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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배신 않는 최초의 정당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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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국민을 배신 않는 최초의 정당이 되겠다"

[인터뷰]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 심상정 당선자

민주노동당이 창당 4년만에 '제3당'으로 대약진, 10석의 의석을 얻는 데 성공했다. <프레시안>은 15일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 심상정 당선자를 만나 앞으로의 각오와 계획 등을 들어보았다.

심상정 당선자는 "우선은 큰 욕심을 내지 않고 내부고발자 역할에 치중하겠다"며 "소수정당으로서의 한계와 어려움은 국민들에 대한 충분한 정책홍보를 통해 받을 지지로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심 당선자는 "특히 유세기간동안 사무직 노동자들의 애환과 우리나라 경제 황폐화 원인에 대해 여실히 보았다"며 "민주노동당이 제시하는 조세혁명을 통한 복지는 결국 자본에 대한 대안적 프로그램과 맞물릴 때야만이 의미가 있다"고 밝히며, 재경위나 산자위에도 민주노동당 의원이 진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심 당선자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거스를 수 없는 시대변화의 물결을 느낄 수 있었다"며 "민주노동당에 보내주신 신뢰와 지지를 배신하지 않는 최초의 정당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심상정 당선자 인터뷰**

프레시안 : 원내진출 소감이 어떠한가.

심상정 :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이는 그만큼 반세기동안 이땅의 정치가 노동자·서민을 통치의 대상으로만 취급해왔기 때문이다. 소수특권층만을 위했던 국회에 노동자의 이름으로 박차고 들어가는 것이 감개무량하다.

프레시안 : 앞으로 소수정당으로 힘겨움이 많을 것이다. 다른 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갈 생각인가.

심 : 당장의 법안처리에 급급한 의정활동보다는 원내 보수정당 담합과 민주노동당의 정책을 알려내는 데 치중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정책을 중심으로 공조할 생각이다. 탄핵안은 애초부터 수구정당의 도발이었기 때문에 탄핵취소안이 발의된다면 찬성하겠지만 구체적 정책을 뺀 정략적 시각을 부각시키려는 데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을 것이다.

프레시안 : 상임위는 어디를 생각하고 있나.

심 : 사실 복지나 교육 다 돈문제다. 재정위와 산자위도 환경노동위 못지 않게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가야할 곳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노동자의 요구를 제도적 수준으로 확장하는 것 뿐 아니라 근본적인 대안사회에 대한 전망을 구체화해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당에 재정위나 산자위의 중요성이 홍보가 안 된 편이지만 앞으로 계속 논의할 것이다.

***"국민들의 지지로 보수정당 압박할 것"**

프레시안 :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에 따라 부유세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게 사실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책으로 관철시킬 생각인가.

심 : 진보정당의 원내진출이 의미 있다 하더라도 입법과정에서는 소수의원단으로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가 원내의 담합방식에 대해서 내부고발자 역할을 하고 우리의 정책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홍보하고 지지를 얻는다면 그를 바탕으로 의원 숫자의 취약성을 커버할 수 있다고 본다.

국민소환제도 민주노동당이 처음 제기했을 때 다른 정당들이 모두 문제가 많다고 했으나 지금은 한나라당을 제외하고는 모두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학교급식조례운동 같은 경우도 이미 수용됐다. 부유세는 전통적으로 색깔론으로 호도됐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면 달라질 것이다. 부유세가 과도한 게 아니라 그동안 우리나라 부자들이 너무 돈을 안냈던 것이다. 또 그것이 부패정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게 속속들이 알려지면 부유세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커질 것이라고 본다. 국민들이 지지하면 보수정당들도 버티기 힘들지 않겠나. 국민들의 지지로 보수정당을 압박하는 것은 민주노동당 의회활동의 기본전술이 될 수밖에 없다.

***"노조만 가지고는 안된다는 절망감이 노동자들에게 팽배"**

프레시안 : 선거기간동안 주로 사무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선거유세를 했다. 사무직 노동자들의 바람과 요구는 무엇인가.

심상정 : 금융·서비스직 노동자들과 교사·공무원을 많이 만났다. 외환카드 등 증권사를 다니면서는 우리 경제를 황폐화시키는 핵심원인을 여실히 볼 수 있었다. 정부는 외자유치에 혈안이 됐지만 그 외자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회복이 아니라 사람 자르기와 부동산 투기다. 우리나라는 지금 단기차익만 노리는 투기자본들의 앞마당이 돼 버렸다. 작년 1년동안 30조원을 빼내갔다고 한다.

서비스직 노동자들에게는 비정규직, 주5일제, 특수고용 등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현안과제가 모두 집약돼 있다. 그 동지들이 특히 정치세력화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높다. 교사들도 작년 대선만 해도 노무현을 많이 찍었으나 현재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교육문제의 방향과 정부 입장의 대립을 분명히 자각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제는 도저히 노동조합만 가지고는 안된다는 절망감이 노동자들에게 팽배해있다. 노동자들의 기본권 보장은 물론, 중장기적인 삶 개선도 어려운 것이다. 그 절망감이 민주노동당이라는 정치적인 선택을 하도록 한 것이다. 그들을 만나면서 거스를 수 없는 시대변화의 물결을 느낄 수 있었다.

***"조세혁명 통한 복지는 자본에 대한 대안과 맞물릴 때 의미있어"**

프레시안 : 투기자본을 제도적으로 규제할 수 있나.

심 : 민주노동당이 주장하는 '조세혁명을 통한 복지'는 결국 재원문제고 이는 자본에 대한 대안적 프로그램과 맞물릴 때 설득력이 있다. 투기자본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규제가 필요하다. 그래야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4백조가 넘는 돈이 투기가 아닌 중소기업 등에 건전한 투자가 된다. 이럴 때만이 서민경제가 극복된다.

