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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문인회장 “시아·수니 모두 반한 감정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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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문인회장 “시아·수니 모두 반한 감정 고조”

방한 기자회견서 밝혀, 김선일씨 추모시 발표하기도

한국군이 이라크에 추가파병을 강행할 경우 시아·수니파를 막론하고 공격의 대상이 될 정도로 반한 감정이 고조돼 있다는 주장이 이라크 문인회장에 의해 제기됐다.

***묵타르 회장 "우리는 고통 받는 형제"**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 초청으로 '제1회 아시아청년작가 워크숍' 참석차 방한한 하미드 알 묵타르 이라크 문인협회장은 지난 28일 오후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선일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지은 자신의 시를 발표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묵타르 회장은 "이라크 국민들은 미국 주도의 파병을 원치 않고 있다"며 한국군의 추가파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국군이 추가파병을 하면 수니파든 시아파든 어떤 쪽에서든 공격을 받을 정도로 반한 감정이 고조돼 있는 상태"라며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미국 주도의 과도정부가 아닌 합법적인 정부가 수립된 이후 재건 요청에 따라 이라크에 들어오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묵타르 회장은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반정부 작가로 활동하다가 체포돼 8년형을 선고 받고 3년 6개월 동안 옥고를 치른 바 있으며, 오는 30일 광주에서 열리는 '아시아 청년작가 워크숍'과 '아시아 문학 연대의 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7일 방한했다.

다음은 묵타르 회장이 지은 김선일씨 추모 시 전문이다.

***<고 김선일에게 보내는 편지>**

김선일 형제여!
우리는 홀로 독재의 살육장에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불을 뿜는 총구와 조화가 넘쳐나는 그곳에서
나의 글이 당신을 살해한 자에게 경고가 되길 바랍니다.

나의 지난 밤은 독재에 대한 공포였습니다.

독재는 칼로서 우리를 살육했습니다.

우리의 땅은 공동묘지로 넘쳐나고
감옥과 피난처는 우리의 울부짖음으로 가득할 정도로.

수감자들이여! 우리는 감옥 안에서 숨을 거둘 것입니다.

우리는 생명의 열매를 맛보기보다 죽음의 열매를 더 많이 맛보았습니다.

하늘은 어머니와 고아들의 눈물로 가득찼습니다.

처마는 성난 비로 흠뻑 젖었습니다.

독재는 이제 쥐구멍으로 숨어들었습니다.

독재의 그늘이 걷히고, 권좌에서 물러났습니다.

우리는 속박의 끈을 끊고 자유를 갈망했습니다.

우리는 자유의 길을 막다른 길까지 따라갔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늑대의 꼬리, 바트당의 무리들이 생존했습니다.

그들은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한 테러분자입니다.

그들은 경계를 넘어 우리의 순수한 영혼과 몸과 우리의 자동차를 파괴하였습니다.

그들은 자궁 속에서 태아를 살해했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살해했고,
사원에서 셰이크들을,
집에서 숙녀들을 살해했습니다.

그들이 당신 선일 씨를 죽였을 때,
당신의 피는 우리 이라크 국민의 머리를 따라 흘렀으며
그래서 우리의 외침과 뒤섞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당신의 어머니는 자식을 잃어 흐느끼는 우리의 어머니와 같습니다.

오늘, 우리의 어머니는 당신 때문에 울고 있습니다.

마치 당신이 그들의 자식인 양
우리의 아이들도 당신 때문에 울고 있습니다.

마치 당신이 그들의 아버지인 양
나 또한 당신 때문에 울고 있습니다.

당신은 이제 나의 형제가 되었기 때문이죠.

피로써, 고통으로써 그런 죽음으로써.

<장세훈 명지대 아랍어과 교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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