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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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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58>

석유파동, 또 다시 재현되는가?

묘하게도 제1차 석유 파동이 일어난 지 30년이 지난 오늘의 시점에서 다시 석유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그리고 이 또한 우연한 일이 아니기에 오늘의 주제로 삼아보았다.

최근 중동 지역의 송유관에 대한 테러가 있었다거나 또는 있을 것이라는 정보만 흘러나와도 그 즉시 석유 가격이 히스테리를 부린다. 얼마 전, 증권 방송에서 그것은 지나친 과민 반응이며 유가 선물에 대한 국제 투기자본들의 농간 때문이라는 모 해설자의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런 정보나 뉴스는 석유 시장을 뒤흔들놓을 만한 나름의 근거가 있다.

지난 1973년 계축(癸丑)년의 제1차 석유 파동 역시 처음에 이런 식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 해 봄, 3월에 아라비아 반도를 관통하는 송유관 터미널에서 무장괴한이 난동을 부려 저장탱크 한 대가 파괴되고 여러 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일종의 징조였는데, 이를 시작으로 일련의 일들이 발생하면서 그 해 겨울 석유 파동이 시작되었기에 최근의 송유관 테러 정보나 루머는 아무리 미미한 것이라도 석유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제1차 석유파동의 본격 발발은 그해 가을, 이집트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전쟁, 이른바 10월전쟁(또는 욤키푸르전쟁)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나서자 중동 산유국들이 이에 대한 항의 조치로서 석유 금수를 들고 나선 것이 바로 첫 번째 오일 쇼크였다.

공교롭게도 당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에 휘말려있었기에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외교적 기회들을 놓치고 있었다.

그리고 석유 파동이 일어나게 된 근본 배경은 1973년이 되자 이미 전 세계는 석유 공급에 있어 아랍권,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협조 없이는 원활할 수 없게 되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이는 당초 미국이 예상했던 1985년보다 무려 12년이 빠른 시점이었다.

세계 석유 공급에서 사우디가 차지하는 비중은 1960년의 13%에서 1973년에는 21%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한층 강력한 힘을 쥐게 되었던 것이다. 사우디의 파이잘 국왕은 친미 노선을 걷고 있었지만, 여타 아랍권내의 강경파들로부터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었던 터라, 결국 전쟁 발발 후 미국이 25억 달러에 달하는 이스라엘 군사원조를 단행하자 결국 석유를 정치무기화시켯던 것이다.

그로부터 6년후인 1979년 기미(己未)년에 이르러 제2차 석유 파동이 발발하게 된다. 이번에는 발단이 이란 혁명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구실일 뿐, 전 세계 석유 공급국들과 정유 회사, 시장과 소비자들이 공동으로 과잉대응한 것이 원인이었다.

석유 공급국들은 그들이 지닌 석유의 위력을 알고 있었고, 정유사들은 비상시에 대비해서 석유 재고량을 급격히 늘리려고 했다. 그리고 소비자들 역시 나름대로 석유 사재기에 열심이었고 그 결과 엄청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것이다.

그리고 엎친 데 덮친다고, 제2차 석유 파동이 닥침과 동시에 미국에서는 쓰리마일 아일랜드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고가 나면서 대체 에너지원인 핵 발전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었고, 이로서 현대 산업 사회의 앞날에는 먹장구름이 잔뜩 드리운 느낌이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첫 번째 쇼크가 있었던 계축(癸丑)년과 두 번째인 기미(己未)년이 6년간이니 충(衝)운이라는 점이다. 즉, 이 두 사건은 일련의 연속된 일이며, 결국 그 원인과 현상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973년과 1979년의 두 번에 걸친 석유 파동을 통해, 우리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지만, 아마도 당시 가장 큰 위기감을 느꼈던 나라는 일본이었던 것 같다. 일본은 2차 대전후 고도의 번영을 구가하고 있었지만, 석유 파동을 통해 그들의 번영이 얼마나 사상누각인가를 뼈에 사무치게 인지하게 되었던 것이다.

석유 파동 이후, 일본은 석유 수급 문제에 국가적 노력을 경주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종합상사들은 석유가 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뇌물이든 향응이든 가리지 않고 제공하여 비상시에 우선적 공급 약속을 받아내는 데 진력했다.

석유 파동은 1985, 을축(乙丑)년이 되자 수그러들었고 석유가격도 눈에 띄게 안정되어갔다. 이는 앞서의 제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기미(己未)년과 충이 되는 기운이 들어오면서 그간의 흐름에 반전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사실상 그로서 석유 문제는 세인들의 머리 속에서 서서히 사라져갔다.

