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7막7장>의 저자이자 30대의 나이에 중앙 경제지의 대표이사가 돼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홍정욱 헤럴드미디어 사장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헤럴드미디어지부, 쟁의 찬반투표 압도적 가결**
전국언론노동조합 헤럴드미디어지부(위원장 이정환)는 25일 저녁, 지난 24일과 25일 이틀 동안 파업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조합원 1백47명 가운데 1백19명(81%)이 참석, 이 가운데 98명(82.4%)이 찬성해 파업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파업에 반대한 조합원은 21명(17.6%)에 불과했다.
헤럴드미디어지부는 파업이 가결됨에 따라 오는 28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회현동 헤럴드미디어 본사 앞에서 홍정욱 사장 규탄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족벌사주 퇴진 투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헤럴드미디어지부는 이에 앞서 지난 18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나 회사측이 전체 공지 등 절차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와 1주일만에 다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당시 투표에서는 1백23명의 조합원이 투표에 참가해 이 가운데 90명이 찬성의 입장을 보였다.
이정환 지부위원장은 “회사측은 여러 꼬투리로 파업 투표를 무산시키려 했으나 결과에서 보듯이 2차 투표는 1차 때 보다 참여자 수도 늘어나고 찬성률도 높아지는 등 오히려 역효과 가 나고 말았다”며 “일단 어려운 회사 사정 등을 고려해 전면 파업은 잠시 유보하는 대신 다양한 형태의 단체행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헤럴드미디어지부는 빠르면 다음 주 초 홍정욱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다시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홍 사장, 지부위원장 등 2명 해고 ‘악수’**
헤럴드미디어 노사가 이처럼 극한 대립으로 치닫게 된 데에는 홍 사장이 이정환 지부위원장과 김진수 부위원장 등 2명의 노조 핵심간부들을 의원면직시킨 것이 화근이 됐다.
회사측은 헤럴드미디어지부가 홍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발했던 것과 관련해 검찰의 무혐의 판정이 나오자 지난 21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전·현직 노조간부 9명을 징계했다. 당시 홍 사장은 징계위가 상신한 의원면직 2명, 직위해제 1명, 정직 3명, 감봉 2명 등에 대해 이틀 동안 숙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결국 23일 현직 노조간부 2명을 사실상 해고하고 나머지 7명에 대해서는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회사측은 “이같은 조치는 징계 범위를 최소화함으로써 상생과 화합의 기틀을 마련하고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사태가 대내외적으로 확산될 경우 검찰 항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파업·쟁의 등의 과정에서 불법적인 행위를 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정상참작의 여지없이 엄중한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같은 회사측의 방침은 오히려 구성원들을 자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 관계자는 “사태의 원인이 홍 사장의 회사인수 과정과 전근대적인 족벌경영에 있음에도 이를 지적한 노조 핵심간부들을 해고한 것은 사실상 이번 기회에 비판세력을 제거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며 “때문에 구성원들은 회사측의 투표 불참 종용이 있었음에도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