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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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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57>

문화를 사고파는 젊은이

알고 지낸 지 제법 오래된 괴짜 인생후배가 있다. 문화사업을 하는 젊은이인데, 갑자기 덜렁 찾아와서는 책 한권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서는 겸연쩍은 듯이 씩-하고 웃어보였다.

제목을 보니 ‘1%의 가능성에 베팅하라’였다.

웬 책? 하고 물어보니 이번에 자신의 얘기를 담은 책을 한 권 냈다는 것이었다.

출판사를 보니 그 또한 익히 알던 ‘새빛’ 출판사였다. 출판사의 사장과 괴짜 후배, 모두 필자가 잘 알고 있는 사회 후배들이었고, 책은 친구인 출판사 사장의 기획이었다.

잘 하면 망하겠네! 하고 필자는 농을 하면서 자네를 내 글감으로 하면 어떨까 하고 물었더니 뜻밖으로 순순히 수락하는 것이었다. 필자는 이 칼럼을 통해 명리학과 관련하여 소개할 만한 재미난 인생들을 많이 알고 있지만,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가 있기에 늘 속으로 아까워하던 차 순순히 수락하는 바람에 이 괴짜후배의 얘기를 소개하게 되었다.

필자가 최웅수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의 얘기를 소개하는 이유는 알고지내는 젊은이가 책을 냈으니 홍보를 좀 해 주자는 차원은 결코 아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다소 암울한 느낌이 있다. 경제가 너무 어려운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못해 때로는 암담하다는 느낌도 들곤 하는데, 이 괴짜 친구의 이야기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에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괴짜후배의 이름은 최웅수, 생년월일시는 1966년 3월 8일, 정오 무렵이니 사주는 다음과 같다.

연 병오(丙午)
월 신묘(辛卯)
일 병인(丙寅)
시 갑오(甲午)

의류업체 이랜드에 다니다가 끓는 피를 참지 못하고 사업의 길로 들어섰다. 영업, 나아가서 이벤트를 통해 고객을 끌어 모으는 데는 나름의 자신감이 있었기에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몇 년 전 처음 찾아왔을 때, 필자는 이렇게 말해주었다. “자네는 돈을 많이 벌 팔자는 아니네, 하지만 문화 방면이나 이벤트 쪽으로 일을 한다면 대성할 수도 있어 보인다네.”

사주를 살펴보면 병화(丙火)가 봄에 출생했고, 기본적으로 나무와 불로 이루어진 구조이다. 재물에 해당되는 월간의 신금(辛金)이 결코 강할 수 없다. 정신이 충만하고 의욕적인 성격이지만 금전적인 욕망이 큰 운명은 아니기에 앞서와 같이 말해주었던 것이다.

그 후, 필자는 최웅수 사장의 행적을 지켜보게 되었는데, 이는 필자의 노력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최 사장의 성격 때문이었다. 최 사장은 한 번 맺은 관계를 잃어버리지 않는 성격이었던 것이다. 잊을 만하면 다시 찾아와서 그간의 행적을 얘기하거나 자신의 운세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바람에 관계가 이어진 것이다.

사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최 사장은 사람을 대단히 좋아한다. 사주 내에 자신과 같은 기운이-이 경우는 화(火)-많은 이는 사회성이 뛰어나고 의리를 중시하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 일간(日干)이 불이라 문화 사업과 깊은 연관이 있다. 그가 처음 의류업체에서 일했던 것도 의류업체는 기본적으로 패션 사업인데, 패션이란 오행 상으로 불이기 때문이다.

생긴 모습은 체구가 크고 약간 곰돌이같이 귀여운 면모도 있어 ‘최웅수’의 가운데 ‘웅’자가 곰 웅(熊)이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다. 하지만 눈빛을 보면 대단히 강해서 정열을 내뿜고 있다. 처음 대면해도 제법 믿음이 가는 얼굴이다. 한눈에 보아 간(肝) 기능이 건실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큐앤에스’, 다시 말해 ‘문제와 해법’이라는 어휘를 합친 이름의 기업체를 지닌 최웅수 사장의 사업은 제법 다양해서 복잡해보이기까지 하지만,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문화 유통 사업이다. 필자가 이 후배의 일에 관심이 많은 이유도 사업 자체가 문화를 사고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갑목(甲木)의 나라이기 때문에 저절로 목생화(木生火)하여 불을 내뿜게 되어있어, 언젠가 전 세계의 문화 시장을 석권할 날이 올 것이라고 필자는 믿고 있다. 문화 상품에는 영화는 물론이고, 패션, 엔터테인먼트 등이 포함된다.

