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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의 미래, 그 진정한 혁명의 문턱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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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진보정치의 미래, 그 진정한 혁명의 문턱 앞에서

<시론> 민주노동당의 의회진출을 축하하며

2012년으로 목표연도를 잡은, 장차 있게 될 민주노동당의 집권은 이 나라 정치사에서 <혁명>이다. 이번 총선에서의 민주노동당 위상 변화는 다름 아닌 바로 그 혁명의 길목에 우리가 드디어 온전히 서 있게 되었음을 보여주는 부정할 수 없는 역사의 단서이다.

***민주노동당, “미래형 집권정당의 소중한 모체”라는 인식 필요**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바는 현재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단지 지금 막 제도 정치권에 진입한 야생(野生)의 냄새가 아직 가시지 않은 진보야당으로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미래형 집권정당의 소중한 모체”라는 점이다. 민주노동당을 적어도 그 집권의 시기에 이르기 전까지 언제나 이러한 관점에서 흔들림 없이 접근할 때, 스스로와 지지세력 모두에게 장기적 전망과 정치사적 의미가 확연해지게 될 것이며, 집권준비를 위한 고강도의 내적 훈련이 빈틈없이 축적되어 갈 것이다.

여기서 무릇 <혁명>이라 함은 이 땅의 민중들이 기득권 세력의 기만과 위선에 더 이상 속지 않고 공동체 전체의 이익과 일치되는 자신의 절박한 역사적/현실적 요구를 풀기 위해 “권력의 명실상부한 주체”가 되어 현실을 힘 있게 주도해나가는 사태를 말한다.

그렇지 않아도 이와 같은 혁명적 현실을 자신감 있게 내다보게 된 노동자, 농민을 비롯한 서민대중들과 진보적 지식인, 문화인, 관료집단, 체육인 등은 지난 시절 역량의 한계에서 비롯되었던 선택과 결별하고 있는 중이다. 즉, 자신의 역사적/철학적 입지와 다른 정치세력에 대한 전환기적 차원의 소위 “비판적 지지”를 통해서야 겨우 그 다음 단계에 올 미래를 불투명한 기대를 가지고 기다리지 않아도 되게 된 것이다.

***이 땅의 민중들, “비판적 지지”와 결별하고 <자신의 정치조직> 가지게 돼**

이 땅의 민중과 그 민중적 대열에 서 있는 일체의 세력은 바야흐로 “자신의 정치조직”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발언하고 역사의 주역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이것은 시대변화를 위한 필연적 도정(道程)이다.

실로 그간 우리의 정치사적 경험은 인류보편의 정치적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력의 장악에만 일차적 관심을 갖는 세력은 민중의 혁명적 요구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고 동원할 뿐, 진정한 역사적 변혁에 헌신하지 않는다. 그로써 민중은 수없이 배신당해 왔다.

가령, 프랑스혁명의 과정에서 부르주아 계급이 민중의 혁명적 봉기 위에서 봉건적 구질서를 혁파하지만, 그것은 결과적으로 보자면 조만간 민중들의 새로운 지배자로 군림하기 위한 기만적 절차가 되고 만다. 사회혁명의 총체적 의지가 애초부터 없었고 계급적 한계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본질적으로 기득권 수호를 우선하는 부르주아는 민중의 혁명적 열기를 희석시키거나 억압하기 위해 구체제의 잔재세력과 일정한 협력관계를 맺는다.“반동의 시기”가 도래하면서 혁명은 결국 배반당하고 부르주아 계급은 직접 민주주의의 민중적 열망을 순치(馴致)시킨 “대의제”라는 제한적 민주주의의 틀을 통해, 권력의 주체로부터 민중들을 배제하면서 자신들만의 독점적 권력질서를 세워나갔던 것이다.

***혁명의 본래적 대의는 민중이 진정한 권력의 주체가 되는 것**

민중이 진정한 권력의 주체가 되게 하는 혁명의 본래적 대의는 여러 가지 좌절의 고비를 겪으면서 이후 사회주의를 비롯한 진보정치의 지난한 투쟁과정에서 그 희망을 발견해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계급적 불평등의 철폐와 이를 사회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사상과 실천은 새로운 주체와 투쟁조직을 탄생시키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것은 지난 1세기 동안의 유럽 사회주의 발전사와, 식민지 국가들의 “반제국주의/탈식민지화(反帝國主義/脫植民地化) 투쟁”의 고된 현실에서 그 귀중한 역사의 교훈과 지침을 쌓아 올려왔다.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역사와 하나가 되면서 이에 우리의 현실을 주체적으로 결합시켜오는 가운데 성장해온 진보정치의 열매이다.

