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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밥그릇 달라고 한 적 없다"

<인터뷰> 김문수 의원 "분배세력 의회 진출, 적신호다"

속칭 한나라당 '저격수 3인방'이라고 불리는 이재오, 김문수, 홍준표 의원은 최병렬 대표 체제하에서 요직을 맡으면서 대여투쟁의 선봉에 섰었다. 그러나 박근혜 대표가 '정쟁 지양'을 선언하면서 이들 3선그룹은 총선 이후 '당내 비주류'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17대 개원을 앞두고 이들 3선그룹의 행보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6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겨냥해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의 주장은 당내 소장파와 중진들 사이에서 "시기상조", "밥그릇 싸움"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3선그룹은 17대 초선의원들과 활발히 접촉하며 세를 확산시키고 있다.

28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난 김문수 의원은 "23만명의 당원이 대표를 하나 뽑아놓고 비견할 데 없는 지도체제를 만들어 놓으니 당이 어려워졌다"며 "박근혜 대표가 갖고 있는 장점이 충분히 있지만 당이라는 것이 혼자서 할 수는 없으니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다양한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고 집단지도체제를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집단지도체제 주장이 당내에서 '밥그릇 싸움'이라고 비판받는 데 대해선 "우리는 밥그릇을 달라고 한 적이 없다"며 "지도체제는 우리가 다 해봤기 때문에 선택을 하는 문제이고, 정체성 문제는 논의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소장파 의원들의 선(先)정체성 확립 후(後)지도체제 정립 주장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당내 정체성 논쟁에 대해서도 "좌가 무엇이냐. 좌가 분배를 위주로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아니다"라며 "좌가 투쟁 일변도, 투쟁 강화, 비타협적 투쟁 강화라면 안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내 정치세력이나 국회 안에 진출한 분포를 보면, 분배를 강조하는 세력이 의석을 더 잡아먹었다"며 "이는 우리가 바라는 성장 주도형 경제와는 거리가 더 멀어진 것으로 상당한 적신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성장을 중시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김 의원은 홍준표, 이재오 의원과 함께 당내 3선 개혁그룹의 결성을 구상하고 있다. 김 의원은 "초선들과 개혁적 성향이 강한 분들을 만나고 있다"며 "구태정치에 물들기 전에, 신속하게 소위 말하는 '포섭'해서 의식화해서 동료로 만들어야 된다"고 말했다. 인터뷰 직전에도 김 의원은 홍준표, 이재오 의원과 만나고 있어 인터뷰 시간이 다소 지연될 정도였다.

한편 김 의원은 원내총무 직에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면서도 "나 스스로는 국회 개혁에 걸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출마의사를 시사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17대 국회에 쟁점이 될 파병 철회 문제에 대해선 "상황이 달라졌으니 외교 관계에서는 조정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달라진 상황을 신속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김문수 의원 인터뷰>

프레시안 : 17대 총선 결과 열린우리당이 1백52석을, 한나라당이 1백21석을 얻었다. 의석 배분의 의미를 어떻게 평가하나.
김문수 : 망했다. 과반수가 넘던 제1당이 제2소수당으로 떨어졌으니 망한 것이지 더 이상 어떻게 망하나. (웃음) 다만 초반에 너무 줄어들 것이라 예상했으니 최소한의 균형은 이룰 수 있도록 국민들이 지켜준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과반수가 넘었다는 것은 책임지고 한 번 해보라는 것이었다. 한나라당이 16대에 과반을 넘었었는데, 그 때는 대권이 없었으니 소위 분점 정권, 이원정권 상태를 만들어 줬는데 실패했다.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지 못했다.

프레시안 : 열린우리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김문수 : 열린우리당이 확실히 주도권을 행사하고 우리가 좋은 대안 세력 혹은 견제세력이 될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운동권 세력이 주도권을 잡고 있고 한나라당은 그보다는 보수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 지향과 뿌리가 좀 다르다고 봐야 된다. 오늘 아침에 보니 열린우리당의 워크숍 결론이 '실용노선' 이던데 우리는 성장 우선 노선이다. 자율, 자유, 기업 중심, 한미 동맹 강화 등의 가치를 중요시 한다고 볼 수 있다.

대북관계는 신중론이다. 용천 폭발사고 같은 경우 인도주의적 지원은 당연히 해야 하나 우리당 입장은 북한에 대해 상호주의도 입장도 많이 가지고 있다. 햇볕정책과는 조금 다르다. 햇볕정책은 먼저 해주고 지원하고 인정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평화를 조건으로 하는 경제 협력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프레시안 : 저격수 이미지가 17대에도 유지되는가.
김문수 : 권력이 잘못하는 것은 (비판) 해야지. (저격수 이미지는) 노무현 대통령 쪽에서 나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함으로써 빚어진 일이다. 내가 저격당한 것이다. 투쟁할 것은 투쟁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열린우리당, 청와대, 민주노동당보다는 민생 문제에 대한 실질적 비전과 정책을 잘 제시하고 실천함으로써 우위에 서야 한다. 일자리가 생길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안을 내야 한다.

