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미국패권시대, 한ㆍ중ㆍ일의 생존법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미국패권시대, 한ㆍ중ㆍ일의 생존법

우수근의 아시아워치 <1> 연재를 시작하며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개발도상 대국 '브릭스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가운데 중국과 브라질의 접근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중국을 공식 방문한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과 만난 뒤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함과 동시에 독자적인 세계질서를 모색하려는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수립을 발표했다.

반면 일본의 중의원은 지난 20일,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미군행동원활화법'과 '미일 물품역무상호제공협정'을 통과, 대미일변도 외교노선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한국을 둘러싼 중국, 일본, 그리고 미국은 현재 급속히 변화하는 21세기의 한반도 주변정세에 발 맞추어 새로운 방향모색에 여념이 없다.

먼저 중국. 그곳의 경제수도 상하이에서는 5월 중순, 'EU(유럽연합) 20개국과 중국'이라는 주제 하에 새롭게 가맹국을 확대 개편한 EU와 중국과의 관계강화를 위한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대부분의 토론자들은 유일 패권대국인 미국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도 양자관계를 더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마치'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한 목소리를 냈다. 이와 같이 중국은 현재,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각국, 그리고 EU 회원국들과의 관계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상하이에 있는 한 싱크탱크의 중국인 연구원은 중국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중국견제에 여념이 없는 미국에 대한 견제이기도 하거니와 미국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내바치는' 일본에 대한 경고이자 대비책이라고 말한다.

한편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다른 중국인 교수는 현재의 중ㆍ일관계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정치는 '冷', 경제는 '熱', 국민감정은 '이미 戰爭중'."

이는 중국경제의 수도라 불리는 이곳 상하이에서 여실히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상하이 주재 일본총영사에 의하면 일본기업은 하루 1개사 꼴로 중국에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뜨거운' 경제관계와는 달리 정치적 측면에서 일본을 바라보는 중국의 시선은 냉랭하기 그지없다. 일본은 언제까지 미국에 '착 달라붙은' 외교를 견지할 것인가. 일본이 자립적 입장에서 균형 잡힌 '자주외교'를 전개한다면 동아시아의 국제상황은 지금과는 또 다른 양상을 띠었을 것이다라는 등, 일본의 변함없는 대미추종외교에 대한 엄중함은 실로 차갑기 그지 없다.

중국은 현재 한국의 기류변화, 다시 말해 기존의 대미동맹 일변도에서 중국도 중시하려는 변화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밝힌 연구원은 한국이 미국과의 기존관계를 급격히 약화시키고 중국과의 관계강화를 추진한다면 중국측에서는 겉으로는 환영하겠지만 내심으로는 경계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언제든지 또 다른, 더 나은 대안이 출현할 때 한국의 태도가 표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 일본의 21세기 초의 외교행보는 어떠한가? 앞에 말한 대로 일본은 최근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미군행동원활화법'과 '미일 물품역무상호제공협정'을 통과시켰다. 이 두 법안의 핵심은 일본 주둔 미군의 활동을 돕기 위한 것인데 동 법의 통과로 일본 자위대는 탄약ㆍ무기ㆍ식량 등을 미군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제공할 수 있게 됨과 동시에 미군이 일본에 기지를 건설할 때 토지와 가옥의 수용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처럼 일본은 21세기 초반기의 외교전략을 오로지 미국에 맞춘 채 미국과의 관계강화에 목을 매고 있는 중이다. 물론 일본의 대미 접착식 저자세 외교에 대해 일본 국내에서도 찬반양론이 거세긴 하다. 나카소네 전 총리가 이야기한 바와 같이 일본이 정말 미국의 아시아에서의 '불침 항모'에 불과해서는 안된다는 반발 또한 없지 않다. 하지만 영원한 2인자의 지위에 만족해 하는 일본의 속성상 이와 같은 당대의 1인자 추종 외교전략은 상당기간 불변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한편 일본은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일본이 가장 냉대하며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상대는 다름 아닌 중국이다. 일본내 중국인은 외국인 범죄율 수위를 차지하며 골치 아픈 천덕꾸러기와 같은 존재로 대접받고 있다. 하지만 그 출신국인 중국은 현재 무서운 속도로 국제사회의 거인으로 부상 중이 아닌가. 더욱이 일본은 중국에 대해 과거사의 부담을 지고 있는 상태이다. 이래저래 일본은 중국을 두려워하고 경계하고 있으며 중국을 능가하는 존재에 찰싹 달라붙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에 대한 중국의 시선은? 일본에 대한 중국의 불쾌함은 일본을 '내시들의 국가'라 호칭하는 것에서 잘 드러난다. 미국이라는, 1인자에 찰싹 달라붙어 온갖 아첨을 서슴지 않는 내시들의 국가 일본. 오죽하면 엘리트 집단인 변호사들조차 "조그만 섬나라, 우리 13억 인구가 함께 그 쪽으로 침을 뱉으면 떠내려 갈 것들이!"라며 흥분하곤 하겠는가. 이와 같은 중국내 대일 감정에 대해 일본의 나가다 쵸(일본의 국회가 있는 곳으로 우리의 '여의도' 와 같은 호칭) 에는 그 심각성이 그만큼 잘 전달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자질 부족한 일본의 정객들의 망언이 끊이질 않고 이로 인해 양국 국민간의 감정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