지난 2002년 4월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노무현에 대한 민중들의 환호는 기득권 질서에 대한 일대 도전인 이른바 <노풍(盧風)>으로 나타났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역사적 요구는 일종의 혁명적 변화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노도와 같은 역사의 파도 위에서 집권에 성공한 이후 노무현 정권이 보인 것은 <민중에 대한 배신>이었고, 민족문제의 자주적 해결, 민중적 현실의 근본적 개혁, 주요 사안에 대한 민주주의적 해결원칙의 확대 심화 등의 문제 앞에서 “반동적 후퇴를 거듭”해왔다.

여기서 이 땅의 민중들은 점차 자신들이 배반당하고 있는 것을 각성하기 시작했고, 자신을 명목상으로만 대리할 세력이 아니라 자신이 곧 주체가 되는 선택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오늘날 민주노동당의 약진은 보수정치의 파산과 함께, 노무현 정권의 정치적 파행이 역설적으로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

물론 이제 다수당이 된 열린우리당을 기반으로 하는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 헌재 재판을 통과한 이후,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만일“돌아온 노무현 대통령”이 근본적 반성과 함께 진보적 위상을 강화시킬 경우,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새로운 좌표설정과 과제 선정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1년을 먼저 엄격하게 평가하고 이와 진보정치의 성장 관계를 파악해보자면, 그것은 역사의 모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보수권력의 진상이 드러난 결과이자, 이라크에 대한 제국주의 침략전쟁과 식민지 정책에 동조하는 “무늬만의 개혁정치”가 스스로 폭로하고 있는 위선에 대한 직시의 결론이다. 이에 대한 정치적 개안(開眼)은 의외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갔다.

***민주노동당의 부상과 대중들의 급속한 정치적 개안(開眼)**

지난 1월 필자의 글 가운데서 “민주노동당의 현실적 역량은 다른 보수 정당의 위세에 비해 현재 약하다. 그러나 진보정치의 진상을 대중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알고 그 의의에 뜻을 같이 하려는 순간, 상황은 급변할 것이다.” ("민주노동당 창당 4주년을 즈음하여"에서 2004-1-30 [프레시안])라고 언급했던 바가 있는데, 이번 총선의 과정은 바로 그 급변의 현실에 대한 명징한 증거가 된다.

지난 해 말과 금년 초만 해도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가능성에 대한 대중들의 전망은 지역구에서 한두 명 의회진출을 이루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기초적인 수준이었다. 언론의 주목도 안타까울 정도로 미미했다. 지금의 시점에서 보자면 민망하게도 TV 토론의 말석 얻기조차 간단치 않았다. 그러나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은 현재, 민주노동당의 위상은 단순한 제3당 정도가 아니라 “한국정치사의 변혁적 발전을 위한 충격적 진원지(震源地)의 의미”로 부각되어가고 있다.

오랫동안 방황하던 민중에게 역사는 해답을 명쾌하게 제시한 것이며, 그것은 당연하게도 그간의 우여곡절과 간난(艱難)의 과정에서도, 역사의 대의(大義)에 대한 의지와 전망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일관해서 걸어온 민주노동당 자신의 고귀한 성과물이다. 이는 그 누구도 그 성과물을 자신의 개인적인 정치적 전리품으로 삼을 수 없는, 민주노동당과 이를 지원해온 민중 전체의 권리와 능력으로서 우리 앞에 우뚝 서 있다.

***민중은 더 이상 배신당할 수 없다**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 심상정 당선자가 “민주노동당은 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신뢰와 지지를 배신하지 않는 <최초의 정당>이 되겠다."고 말한 것은 이러한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그 발언 속에 담겨 있듯이 진보정당이 제도권 내에 들어선 것을 이유로 삼아 벌써부터 당이 가지고 있는 혁명적 대의와 역사에 대한 진지한 헌신을 끊임없이 순치시키려는 현실의 온갖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현실적 조건에 탄력성 있게 대응하면서도 원칙을 관철하는 자세를 꺾지 않겠다는 것은 민주노동당의 장래와 이 나라 역사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지켜나가야 하는 자세일 것이다.