사업을 시작한 해가 1997년 정축(丁丑)년인데, 병화(丙火) 일간이 이 해에 사업을 시작했으니 용기를 낸 것이고, 주변에 동지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동지란 바로 같은 직장의 여직원이었다.

겨우 한달 봉급을 자본금으로 시작했다고 하니, 사실상 무작정 상경과도 같았다. 사업 내용은 회비를 받고 회원들을 모아서 각종 대행 서비스를 하는 것이었다. 이제는 직원도 수십 명이 되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하였는데, 재미난 점은 회사의 사훈이‘즉시 하자’라는 것이다.

그동안 지켜보면서 필자가 느낀 점은 최웅수 사장은 하고픈 사업이나 아이템이 있으면 마침내 실행에 옮긴다는 점,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하지 않기 위해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대개의 경우, 아이디어 차원에서는 신선해보여도 현실에 옮겨보면 갖은 장애를 만나기 마련인데 최 사장의 진가는 그 장애를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타개해나가는 의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간이 불이니 성미도 급한 편이라 하고픈 행동을 참지 못하는 충동성도 있지만, 그에 못하지 않게 저지른 일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이 오늘날의 그를 만든 것이다.

또 하나 그의 장점을 보면 이벤트를 만들어내는 감각이 발군이라는 점이다. 이는 일간이 불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 불을 지피는 일이 바로 이벤트인데, 그 방면에 관한 한 타고난 감각과 함께 끊임없이 이런 저런 요소들을 조합해내어 기발한 이벤트를 구상해낸다.

그런 장기를 살려 그는 고객사들의 마케팅을 위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자신의 사업도 끊임없이 이벤트를 통해 활성화해간다. 역시 불 중의 불인 병화(丙火)인 것이다.

병화(丙火)를 일간(日干)으로 하는 사람은 기세가 강하다. 힘들어도 어렵다는 얘기를 좀처럼 입 밖으로 내지 않는다. 그래서 ‘적천수’라는 명리학 전문 서적에는 병화는 양(陽)중의 양(陽)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필자는 알고 지내는 많은 사람들의 사주를 거의 다 외우고 있는데, 그 역시 일간이 병화(丙火)인 사람들은 엄살이 없다. 그런 사람들이 힘들다는 얘기를 하면 그것은 엄살이 아니다. 오죽하면 이 양반이 어렵다는 얘기를 할 까 싶어 진심으로 걱정을 함께 하고 위로를 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보통 때에는 늘 하는 일이 잘 되고 있다고 큰 소리를 치는데, 그것은 뻥을 치는 것이 아니라 늘 희망을 안고 살기에 잘 될 것으로 희망한다는 얘기로 받아들이면 정확하다.

최 사장의 책 제목은 다시 말하지만, “1%의 가능성에 베팅하라”인데, 사실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가 겨우 1%의 희미한 가능성에 승부를 걸겠는가? 하지만, 필자는 그 말의 뜻을 이렇게 해석하고 있다.

아무리 어려워도 1%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한,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 희망을 저버리지 말라는 뜻으로 말이다. 실패를 해도 1%의 또 다른 가능성은 언제나 남아있는 법이기에.

최근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젊은이들의 의기마저 소침해져서는 안 될 것이라 싶었는데, 마침 최웅수 사장의 얘기가 좋은 귀감이 된다 싶어 소개해 보았다.

필자가 그의 사주로 판단하건대, 최웅수 사장이 재벌이 될 사람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문화 유통상으로서 우리의 문화 상품을 키우고 발전시키는 데 있어 분명 나름의 몫을 가진 사람이라고 본다. 부디 앞으로도 승승장구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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