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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립학교에 ‘빅 브라더’ 망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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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립학교에 ‘빅 브라더’ 망령

법원, 교사 컴퓨터 감시한 중ㆍ고 교장에 실형 선고

법원이 원격강의를 위해 개발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교사들의 컴퓨터 사용내역을 지속적으로 감시해온 중ㆍ고교 교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사실이 25일 뒤늦게 밝혀졌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판사 김주원)은 지난 14일 교사들의 인터넷 사용내역을 감시한 혐의로 고발당한 경기도 김포시 통진종고 L모 교장과 L모 행정실장, 같은 재단인 통진중학교 T모 교장에게 각각 징역 1년에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뒤 2년 집행유예 선고를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교사와 학생간의 컴퓨터를 연결해 개별 또는 그룹별 교육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명목으로 교육용 원격강의시스템인 일명 ‘넷 오피스쿨’을 중학교 교사 35명과 고교 교사 50명에게 설치토록 한 뒤 교사들의 근무상황을 상시 감시하고, 또 징계처분 등에 활용하기 위해 인터넷 통신을 지속적으로 감청한 사실이 인정 된다”며 “이는 누구든지 타인의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할 수 없는 통신비밀보호법 16조와 형법 30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통진중ㆍ고교 교장 등은 지난해 5월 중순, 재단 이사장의 지시로 ‘넷 오피스쿨’을 교사용 컴퓨터에 설치하게 한 뒤 실제로 이를 이용해 이 학교 오모 교사가 쉬는 시간을 이용해 남편과 메신저로 대화한 내용을 채록해 견책조치를 내렸는가 하면 이를 뒤늦게 안 최모 교사가 프로그램을 삭제하자 징계위원회를 열어 파면조처를 내리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지난해 9월 말 부천지검에 고발했던 최세진 민주노총 정보통신부장은 “이 프로그램은 원래 컴퓨터를 이용, 실시간 원격강의를 하기 위한 목적에서 개발된 프로그램”이라며 “그러나 이들 학교장들은 관리자가 마음만 먹으면 특정 교사의 컴퓨터 사용내역까지 감시하고 그 결과를 자신의 컴퓨터에 파일로 저장해 둘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원영만)은 25일 논평을 내어 “이번 사건은 정보인권에 대한 학교현장의 인식이 아직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특히 일부 학교관리자들의 ‘정보인권 불감증’이 위험수위에 이르렀음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학교현장은 물론 일반 사업장에서도 사용자의 편익만을 앞세워 다양한 형태의 정보수집 또는 정보통제가 시도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사전에 실질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법률적ㆍ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교조는 최근 각 시ㆍ도지부의 파악 결과 통진 중ㆍ고교와 같은 사례가 다수 사립학교에서 있었던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전교조 내에 ‘불법 전자감시 신고센터’를 설치해 접수사례를 받아 이를 조사한 뒤 불법 혐의가 확인되면 사법기관에 형사 고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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