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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새로운 골칫거리,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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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새로운 골칫거리, '테러'

우수근의 아시아워치 <7>

국제사회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늘어가고 있다. 중국언론 보도에 의하면 지난 7월 31일 새벽에 이슬라마바드(파키스탄 수도) 시내에 있는 한 중국인 클럽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중국인 3명을 비롯해 10명 정도가 부상당했다.

이제까지 국제사회에서의 주요 테러대상은 주로 미국ㆍ미국인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ㆍ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어 중국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런데 대미 테러와 대중 테러는 테러라는 측면에서는 동일하지만 테러지역과 테러주체 및 그 테러의 명분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 같아 흥미롭다.

먼저 주된 테러발생 지역. 사실 크게 보도되지 않아서 그렇지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는 단속적이나마 꾸준히 있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4월부터 한 달에 한번 꼴로 발생했다. 4월 12일에는 이라크에 파견 근무중이던 중국인 근로자 7명이 피랍되기도 하였고(이튿날 석방), 5월 3일에는 중국인 근로자를 태운 버스가 파키스탄의 카라치 부근에서 차량 폭탄테러를 당해 그 중 3명이 사망하는 비운을 겪기도 하였다. 또 7월 27일에는 아프가니스탄 주재 중국 대사관 정문쪽으로 로켓포가 발사돼 대사관 외벽이 일부 손상되는 피해를 보았다. 이상과 같이 전세계의 미국ㆍ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미테러와는 달리 중국`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중테러는 주로 이라크,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 등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둘째, 테러주체와 테러의 명분이 다른 것 같다는 점이다. 전세계 각지에서 자행되는 미국의 전횡으로 인한 전세계 각지 민중의 대응이라할 수 있는 대미 테러와는 달리 대중 테러는 중국내 분리ㆍ독립운동이라는 중국의 국내문제와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중국은 56개의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는 복잡한 국가이다. 또한 중국은 총 약 2만여 Km에 달하는 국경에 북한, 러시아, 몽고, 카자흐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키르키즈스탄, 부탄, 네팔, 시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와 인도 등 14개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은 1949년의 신중국 건설 이후만 해도 베트남, 인도, 구 소련 등과 국경분쟁을 겪었다. 소수민족의 분리ㆍ독립운동, 주변국과의 국경분쟁 등 미국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문제들로 항상 긴장하며 애태우지 않으면 안되는 상태이다.

현재 전개되는 해외 파견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는 바로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읽혀질 수 있다. 아직까지 이들‘꽁뿌펀즈(恐怖分子, 테러리스트에 해당하는 중국어)’를 체포한 적이 없어 그 이유를 단언할 수 없지만 중국 지식인 사이에서는 중국 국내의 분리ㆍ독립운동과 관련한 테러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번 이슬라마바드 폭발사건만 해도 “가스 누출에 의한 단순 폭발사고 <양즈완빠오(揚子晩報)>”라는 보도와 달리 <환찌요스빠오(環球時報,Global Times)>는“폭발사고 직전까지 며칠동안 중국 신장자치구 신분증을 지닌 수상한 남자가 (이 중국인클럽을) 자주 들락날락 거렸다”고 보도하는 등 신장자치구와의 연관을 암시하고 있다.

중국에는 현재 대만을 포함, 분리ㆍ독립을 추구하는 4개의 자치구 등이 있는데 과거에 발생한 테러의 대부분이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분리와 독립을 요구하는 동 투르크스탄 분리주의자들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실 카자흐스탄이나 키르키즈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국경을 접한 변경지역 ‘중국인’들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중국인들이 아니다. 그들은 코가 우리들보다 훨씬 오똑하며 눈동자도 우리처럼 까맣지 않다. 오히려 이라크나 카자흐스탄 사람들과 같은 외모로 이슬람교도를 주로 신봉하며 그들만의 고유어가 따로 있다. 이렇게 인종적으로도 판이하게 다른 그들이 중국인이라는 것이 당황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하튼 이들은 한민족이나 남북으로 분단된 현재의 우리처럼 원래는 중앙아시아 각국 사람들과 같은 민족으로 동일한 나라에서 함께 생활해 온 사람들인데 국제역학 관계상 일부 혹은 전부가 중국으로 편입되는 등의‘분단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그 이후 우리가 통일을 추구하듯 그들도 줄곧 다시 하나로 합쳐지기 위한 분리ㆍ독립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당국이 대만문제와 관련,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바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즉 중국이 만약 대만독립을 허용하면 이들 지역에서의 분리ㆍ독립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것이고 이는 곧 중국의 사활과 직결되므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못하더라도 중국은 대만독립을 좌시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 해외주재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끊이질 않자 외교부내에 대(對)테러국을 신설하는 등 해외테러 방지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국내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테러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바로 이처럼 14개 국가와의 국경문제나 소수민족의 분리ㆍ독립운동 등으로 인해 중국이 미국과 같은 전세계적인 패권국가는 될 수 없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국경수비와 국경분쟁을 대비한 군사력 보유및 분리ㆍ독립을 무마하거나 분쇄하기 위해 필요한 ‘당근과 채찍’용 비용이 매년 엄청나게 소요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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