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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까치외교'를 해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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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까치외교'를 해라 <상>

우수근의 아시아워치 <3>

“’和平’不敵’有事’”

중국 CCTV 국제 채널의 간판 시사분석 프로그램인 “今日關注(해석:Today’s focus)”가 며칠 전 일본 참의원에서 유사법안이 통과된 직후 내보낸 방송의 타이틀이다. 의역하자면 “평화(헌법)은 유사(법제)에 맞설수 없다”, 즉 일본의 평화헌법은 이제 통과된 유사법제 앞에 무력화되게 되었다는 것. 그런데 프로그램 사회자의 걱정스런 질문에 게스트로 출현한 중국사회과학원 소속 2명의 전문가는 아주 차분한 태도로 면밀하게 일본의 동향을 분석해 주었다. 마치 일본의 움직임을 “손바닥 안의 손오공”바라보는 듯 파악, 언제라도 다각적인 대응이 가능하게끔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는 듯했으니 중국의 이런 자세에서는 일종의 전율감마저 느껴졌다. 한편 같은 시각, 한국에서는 여야의 밥그릇 쟁탈전에 국회는 여전히 마비되고 있을 뿐이었으니,,,.

“대미 찰떡 외교”와 “나비외교”라는 큰 틀안에 분투하는 중ㆍ일 양국에 비해 아직 이렇다 할 외교전략이 부재한 듯한 한국. 이에 필자는 한국은 “까치외교”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까치외교의 주장근거와 당위성 등에 대해 2회에 걸쳐 알아보기로 한다.

한국은 왜 조류(鳥類)외교를 지향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조류 외교, 즉 새를 형상화한 외교야말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가장 바람직한 모델 중 하나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왼쪽 날개에는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대륙세력을, 오른쪽 날개에는 일본이나 미국과 같은 해양세력을 가진 한반도. 새는 양쪽 날개가 힘과 크기 면에서 적절한 균형과 조화가 이뤄져야만 날아 오를 수 있듯 새의 몸체에 해당하는 곳에 위치한 우리 한반도에도 동일한 논리가 적용된다. 즉 어느 한쪽 날개가 기형적으로 크고 강하거나(즉 한곳에 지나치게 의지하거나) 혹은 작거나 약하면(즉 한곳을 지나치게 경시하면) 균형이 깨어져 비상할 수 없지 않은가.

주지하다시피 20세기 중반의 한반도 상황과 현재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 당시에는 중국이 사회주의국가체제로 전환하며 전대미문의 혼란을 겪고 있던 상황이었으며 이데올로기의 서슬이 시퍼렇게 살아있던 시기이기도 하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남북으로 분단되며 미국의 영향을 받게 된 한국으로서는 싫든 좋든, 원컨 원치않건 미국위주의 외교전략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외교전략의 방향을 놓고 토의할 대안조차 전무한, 오로지 오른쪽 날개(미국)만 생각하며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의 상황은 어떤가? 단적인 예로 그동안 경시했던 왼쪽 날개의 한 축인 중국이 급속도로 부상, 그 결과 현재는 그동안 함께해 온 오른쪽 날개보다 이 왼쪽 날개를 더 중시하자는 소리마저 적지 않게 분출되고 있지 않은가.

그렇지만 여기서 냉정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이 부상하고 있다지만 아직 중국에 대한 총체적인 판단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는 일본에서도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있으니 “중국은 당분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라는 평가가 필자가 접하는 일본인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시 말해 중국이라는, 아직 국제무대에서 냉정히 검증할 만한 행적조차 충분치 않은 “브라크 보크스(‘블랙박스’에 대한 일본어 발음)”에 대해 성급히 다가서면 다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말 속에는 중국에 급속히 접근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시각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고 하겠다. 그렇다고“이럴수록‘전통 우방’미국과의 관계강화에 더욱 치중해야 한다”는 일본식 사고방식도 시대착오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중국인 학자의 지적과 같이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는 위험한”외교노선이 될 수 있으며 또한 우리의 지정학적 요소를 고려한 기본 외교전략과도 배치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길은 명백하다. 그동안 오른쪽 날개 위주의 외교전략은 이데올로기라는 전대미문의 특수한 상황 속에서 필요했던 특수한 임시전략임에 불과했다. 현재는 왼쪽 날개 역시 더 이상 이데올로기를 근거로 피아를 구분하고 있지 않다. 다시 말해 한쪽 날개에만 치중하게 했던 당시 상황은 시효만료로 소멸되었으니 이제 우리는 본래 우리에게 합당한 외교전략으로 회귀해야 함이 마땅하다.

양쪽 날개에 균형감각을 고루 잘 살리는 외교전략, 미국이니, 중국이니 하는 어느 한 축보다는 모두를 잘 어루는 가운데 비상할 수 있는 신외교전략, 즉 21세기 초반기의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환경은 우리로 하여금 조류외교 전략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다음에는 이러한 조류외교 중 우리가 지향해야 할 까치외교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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