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2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과오를 사과한 데 대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앞으로의 행보가 사과의 진정성을 담보할 것"이라며 자못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즉각 김갑수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오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해 유신시절 아버지가 저지른 과오에 대해 사과한 것은 참으로 잘 한 일"이라며 일단 환영을 표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말로만 하는 사과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진정한 참회를 위해 박근혜 대표가 아버지와 함께 또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부당한 자산들을 모두 내놓는 실천을 해야만 한다"며 '정수장학회' 문제를 언급하고 "그래야만 오늘의 사과가 그 진정성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당은 "세상의 모든 반성과 참회는 계산하고 하는 것이 아니다. 정략적이면 더더욱 안 된다"며 박 대표 사과의 진정성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도 "정체성 논란을 벌이며 유신시대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던 박 대표가 과연 진정성을 갖고 사과한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이에 가세했다.
전 의원은 "박 대표는 불과 며칠전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온 모든 사람들에게 정체성을 묻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문제제기를 했던 분 아니냐"고 반문하고, "지금 현 상태로는 '서진정책'이라는 전술적인 차원에서 정치적 레토릭을 구사하는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사과의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민주당 역시 장전형 대변인 이름으로 논평을 내 "박대표의 사과를 일단은 전향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박대표가 과거 유신시절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사과하려면 국민과 역사 앞에 떳떳하게 사과해야 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그래야만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헌신한 분들에게 진정한 속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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