유가는 인플레를 감안하면 사실상 첫 번째 파동이 있기 전의 저렴한 가격으로 다시 인하되어 버렸으며, 저유가 시대가 도래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기 시작했다.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문제는 끝난 것이 아니었고,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중동의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석유 문제는 지난 30년간 문제점이 하나도 개선되지 않았음을 상기시키면서 우리 앞에 등장했다.

첫 번째 석유 파동이 지난 1973, 계축(癸丑)년인 바, 작년 계미(癸未)의 해가 되자 정확하게 30년만에 또 다시 석유는 오늘날의 산업 사회가 지닌 문제가 무엇인가를 재차 물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바로 육십 갑자(甲子), 60년의 절반 지점인 30년만에 만나게 되는 충(衝)운에 우리가 들어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에 와서 또 다시 부각되고 있는 석유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음양오행을 통해 내다보기로 하자.

결론부터 말하면 저번과 같은 석유 파동 정도의 충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1차 파동과 2차 파동은 계축(癸丑), 기미(己未)였는데 전자는 수(水)의 기운이 너무 강할 때였고, 후자는 토(土)의 기운이 너무 강했기에 충격 역시 지나치게 극적인 면이 부각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은 계미(癸未)년이니 수의 기운이 너무 강한 것도 아니고, 또 다시 문제가 불거질 2009년 기축(己丑)년 역시 토의 기운이 그리 강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전 세계에 미칠 충격은 저번보다 적으리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쇼크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석유공급 불안으로 인해 생겨날 폐해의 지속성이라는 문제에서는 저번보다 더 악성일 수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번의 경우, 작년 계미(癸未)년에 생겨난 석유 공급의 불안정은 앞으로 해소되지도 않고 동시에 쇼크로 연결될 만큼의 파괴력도 없으면서 진행되는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라는 얘기이다.

전체 진행과정은 작년 2003년부터 시작해서 2015, 을미(乙未)년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일들이 되겠지만, 한 가지 분명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이제 더 이상의 저유가는 없을 것이라는 점이며, 단기적으로 배럴당 백 달러까지 급등하는 시기도 분명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의 경우, 국민 한 사람당 하루 석유 소비량은 대략 8리터이다. 1.5리터짜리 페트병으로 하루에 다섯 개 남짓 소비하는 셈이다. 4인 가족이라면 페트병으로 21개 정도가 있어야 하루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실로 많은 양이 아닐 수 없다.

4인 가족의 경우, 하루에 사다 먹는 생수가 2-3개에 지나지 않을진대, 석유는 하루에 21병이나 있어야 하니 실로 엄청난 소비량이라 하겠다.

최근 석유 값이 급등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리 비싼 것은 아니다. 생수 1.5리터짜리가 대략 천 원 정도라 치면, 석유를 같은 양으로 계산하면 최근 급등한 배럴당 44 달러 기준으로 따져도 530원에 불과하다. 그러니 석유는 물보다도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문제는 소비량이 엄청나다는 점인 것이다.

석유는 물론 에너지원으로서의 중요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나오는 나프타는 오늘날 석유화학공업이 돌아가기 위한 식량이나 마찬가지이다. 주변을 돌아보라, 석유 화학 제품은 우리 주위에 천지로 널려있고 깔려있다.

오늘날에 이르러 1회용품이라는 개념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모두 석유 화학 공업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람들은 그 바람에 물건을 아껴야 한다는 인식을 상실해버렸고, 산업 쓰레기는 지천으로 널려서 환경을 좀 먹고 있다.

물건이 한번 쓰고 버리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사람 역시 1회용이라는 물신 풍조마저 유행하기 시작했다. 사람과 사람간의 만남 역시 인스턴트로 시작되어 1회용으로 끝나는 이상하고도 해괴한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인간이 마치 페트병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석유는 인류에게 두 가지 문제점을 던져주었다. 그리고 우리처럼 석유가 나지 않는 나라에게는 한 가지 문제점을 더 얹어주었다.

첫째는 장차 석유를 대신할 대안 에너지원이 무엇이냐는 문제이고, 그 다음은 석유화학 공업이 가져다 준 엄청난 소비와 그로 인한 환경재해, 나아가서 사람마저 1회용처럼 느껴지는 인간소외의 만연을 장차 어떻게 치유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아울러 우리처럼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의 경우, 장차 그 수급 문제에 어떤 식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냐 하는 문제가 있다. 소비량은 엄청난데, 대응은 너무 안일하다 싶으니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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