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과거사 진상 규명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과거사 진상 규명을 지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 62.1% "사회 발전 위해서라도 진실은 밝혀져야" **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성인남녀 7백명에게 노무현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밝힌 과거사 문제 진상규명 관한 입장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62.1%가 '우리사회의 통합과 발전을 위해서라도 역사적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답해 '결국 그동안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으로 무의미한 일'이라는 응답 (34.9%)보다 많았다.
지지정당별로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지지층에서 '밝혀져야'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반면, 한나라당 지지층은 '무의미한 일'이라는 응답이 높게 나왔다. 연령별로는 20~40대까지의 연령에서 '밝혀져야 한다'고 응답이 많았으나 50대 이상 연령층은 '무의미한 일'이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호감가는 나라는 '미-일-중'순 **
'호감을 갖고 있는 나라'를 묻는 질문에는 '미국'을 꼽은 응답자가 31.4%로 가장 많았고, 일본 25.0%, 중국 24.9%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 선호도가 일본보다도 밀려난 것으로 이번이 처음으로, 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파동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KSOI 한귀영 연구실장은 이와 관련, "이는 작년 6월 KSOI-TNS 조사에서는 미국 52.4%, 중국 22.5%, 일본 8.9% 였는데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급감한 반면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높아진 것이 눈에 띈다"고 밝혔다.
한 실장은 "이라크전이나 고 김선일씨 피살사건으로 미국에 등을 돌린 여론이 고구려사 왜곡 문제가 터지자 중국을 선호하지도 못하고 별다른 변수가 없었던 일본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며 "고구려사 왜곡 문제가 없었으면 일본과 중국에 대한 선호도가 동반상승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실장은 이어 "중국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데 비해 '향후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동맹이 가장 필요한 나라'를 묻는 질문에 '중국' 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 흥미롭다"며 "고구려사 왜곡 문제로 중국에 대한 비판여론도 상승했지만 중국의 대국주의가 가시화되고 있으니 발전적 관계를 형성하자는 요구도 높아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향후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동맹이 가장 필요한 나라'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3.7%가 '중국'이라고 응답했고, 41.8%가 '미국', 8.9%가 '일본' 순으로 답해 '대중관계'에 대한 높아진 인식을 반영했다.
***열린우리당 지지 32.9%로 1위 탈환 **
이밖에도 정당지지도는 열린우리당 32.9%, 한나라당 27.0%, 민주노동당 13.4%, 기타 3.9%로 나타나 지난 7월27일 조사 당시 2위로 밀렸던 열린우리당이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지지도는 '잘하고 있다'란 응답이 30.2%, '잘 못하고 있다'란 응답이 59.1%로 7월 조사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KSOI가 TNS에 의뢰해 전국의 성인남녀 7백명을 대상으로 지난 17일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3.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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