외국자본의 주식 점유율이 50%에 육박하지만 대부분이 단기 투자다. 주식의 단기차익에 의존하는 영미식 자본주의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장기적인 경제토대를 만드는 데 암적인 존재다. 민주노동당에서 이 문제를 가지고 정책을 만들어 갈 것이고 이는 굉장히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와, 외국인 투기자본문제가 민주노동당이 지향하는 정책기조를 뒷받침하는 사업과제들이 될 것이다.

***"경제가 바닥을 칠수록 정부의 개입이 커져야"**

프레시안 : 청년실업과 고용없는 성장 문제에 해법이 있다면.

심 : 경제가 바닥을 칠수록 정부의 개입이 커져야 한다. 단기적인 대중요법은 누누이 말해왔던 조세를 통한 공공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OECD 국가중에 공무원 수가 가장 적다. 행정공무원이 아닌 사회복지 공무원들이 굉장히 적다. 의료, 노인복지, 교육 등 사회복지영역 대폭 확대를 안정된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야 한다. 우리 아들도 초등학교 5학년인데 선생님 수가 부족해서 한반에 40명, 45명씩이나 된다.

당장 정부가 개입해서 투기를 근절하고 돈 걷어서 사회복지하고 바닥의 구매력 늘려 선순환시키는 종합적 프로그램과 경제발전에 대한 큰 패러다임이 구축되야 한다. 이와 분리된 단선적인 처방가지고는 사실 청년실업의 문제가 해결될 순 없다. 지금은 이공계 연구원 비정규직화와 이공계 학생 우대라 이율배반적인 정책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프레시안 : 원내진출시 한국노총, 민주노총의 통합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심 : 많이 앞서가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노총이 정책공조라는 미명하에 보수정치권과 맺어온 내밀한 유착관계를 생각해보면,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을 통해 스스로 정치력을 만들어낸 것을 보고 한국노총이 스스로의 존립가능성에 대해 회의가 들지 않겠나 하는 추측이다. 원내 입성을 계기로 정부와의 유착관계보다는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의 흐름으로 통합돼 나가려고 않겠나 하는 추측이 그런 전망을 낳게 한 것 같다. 그러나 정치환경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노조는 기본적으로 대중조직이고 아래로부터의 실천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층 중심의 통합은 민주노총의 역사를 볼 때 불가능하다.

***"여성의 경제활동 보장과 공보육, 장애인 문제에 힘쓸 것"**

프레시안 : 여성노동자를 위한 의정활동 각오가 남다르다고 들었다.

심 : 생물학적 여성의 정치세력화보다는 고통받고 차별받는 여성들의 삶을 개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25년동안 뼈저리게 느낀 것이 여성의 경제활동 보장과 공보육의 문제다. 여성의 70%가 비정규직이고 대다수가 5명 이내의 서비스업종이다. 게다가 이들의 대부분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

또 여성을 근본적으로 옭아매는 것이 보육문제다. 돈 문제도 돈 문제지만 애들을 안심하고 맡길 곳이 없다. 다른 당도 공보육 문제를 얘기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얘기가 없다. 민주노동당은 만 6세까지 무상교육을 실현하는데 1조2천억 정도 들거라고 보고 이는 현재 42조의 진보예산에 포함돼 있다.

개인적으로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장애인문제다. 이는 진보정치 이전에 상식적 사회에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장애인들은 스스로 투쟁여건도 갖추지 못한 분들이 많고 이들의 이동권투쟁을 보면서 부채의식을 가졌다. 어떤 상임위를 맡던간에 힘이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프레시안 :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가.

심 : 초등학교 아들이 작년 금속노조 그만둔다 하니깐 굉장히 좋아했다. 금속노조 사무처장일 당시 주 4일 지방 출장을 갔었다. 제가 애보면서 마음이 짠한 게 아이가 굉장히 조숙하다. 혼자서 엄마와의 관계를 두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것 같다. 어느 날은 '책을 보니 5년에서 10년 사이에 전쟁이 난다더라'고 걱정하길래 '그런 전쟁이 안 일어나도록 엄마가 국회의원되려고 하는 거다. 막을 테니 걱정마라'고 했더니 기대도 조금 하는 눈치다. (웃음)

남편 또한 남편의 지원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오기도 어려웠다. 외조라는 관점보다는 젊었을 때부터 함께해온 동지로서 또 진보정치를 지향하는 사람으로서 자기역할을 한다는 차원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프레시안 : 의원이 되면 민주노동당 의원도 '까만차' 타고 출퇴근하나.

심 : 제가 부끄럽게도 운전면허가 없다. 지금껏 여의도 올때는 버스타기도 하고 같이 활동하는 친구들의 차를 얻어 타기도 했다. 앞으로도 까만차 탈 기회는 별로 없을 것 같고 대중교통도 이용하고 같이 일하시는 분 차도 타면서 평상시대로 의정활동에 임할 것이다.

프레시안 : 권영길 대표가 앞으로 민주노동당은 기사거리를 많이 만들 정당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심 : 지금까지 정치권이 당리당략 정치를 해왔기 때문에 언론의 역할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민주노동당이 노동자 서민의 제도권 스피커가 됐다. 언론도 원내의 정책대결을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을 집약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정당의 담합구조를 고발하는 고발자역할을 톡톡히 하겠다.

프레시안 : 국민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심 : 국민들이 민주노동당에게 보내주신 기대와 신뢰를 잘 알고 있다. 국민들을 배반하지 않는 최초의 정당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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