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서울시교육감에 당선된 공정택 현 서울시교육위원이 초·중등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평어(수우미양가) 제도를 다시 부활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 전망이다.
***“평준화 유지하되 경쟁체제는 도입”**
민선 4기 서울시교육감으로 선출된 공정택 당선자는 지난 28일 저녁 당선이 확정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종일관 “학생들의 학력증진에 온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공 당선자는 먼저, 평준화 문제와 관련해 “평준화는 유지에 근간을 두고 이를 보완하는데 주력 하겠다”며 이에 대한 방안으로 △초등학교 일제고사·평어제도 부활 △특수목적고, 특성화고, 자율학교, 대안학교 등의 설립으로 학생·학부모들의 선택권 확대 △자립형 사립고 1∼2개 설립 추진 등을 제시했다.
공 당선자는 또,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전체 학교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를 진로·진학 지도에 충분히 활용토록 하겠다”며 “교원평가를 우선 실시하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실시하는 평가는 좀더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공 당선자는 “다만 교원평가는 교사뿐만 아니라 교장, 교감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결과 공개 여부는 좀 더 검토한 뒤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공 당선자는 ‘0교시’ 폐지와 관련해서도 “학력 증진을 위해 강제적인 ‘0교시’ 폐지는 옳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 문제는 교장을 중심으로 한 학교운영위원회가 충분히 검토해 결정할 문제이고, 다만 학생의 건강을 해칠 정도라면 장학지도를 통해 제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사립교육의 상호 보완 △사립학교의 자율권 확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공 당선자는 “학교 교육에 중심을 두되 사교육도 학교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만큼 학원과 학교의 보완관계를 유지·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사립학교 또한 건학 이념에 맞게 자율성을 줘야 하며, 이를 위해 현재 교육청의 사학지원은 그대로 유지하되 공립과 사립을 비교해 만약 부족하게 지원된 부분이 있다면 보완해 지원할 것”이라고
***교육계 “이뤄놓은 개혁마저 거꾸로 돌리려 하나” 반발**
공 당선자의 이러한 발언은 교육계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한 서울시교육위원은 “공 당선자의 이같은 구상은 입시에 치우친 우리 교육을 치유하기 위해 도입했던 제도들을 모두 10여전 이전 상황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이라며 “자녀들의 학력을 증진시켜주겠다는 인기영합적인 발언으로 민선 교육감에 당선 될 수는 있었지만 교육철학의 빈곤만은 아직까지 그대로 노정된 듯 하다”고 비난했다.
송지희 범국민교육연대 정책실장은 “이는 그나마 이뤄 놓은 교육개혁의 과제들을 송두리째 거꾸로 돌리겠다는 말이어서 어느 것 하나 동의할 수 없다”며 “학부모들은 새 교육감의 이같은 학력중심적 사고가 학교 안에서 우리 아이들을 더욱 숨 막히게 한다는 사실을 바로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 당선자, 중등교육국장·사립산업대 총장회장 등 역임**
이에 앞서 공 당선자는 지난 28일 서울시내 초·중·고 학교운영위원 1만 2천 1백42명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한 민선 4기 서울시교육감 결선 투표에서 전체 유효 투표수 1만 7백56표 가운데 6천 2백24표(56%)를 얻어 4천 5백13표(42%)를 얻은 박명기 후보를 제치고 교육감에 당선됐다. 공 당선자는 오는 8월 26일 취임식을 갖고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공 당선자는 1934년생으로 서울대 상과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중·고등학교 교장, 강동교육청 교육장, 시교육청 중등교육국장, 남서울대 총장, 전국사립산업대 총장회 회장, 4대 시교육위원 등을 역임했다.
공 당선자는 앞서 8명의 후보가 출마한 지난 26일 1차 투표에서 모두 2천 5백18표를 득표, 박명기(2천 6백43표)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나 두 후보 모두 과반수 득표에 실패해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한 차례 중임이 가능한 시교육감은 교원 인사권 등 서울시 교육·학예에 관한 전권을 가지며, 연간 4조 4천여억원의 예산을 편성·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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