민주 노동당은 크게 봐서는 현실의 거대한 압력에 눌려 이른바 합리적 보수를 내걸고 있는 구시대적 냉전수구세력의 시대착오적 정치인식과 행태, 그리고 말로는 개혁정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 근본에 있어서는 제국주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신자유주의 체제에 포섭된 중도보수 세력 모두에 정면으로 맞서야 하는 입장에 있다. 더욱이 대외 관계로 볼 때 이 두 세력은 정도의 차이만 있지 공히 종미적(從美的) 자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민주노동당이 (1) 통일된 한반도의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민족적 자주, (2) 날이 갈수록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는 자본주의의 대안체제를 하나하나 만들어나가는 민중적 원칙, (3) 야만적 전쟁과 제국주의적 세계자본주의의 착취를 반대하는 인류적 양심과 지구촌 전체의 변혁적 운동에 연대하는 총체적 관점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책임이 있게 됨을 뜻한다. 그것은 점진적 개혁의 경우에도 언제나 혁명적 변화에 이바지 하는 관점을 충실하게 유지할 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민주노동당은 이제 무엇보다도 이 나라의 민중들이 자신의 역사적 이해를 명확히 각성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정치교육의 선도자가 되어야 하며, 이 사회 최고수준의 인재들이 집결하여 당의 진로와 정책에 그 능력을 헌신적으로 쏟아놓을 수 있도록 민주노동당 자신의 정치적 매력을 최대한 길러나가야 할 것이다.

***당의 <정치학교> 강화하고 자신의 정치적 매력 최대한 길러가야**

이와 함께 지난 시기의 각 혁명사, 진보정당의 역사, 유럽 및 제3세계 민주사회주의 정당의 현실, 대외정책, 경제이론, 국제정치, 정당론, 진보언론 등과 관련된 수준 높은 교육을 담당하는 당 <정치학교>를 강화하여 당원만이 아니라, 역사의 진보적 발전에 관심이 있는 청년세대를 포함하여 대중들 전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가동 및 이를 통해 집권세력의 주축이 될 인재양성에 힘을 쏟을 일이다.

민주노동당은 특히, 방송이 미국의 C-SPAN과 같이, 의회에서 각 정치세력들이 어떤 생각과 발언을 하는지 1년 열두 달 생중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누가 진정한 역사의 주도자인가를 대중들이 분명히 목격하고 판단하며 확고하게 선택할 수 있는 일상적 현실을 만들어 내는 일에 주력할 일이다. 그럼으로써 진보정치의 진수가 무엇인지 누가 봐도 부인할 수 없는 현장을 제공하는 것이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고, 이제 막 시작인 판에 겸손을 잃고 이번 총선의 성과에 들떠서 잘못 휘청거리는 경우, 사방에 날아오는 비판의 직격탄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은 그간의 고생스러운 과정을 통해 길러온 정치적 내공이 있어 이러한 소란에는 결코 휩싸이지 않을 것을 확신하는 바이다.

***장차의 집권당, 그 면모 확신시키는 향후 10년 세월 되기를**

부디, 민주노동당이 이 나라의 서럽고 아픈 민중들의 가슴을 위로하고 꿈을 잃고 있는 백성들에게 식지 않은 시대적 열정을 되살려 일으키며 인간의 존엄한 권리가 모두의 것이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정당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우리는 긴 역사의 관점에서 진정한 혁명의 와중에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고맙게도 민주노동당이 있다.

이번 총선의 귀중한 성과, 거듭 진심으로 축하하며 장차의 <집권당>으로서 그 면모를 과시하며 확신을 주는 향후 10년의 세월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십년의 시간이 우리 시대의 참된 발전을 이루어내고 혁명의 세계사적 모형을 새롭게 제시하는 역사의 탄생이 되기를 빌어마지 않는다. 실로, 민주 노동당이 있어 고단한 이 시대에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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