마지막으로 미국.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은 위를 보면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할 것이다. 한국ㆍ중국ㆍ일본간의 상호 이간질 전략과 더불어 결코 NO라 하질 못하는 충실한 애완견 일본을 통한 중국견제가 바로 그 핵심이 아닌가. 중국인들은 곧잘 미국을 초등학생 수준의 사고능력에 잘 다듬어진 근육만 가진 "무지(無知)의 소년"에 비유한다. 그러면서 미국의 위험한 게임에 긴장감을 늦추고 있질 못하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은 어떠한가. 중국에서 활동 중인 유럽출신의 한 동아시아 전문가는 현재 한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미국의 군사력 재배치 등과 관련, "주한미군의 재배치 및 주일미군의 강화는 이미 오래전 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만약 이를 감지못했다면 그 나라 외교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과연 최근 미군의 움직임을 예견하고 있었던 것일까.

이와 같이 21세기 초반기 한반도 주변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도 험난한 상태로 그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한국이 걸어가야 할 길은? 본 칼럼에서는 앞으로 이에 대해 독자들 스스로가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게끔 기존의 정치경제나 외교에 대한 접근 일변도에서 탈피, 이들 국가에서 생활하는 가운데 실제로 느껴지는 다양한 민심과, 각국이 타국에 대해 가진 인식 및 동향 등을 중심으로 살펴나가고자 한다. 한반도는 우리모두와 또 우리의 후손이 살아갈 곳이므로 한반도의 명운을 더 이상 몇몇 소수의 전문가 집단의 판단에 맡겨놓을 수는 없지 않은가. 독자제위의 사고와 스스로의 판단을 도울 더욱 이해하기 쉽고 다양한 자료제공이 필요한 까닭이다.

***필자 소개**

<사진>

1967년 인천 출생.

인하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대에서 석ㆍ박사 과정(국제법)을 마쳤다. 미국 미네소타대 로스쿨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상해 화동사범대 외래교수로 일하고 있다.

일본에 있으면서 한국과 일본 국민간의 상호 이해 및 협력을 지향하는 시민단체 '한일 아시아기
금'(www.iloveasiafund.com)을 창립,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국인의 발견> <캄보디아에서 한ㆍ일을 보다> <성공한 재일 한국인 100인> <한국인 우군의 한ㆍ일의 장벽이란 무엇인가>(일본어) <얻어맞을 각오로 쓴 한국인 우군의 일본에 대한 직언>(일본어) 등이 있다.

이메일: iloveasia00@hotmail.com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