***"1인 지도체제는 의사수렴이 잘 안되고 비민주적이라는 약점 있어"**

프레시안 : 이재오, 홍준표 의원 등 3선 그룹이 당내 비주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문수 : 우리는 주류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다. 지금 주류는 당직을 맡고 있는 박근혜 대표를 중심으로 구성된 인사들이다. 최병렬 대표 체제에서도 주요한 직책을 맡았다는 점에서 주류였으나 우리가 최 대표를 추종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최 대표가 우리를 중용했을 뿐이다.

프레시안 : 박근혜 대표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김문수 : 박 대표는 총선 과정에서 지도력이 상당히 강화됐다. 상당한 의석을 확보한 1차적인 공로가 있고 본인이 지도자로서 차기 대권 주자감으로 부상이 했다. 처신이 단정하고 언행이 상당히 분명하고 후광이 막강하다고 본다. 짧은 시간이지만 국민들에게 인상적인 리더십을 보여줬고 한나라당을 위기에서 안착시켰다.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프레시안 : 3선의원들 중심으로 집단지도체제를 주장했다. 배경이 어떤 것인가.
김문수 : 1인의 지도체제는 최병렬 대표와 홍사덕 총무 체제로 해봤는데 위험하다. 의사 수렴이 잘 안되고 비민주적이라는 약점이 있다. 안정감과 민주성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프레시안 : 박 대표 체제로 총선 위기는 돌파됐고, 박 대표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데, 집단지도체제를 주장하는 것은 맥락이 연결되지 않는다.
김문수 : 이회창 총재 시대 때가 지금보다는 더 집단체제 방식이었다. 그 때는 부총재가 있었는데, 지금은 부대표도 없다. 유례없는 단일지도체제다. 23만명이 대표를 하나 뽑아놓고 비견할 데 없는 지도체제를 만들어 놓으니 당이 어려워졌다. 박근혜 대표가 갖고 있는 장점이 충분히 있지만 당이라는 것이 혼자서 할 수는 없으니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다양한 역할 분담을 하고 대체 인물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5인이든, 10인이든 적절한 탄력성을 두고 전당대회에 맞춰서 바꾸면 될 것이다. 전당대회 전에 당헌당규 개정 위원회에서 논의가 있을 것이다. 단일하게 홀로 대표이고, 혼자 다 한다는 것은 위험하다. 전당대회 때 당헌을 개정하고 논의하게 될 것이다.

프레시안 : 총선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당내에서 밥그릇 싸움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소장파 의원들은 정체성 논의 이후 지도체제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문수 : 밥그릇 달라는 얘기를 한 적은 없다. 선(先)정체성 확립 후(後)지도체제 논의는 안된다. 정체성 문제는 쉬운 것이 아니다. 상당한 격론과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 지도체제 문제는 우리가 다 해봤으니 선택을 하는 문제다. 어느 쪽이 당을 좀더 안정적인 리더십을 구축하는데 이끄느냐 하는 선택의 문제다. 당의 정체성 문제는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다.

***"분배 강조하는 세력 의석 분포 높은 것을 상당한 적신호로 보고 있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보는가.
김문수 : 한나라당은 기업투자 확대를 통한 성장위주 정책, 성장을 통한 분배 재원의 확보, 이를 통한 세계 속에서의 선진국 진입, 그것을 위한 한미동맹과 한중우호관계. 그리고 그 과정에 평화와 통일을 위한 대북지원, 경제지원, 협력 등이 핵심적이 내용이 될 것이다.

프레시안 : 16대와 비교해본다면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김문수 : 16대에는 침체, 후퇴가 지금 만큼 심하지 않았다. 지금은 취직이 안되고 장사가 안되고 전망이 안비친다. 다른 나라는 세계에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16대보다 더 절실해졌다. 심각한 상태다.

국내 정치세력이나 국회 안에 진출한 부분으로 보면, 분배를 강조하는 세력이 의석을 더 잡아먹었다. 우리가 바라는 성장 주도형 경제와는 거리가 더 멀어졌다. 상당한 적신호로 보고 있다.

