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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V-SBS-정통부, 인천 중계소 놓고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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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V-SBS-정통부, 인천 중계소 놓고 갈등 심화

계양산 중계소 놓고 7개월째 갈등, 인천시민들 "전면투쟁"

서쪽에서 서울로 진입하다 보면 '계양산'이라는 곳이 있다.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 계양구에 속하는 이 산은 해발 3백94미터로 서울 중심부의 남산(2백93미터)보다 높다.

계양산은 봄이 되면 유난히 진달래가 많이 펴 찾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사방 막힌 곳이 없는 산 정상부는 서쪽으로 영종도 등 주변 섬들을, 동쪽으로는 김포공항과 서울 시를, 북쪽과 남쪽으로는 각각 고양시와 인천시를 품고 있는 곳이다. 그 아름다운 산이 요즘 '디지털방송'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주제 때문에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통부, 인천시민 iTV 시청권 '나몰라라'**

계양산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데에는 민영방송 iTV(경인방송)의 태생적 한계와 연결돼 있다. 지난 97년 SBS에 이어 제2의 지역 민영방송사로 개국한 iTV는 당시 전파 송신소를 해발 95미터에 불과한 인천 수봉공원에 세울 수밖에 없었다. 곧 허가 과정에서 서울로의 전파월경을 우려한 특정 방송사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리가 나왔다.

때문에 iTV측은 "인천을 근거로 하는 지역방송임에도 지금까지 인천시 전체 가구의 44%만이 케이블TV등의 외부 도움 없이 iTV를 시청할 수 있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iTV는 지난 2002년 12월 범국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TV 전환과 관련해 난시청 해소와 들쭉날쭉한 채널권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았다. 즉시 계양산과 광교산에 각각 중계소와 송신소의 설립을 허가해 달라고 방송위원회에 요청했다. 그러나 이 또한 난항의 연속이었다. 또다시 전파월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공방이 벌어졌고, 어렵사리 2003년 9월 30일 방송위의 허가 추천을 받아냈다.

iTV의 기쁨도 잠시, 이번에는 최종 허가권을 가진 정보통신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정통부는 당시 전파월경에 대한 기술적인 검증이 미진하다고 불허 사유를 밝혔다. 현행 방송법에는 방송위가 방송사업자에게 허가추천을 내어 주지만 전파사용에 대해서는 정통부가 최종 허가를 하도록 돼 있다.

정통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정통부는 계양산 중계소 설립허가를 6개월여 동안 끌어오다가 올해 3월 25일에야 비로소 계양산에서 자체 실험을 실시했다. 결과는 서울 강동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파월경 우려가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통부는 10일 뒤 이를 전격적으로 뒤집으며 추가 측정실험을 거론하기 시작했고, 4월말에는 또다시 전문가 그룹에 재해석을 넘겨놓고 있다.

***인천시민 "특정방송 대변하는 정통부 해체 투쟁 나서겠다"**

이처럼 정통부의 명확하지 못한 지연 입장이 이달까지 계속되자 그동안 참아왔던 인천시민들과 iTV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인천지역 56개 시민단체들이 지난 6일 연대성명을 낸 데 이어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iTV지부도 19일부터 정통부 해체 투쟁에 돌입했다. 이들 단체들은 정통부의 배후에 가장 큰 이권이 개입돼 있는 SBS의 로비가 작용하고 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인천지역 56개 시민단체들은 6일 발표한 성명에서 "인천시민들을 위한 방송을 만드는데 왜 인천시민들의 볼 권리는 철저히 무시당한 채 SBS의 입김이 작용해야 하는가"라며 "정통부가 방송위원회의 허가추천을 무시한다면 270만 인천시민들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정통부 해체투쟁과 진대제 장관 퇴진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iTV지부는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통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자기모순을 일삼는 정통부는 즉각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정통부는 이번 계양산 중계소 허가지연을 둘러싸고 힘있는 특정 방송사의 시선만을 의식해 수도권의 관문이자 270여만명의 인구를 가진 인천지역을 디지털 사각지대로 만들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허가지연 과정의 의혹과 문제점에 대해 정확한 진상을 파악해 국민들에게 공개할 것이며, 이후 강력한 정통부 해체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집회 도중 몇몇 참가자들이 항의의 표시로 정통부 건물에 달걀을 투척하자 즉각 진압에 나서 3명을 강제연행했으며, 이에 격분한 참가자들은 오후 늦게까지 정통부 건물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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