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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남 '중대선거구' 도입 제안, 박근혜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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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신기남 '중대선거구' 도입 제안, 박근혜 일축

박대표, 盧대통령-야당대표 회동 제안도 거부

열린우리당 신기남 당의장은 21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취임인사차 예방했다.

신 의장은 이 자리에서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대안으로 중대선거구제도의 도입을 제안했으나, 박 대표는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선 제도 개선보다 정치인들의 마음이 중요하다"며 선거법 개정 조기공론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기남, "소선거구제로 한나라당이 오히려 손해본 것 같다"**

서로간의 덕담만을 주고받으며 진행된 이날 양당 대표의 만남은 신 의장이 먼저 "개혁과제 중에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과제도 연구해야 한다"고 말문을 꺼내면서 가벼운 설전이 벌어졌다.

신 의장은 "선거제도가 근본적 입장에서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은가"라며 "국민들은 균형되게 표를 줬지만 나타나는 의석은 불균형하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는 "소선거구제로 오히려 한나라당이 더 손해를 본 것 같다"며 "우리가 의석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득표율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신 의장은 "국민들의 균형 잡힌 생각이 실제 의석에 반영돼야 되는 것 아니냐"며 사실상의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같은 선거법 개정 제안은 전날 청와대 만찬에서 노무현대통령이 영남권 선거에 대해 "30%~40%를 득표한 것은 대단한 것이지만 의석에는 반영이 안됐다"고 각별한 아쉬움을 표시한 뒤 "이는 선거제도의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나는 '제도의 실패'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금의 선거제도는 국민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 선거법 개정 필요성을 언급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노대통령의 지적에 대해 신기남 의장은 만찬장에서 "16대 국회에서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제도개혁에는 실패했다"면서 "(17대에는) 중대선거구제나 권역별비례대표 문제에 대한 협상에 좀 더 일찍부터 나설 필요가 있다"고 답해, 빠른 시간내 선거구제 개정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따라서 박근혜 대표를 만난 신 의장이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노대통령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가능하다.

***박근혜, "정치인들이 지역주의를 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이에 대해 박근혜 대표는 "제도개선에 앞서 정치인 마음에서부터 지역주의의 극복을 시작해야 한다"며 "마음속에서 지역주의를 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굳건한 마음이 있으면 극복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고 선거법 개정 공론화를 차단했다.

박 대표는 "지역주의는 사실상 정치가 그렇게 만든 것"이라며 "정치인이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마음이 없다면 어떤 노력을 해도 극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지역주의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박 대표의 반대 입장 표명으로 선거법 개정 공론화는 당분간 수면밑에 가라앉을 전망이나, 열린우리당의 입장이 분명히 드러남에 따라 앞으로 재차 공론화를 시도할 게 분명해 보인다.

***신기남,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 회담 주선", 박근혜 "대통령, 밀린 일부터"**

한편 신 의장과 박 대표는 지난 3일 여야 대표회담 협약의 실천을 한 목소리로 약속하고 외교 안보 문제 등에서 초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신 의장은 또 "어제 만찬장에서도 대통령께 얘기했지만,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의 회담도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주선하겠다"고 사실상 대통령과 야당대표간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 제안에 대해 박 대표는 "노 대통령이 복귀한 지 얼마 안돼 밀린 일이 많을 것"이라며 "경제와 안보 문제를 잘 끌어나가는데 도울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돕겠다. 만나는 거야 그 후에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노대통령과 만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 대표는 "제1당이고 여당이니 경제와 안보 등 산적한 현안이 많을 텐데 국민이 더 편안하고 나라가 더 발전하게 되는 것이 여야간 최종 목표"라며 "국민이 짜증나지 않게 정치권이 신뢰받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도록 17대 국회를 멋있게 이끌어 나가자"고 말했다.

신 의장은 "집권 여당으로써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민생 경제는 제1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원내가 정책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 체제가 잘 이끌어 가리라고 보고 나와 박 대표는 잘 지원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표는 "정치권이 노력해서 국민이 피부로 잘 살게됐다고 느낄 수 있게 하면 여야가 모두 성공하는 것 아니냐"고 화답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말도 국민이 불안하면 1백마디 좋은 말도 다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신 의장은 "여당이 의석을 믿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안된다는 것은 경험상 잘 알고 있다"며 "한나라당을 선의의 파트너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개혁은 시대의 화두인데, 개혁은 사실 별 것이 아니고 시스템을 개혁하는 것일 뿐"이라며 "지난 대표회담에서 3대 원칙과 5대 실천과제 안에 다 들어 있다"고 말했다.

***신기남, 선친과 박정희 전대통령 인연 소개**

컨테이너 대표실에 들어선 신 의장은 다소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자신의 선친과 박정희 전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유도했으나, 이에 박 대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신 의장은 "내 선친은 박정희 전대통령과 대구사범 동기 동창"이라며 "박 전대통령이 춘천에 사단장으로 계셨을 때도 같이 있었다"고 각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선친과 어머니가 육영수 여사에 대해 인상이 좋다는 말을 여러번 들었다"고 말했다.

신 의장은 "또 하나의 비화를 소개한다"며 "박 전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결혼식 때 아버지가 초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그런가. 몰랐다"고만 짤막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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