프레시안 : 당내에서도 한나라당이 좌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문수 : 좌가 무엇이냐. 좌가 분배를 위주로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아니다. 좌가 투쟁 일변도, 투쟁 강화, 비타협적 투쟁 강화라면 안된다. 좌가 반일 자주, 반미 자주, 폐쇄적인 민족주의의 강화라면 안된다. 선동정치가 강화된다면 안된다. 국내 법치질서가 확립돼야 한다.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내에 주사파활동을 한 경험이 있는 학생운동 세력들, 좌파적인 학생운동 경험이 있는 사람들, 나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지만, 그런 사람들이 성장주도형 경제에 잘 안 따라올 것이다. 개혁이나 반미 자주를 강조하고자 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그런데 동조해서는 안된다. 그 반대로 가야 한다. 한나라당은 성장을 중시해야 한다. 국내 투자여건을 만들어주고, 반미 자주라고 '미국 자본은 안된다'라든지, '미국 자본의 폐해가 어떻다'든지, '일본 자본이 안된다'고 하는 것은 안된다. 친일파를 어떻게 하자는 것은 역사적으로는 얘기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식으로 나가면 대미, 대일관계가 호전되기는 어렵지 않겠나. 효순이 미선이 촛불시위 계속하고 이렇게 가면 나라가 안된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이 영남당으로 전락한 것 아닌가.
김문수 : 수도권 많이 떨어지고, 영남에서 싹쓸이해서 영남당 이미지 강화된 것은 사실이다. 상당히 우리에게 무거운 과제를 준 것이다. 충청이나 수도권에 진출해야 되는 과제를 준 것이다. 초선들, 개혁적 성향 강한 분들 만나고 있다. 구태정치에 물들기 전에, 신속하게 소위 말하는 '포섭'해서 의식화해서 동료로 만들어야 된다. 자주 만나고 있다. 이번 일요일에 엠티도 간다.

***"3선 중에도 개혁적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 모임이 구성될 것"**

프레시안 : 3선 중심으로 모임이 구성되는 것으로 안다. 소장파 모임과는 성격이 다른 것인가.
김문수 : 소장파 의원들은 4년 동안 미래연대라는 틀에서 꾸준하고 일관되게 만나왔다. 당내 독보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 부분은 계속 잘하고 있다. 우리보다 더 잘하고 있다. "당신들 모임을 없애고 우리와 같이 하자"던지, "우리도 들어가자"고 할 수는 없다. 그 모임은 그 모임대로 수평적인 모임이다. 우리도 서로 협력하면서 배울 것은 배운다.

프레시안 : 3선 그룹 모임의 의미와 방향성은 어떤 것인가.
김문수 : 초선에 제일 많다. 성향은 중도 개혁적인 모임이다. 기성 정치권에서 오래하던 사람이 아니고, 3선 중에서도 비교적 개혁적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아주 나는 보수다'라는 강한 주장을 전면에 내세우는 사람은 안모였다. 그것은 따로 하시면 된다. 우리는 정책 내지는 당 개혁과 국회 개혁 정치개혁을 위한 공부, 토론 모임이라고 보면 된다. 다 끌어 모을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부과된 개혁적 과제가 시급하고 무거운 것 같다. 어영부영하다가 망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나는 국회를 바꾸는 데 적임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원내 총무를 비롯한 당직 출마 여부가 관심이다. 출마할 생각이 있는가.
김문수 : 출마는 나는 국회를 바꾸는 데는 적임이라고 생각한다. 출마 여부는 좀 더 판단을 해야 된다. 너무 미리 그 이야기를 하면 저 사람 그것(당직) 하려고 나선다고 해서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 당 개혁, 국회 개혁, 정치 개혁, 국가 나갈 목표 비전 끌고 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프레시안 : 탄핵 철회 주장을 했었는데, 철회 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김문수 : 대표가 안됐고 선거 때 탄핵 1백93명 중에 47명이 남았다. 다 죽고 난 다음에 죽은 사람들 끌고 나와서 17대 전에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지 않겠냐. 판사들도 (판결을) 너무 미루지 않을 것이다.

프레시안 : 탄핵철회가 총선용이라는 비판이 있다.
김문수 : 그런 비판도 있다. 그런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우리가 국민들의 뜻을 살피면서 가냐, 아니면 한 번 했으니 고다. 라고 하는 것과 당원과 당의 총무는 고다 택하니까 따라가야지 어떻게 하나.

***"장기집권의 경험이 있는 한국에서 꼭 중임을 해야 하는가"**

프레시안 : 4년 중임제 개헌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문수 : 개헌은 할 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중임제가 되면 8년을 하는 것인데 8년을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의문이 든다. 과거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서 단임제로 법을 바꾼 것 아닌가. 재선을 하기 위해 온갖 수작을 다 부리다 온갖 정쟁과 정치 과잉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면에서 현 헌법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나라도 어려운데 그런 문제는 나중에 하고 보다 경제 문제에 주력하면 좋겠다. 헌법을 고친다, 뭐다 해서 사흘이 멀다 하고 대형 주제를 터뜨리면 경제는 언제, 누가 챙길 것이냐.

