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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2012년, 프레시안은 '99%'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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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2012년, 프레시안은 '99%' 편입니다

2012년 양대 선거를 맞아 '선거자문위원'을 모셨습니다

1. "프레시안은 누구 편입니까?" 지난주 점잖은 목소리의 중년 독자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언론사에 전화하는 게 난생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내용을 들어보니, 민주통합당의 공천 파행을 비판한 프레시안의 기사가 몹시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정권 심판론이 희석되지 않도록 프레시안 같은 진보언론이 작심하고 파헤쳐야 할 건 이명박 정권의 비리와 새누리당의 꼼수"라고 했습니다.

2. 언론보도를 통해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창간 92주년 기념사를 봤습니다. 선거의 해를 맞아 "포퓰리즘과의 싸움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더군요. 피아 구분이 확실한 지침, 새삼 조선일보(사장님)답다고 감탄했습니다. 지난주 이 신문이 주최하고 대대적으로 보도한 '아시안 리더십 컨퍼런스'의 결론도 한마디로 줄이면 '복지 포퓰리즘에 속으면 나라 거덜난다'였습니다.

지난주에 접한 이 두가지 에피소드는 두쪽으로 쩍 갈라진 한국사회에서 프레시안의 좌표는 어디냐는 해묵은 물음을 다시 떠올리게 했습니다. 정확하게는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몰려 있는 올해, 보수 정권과 거대 신문과 부를 독점한 경제 세력이 '1% 동맹'을 도모해 나갈 때 99%의 진보적 저항에 프레시안이 어떠한 존재가치를 얹을 것인가 하는 고민이었습니다.

프레시안이 위촉한 '2012 선거 자문위원'들이 귀 기울일만한 고견을 주셨습니다. 역대 그 어느 선거 때보다 정권교체의 절박함이 배어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4년을 겪어보고도 정권교체에 실패한다면 공화국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겁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시장만능주의의 대가는 양극화와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로 드러났습니다. 당장 며칠 후면 우리를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기본 틀로 빨아들이는 한미FTA도 발효됩니다. 우악스런 불통의 리더십은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와 용산참사로 시작해 4년이 지난 오늘까지 낙하산 사장에 반대하는 언론사 파업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시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토록 밀어붙인 4대강 사업은 정권이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 금 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평화비용에 대한 몰이해는 남북관계를 돌이키기 힘든 파탄 지경으로 몰아넣었습니다.

민중들로 하여금 먹고사는데 곤궁함을 느끼고 연일 공권력과 맞서야 하는 상황을 빚었다면 보수건 진보건 그 집권세력은 심판받는 게 상식입니다. 선거는 '페이퍼 스톤'의 응축된 힘이 분출되는 장입니다. 프레시안은 어떠한 교란에도 다가오는 두 번의 선거에서 이명박 정부 집권기의 실정을 빠짐없이 비판하고 되새기겠습니다. 각종 압력이 예상되는 선거 국면에 방관자적 태도와 기계적 형평성의 논리로 몸 사리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프레시안(최형락)

하지만 과거에 대한 비판이 장밋빛 미래의 순탄한 도래를 담보하지는 않습니다. 세계적인 대전환의 시대, 19대 국회는 18대 국회보다 진일보해야 하고 다음 정부는 과거 정부와 현정부의 거듭된 실패를 딛고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예컨대 경제민주화는 의회와 행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야 할 시대적 과제입니다. 모든 정치세력이 경제민주화를 일순위로 언급하고 있지만, 구체적 청사진과 치밀한 실행계획이 뒷받침 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역할이 필요한 지점입니다. 프레시안 선거자문위원들은 한결같이 경제민주화와 복지의 구체적인 청사진과 실행계획을 취재하고 연구하고 보도하라고 주문합니다. 단순한 전달자의 입장을 넘어 한발 앞서 의제를 세밀하게 공론화하라는 요구입니다. 즐비하게 나오는 정책의 옥석을 가리고 2013년 체제가 풀어가야 할 과제들을 치밀하고 꼼꼼하게 검토해 보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위 '진영 논리'에 함몰된 우리 언론의 내면화된 관행과도 결별하겠습니다. '욕하면서 닮아간다'는 말만큼 무서운 게 없습니다. 거대 언론의 기득권 동맹을 비판하면서도 선거철이면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와의 이심전심을 보도의 재료로 삼는 진보언론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보아왔습니다. 크건 작건, 여건 야건, 권력과 언론은 한 배를 타선 안 될 운명입니다. <가디언>은 영국 노동당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도 노동당에 대한 가장 신랄한 비판으로 권위와 독립성을 입증합니다. 진보 진영의 허물에 관대하지 않은 프레시안이 지향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2012년, 변화의 해입니다.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들이 가장 격렬한 갈등의 형태로 드러날 것입니다. 이 갈등은 새로운 시대로 가기 위한 희망적 진통입니다. 변화를 즐길 준비가 됐습니까? 프레시안이 길을 열겠습니다.

프레시안이 모신 '2012 선거 자문위원' 명단입니다.

정치 : 고성국 시사평론가,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김윤태 고려대 교수, 김종배 시사평론가, 박동천 전북대 교수,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 손호철 서강대 교수, 안부근 디오피니언 대표,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 장석준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자문위원, 정상호 서원대 교수,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 최태욱 한림대 교수, 한귀영 한겨레 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14명)

국제 및 남북관계 : 김연철 인제대 교수, 김준형 한동대 교수, 김창수 통일맞이 집행위원,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4명)

경제 : 남희섭 변리사,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 이동걸 한림대 교수, 이정우 경북대 교수, 이해영 한신대 교수, 정승일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정책위원,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실장, 홍종학 경원대 교수(10명)

노동 :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 윤효원 ICEM 컨설턴트, 은수미 노동연구원 연구위원(4명)

사회.문화 : 김주언 언론광장 감사, 박권일 <자음과모음 R> 편집위원,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정희준 동아대 교수,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이계삼 밀성고등학교 교사, 조국 서울대 교수,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 최강욱 변호사, 최태섭 문화연구자, 한윤형 미디어스 기자(11명)

* 마지막으로 '프레시안 독자'들이야말로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자문위원'입니다. 따가운 질타, 따뜻한 격려, 가리지 않고 언제든 보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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