "난쏘공" 하나씩 들고 4월 11일 투표장에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름만 그럴싸했던 낙원구 행복동에 살았던 그 난쟁이 가족들은 이리저리 찢기고 갈라지고 짓밟혔다. 함께 해줄 이들이 없던 시대의 난쟁이들의 고통스러운 비극의 기록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철거하려는 자들을 뽑아선 안 된다. 이제는 우리가 철거할 차례다. 저들이 언제나 우리에게 으스대며 내밀었던 그 철거 계고장. 이번엔, 그게 뭔지 우리가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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