원리상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선진국들이 하니 할 수 있는데, 우리 나라는 특이한 장기집권의 경험이 있어 5년 단임으로 정한 것 아니냐. 국회의원 임기와 싸이클이 맞지 않아 하는 것이라면, 꼭 중임을 해야 하나. 4년 단임도 나쁘지 않다. 내각제 얘기까지 나오는데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는 3년 밖에 안됐는데도 굉장히 오래된 것 같지 않나. 우리나라에 훌륭한 지도자도 많으니 4년을 해도 훌륭히 해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권력은 교체도 될 수 있고 대체세력도 있어 유연성한 것이 좋다. 대통령이 갖고 있는 무소불위의 대권이 너무 장기화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그렇다면 권력분산 쪽에 초점을 맞춘 개헌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인가.
김문수: 권력 분산도 더 돼야 하지만 특별한 방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국회가 자기 기능을 하는 것, 방송이 독립되는 것, 검찰과 사법기능이 보다 공정하게 독립되는 것, 대통령과 친인척 측근 비리가 제도적으로 방지되는 것 등을 통해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보법 개정ㆍ폐지 요구 절박함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프레시안: 국보법 개정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개정이나 폐지 여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문수: 국가보안법의 폐지 또는 개정 요구가 많다. 이 부분은 북한을 어떻게 보느냐, 국가를 보느냐 아니면 참칭한다고 보느냐. 북한을 국가와 정부로 인정하느냐, 또 저쪽에서도 우리를 국가와 정부로 보느냐 하는 상호관계의 문제가 있다. 그 중에는 불고지죄, 이적 표현을 소지, 탐독, 은닉, 운반, 배포, 이적 단체, 반국가 단체. 그 수괴와 주요 간부 등의 조항은 독소조항으로 악용돼 왔다.

그러나 절박한 최대 현안이라 보지는 않는다. 국보법 피해자라는 것이 노무현 정부에서 송두율 교수 정도, 김대중 대통령 시대에는 한총련 학생들 정도 아닌가. 그 외에는 상당수가 있지는 않으니 남북관계의 미묘한 점 때문에 검토할 필요가 있나 그것을 17대 최우선 과제로 꼽으면 국민들이 고개를 갸우뚱 할 것 같다. 최근에는 악용사례가 거의 없어 개정 폐지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남용, 악용사례가 많을 때에는 중요한 문제였으나 최근엔 별 문제가 된 경우를 못 봤다.

고치면 남북관계를 봐서 우리 당에서는 특위를 만들어 국보법 폐지 또는 개정 관련한 법률 전문가 국정원 담당자, 공안 검찰, 한총련, 민가협의 피해자 가족, 수형전력이 있는 당사자들 등 여러 이해 관계자들로 특위를 구성해 심층적인 연구도 좀 하고, 공청회도 열고, 의견도 들어서 고치면 많은 국민들이 공감할 것 같다. 순조롭고 전향적으로 개정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그러나 개정을 하지 않으면 수구고, 하면 빨갱이라는 식의 여론몰이는 곤란하다. 개정을 하더라도 처리 방식이 절차적 민주주의가 보장이 되고 개정의 결과가 안착이 되면 사회의 성숙도 반영하는 좋은 지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론몰이 하듯 선동을 해 나가면 안 된다.

***"파병, 상황이 달라 졌으니 외교관계에서 조정할 수도 있다고 생각"**

프레시안 : 민주노동당이 17대 국회에서 파병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김문수 : 이라크 전쟁 상황이 많이 변화돼 악화된 상태이다. 스페인은 철군한다고 했다. 무엇이 바뀌었는지 무엇이 달라졌는지 신속하게 정부 당국에서. 파병을 책임지고 파병안을 상정하고 준비한 것은 정부니 정부에서 조사를 해야 하고 국회도 같이 갈 수 있다. 신속하게 전황을 살피고 정책을 조정, 수정하기 위한 대미 채널 가동하면 된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그런 부분에 대한 행정 당국이 하지 않고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행정 당국이 하면 반미로 찍힐까봐 여론과 매스컴을 통해 선동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행정부가 책임 있게 나서서 "파병이 곤란하고 또는 감축,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역할을 비전투적 부분을 강화하겠다"는 등의 사유가 있으면, 이에 따른 외교관계의 협의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여야 공동으로 대미 교섭창구를 통해 논의해야 한다.

특히 이런 부분에서 반대, 데모, 선동, 언론이 앞서나가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권력을 가진 정부 당국이 보다 더 유연하고 성숙하게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한미간의 약속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당론이다. 당론과 생각이 다른 것인가.
김문수 :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약속이니까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것도 옳지 않다. 상황이 달라졌으니 외교 관계에서는 조정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협의조건 자체에 변화가 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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