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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체 열리지 않는 표심, 막판까지 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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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체 열리지 않는 표심, 막판까지 혼전

[4.15 총선-서울 서부] 바람 잦아들자 터줏대감들 상승세

탄핵 역풍이 잠잠해 지면서 당초 열린우리당 후보들이 상당히 앞서고 있던 지역 곳곳에서 격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지역 기반이 탄탄한 현역 의원들이 뒤늦게 그 지지세를 확산시켜나가는 곳도 눈에 띄고 있다.

서울 서부지역은 강남에 비해 지역개발이 소외된 지역이라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많아 지역 개발 관련 공약도 쟁점이 되고 있다.

***은평을 : 지역 터줏대감에 정치 신인 도전**

은평을은 서울 지역의 한나라당 의원들 가운데 지역 인지도가 가장 높다는 이재오 의원과, 시의원 출신의 열린우리당 송미화 후보가 맞붙고 있다. 탄핵안 가결 이전에 이 의원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드물었으나, 탄핵안 통과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오 의원은 상당히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한나라당에선 "이재오마저?"라는 외마디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전국적으로 상승세를 타면서 이재오 후보는 탄탄한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지지율 차이를 급속히 좁혀, 현재로선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이곳은 현재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모두 자신이 모두 다소 앞서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접전지역'이라고 시인하는 지역이다.

이재오 후보는 여전히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지역을 훑고 있다. 이재오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안심할 수 없는 표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에 유권자들이 흥분된 심정으로 탄핵에 몰입됐지만, 이 의원이 평소 지역활동을 열심히 한만큼 지역 사람들이 애착을 갖고 있다"며 "기초공사가 부실했다면 이 정도까지 못 올라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후보측은 이에 대해 인지도에서 뒤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정치신인이다 보니 벽보가 붙고 공보가 배달되면서 뒤늦게 알아보는 경우가 있지만 거리유세를 하다보면 분위기가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고 반박했다.

열린우리당 송미화 후보는 '싸움이 싫습니다. 일하고 싶습니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상대 이재오 후보가 갖고 있는 '노대통령 저격수' 이미지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상대적으로 송 후보는 젊은 여성의 이미지를 적극 강조, "참신함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송 후보측의 장우윤 기획팀장은 "국민을 실망시켰던 싸움정치 중심에 이재오 의원이 있다고 생각하고 구태정치 대 새 정치의 대결 구도로 판을 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후보측 관계자는 "개인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 여당이 잘못하는데, 야당이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그러다 보니 강성, 투사 이미지가 나오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송 후보는 내세우는 공약이 없다"며 "지역 개발을 위해 누가 필요한 지는 유권자들이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은평갑 : 재선 의원 끼리의 맞대결 강인섭 vs 이미경**

은평갑은 열린우리당 중앙위원인 이미경 후보와 이 지역 현역 의원인 한나라당 강인섭 후보가 맞붙고 있다. 이 후보는 15대와 16대 비례대표로 재선에 성공했고, 강 후보는 이 지역에서 14대와 16대 당선된 바 있다.

이미경 후보 측에서는 "탄핵 이전부터 정당 지지도나 인물 적합도 면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한나라당 강인섭 후보측에서는 "접전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밝혔지만 "탄해 역풍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힘든 상황을 에둘러 표현했다. 강 후보측의 허경철 조직부장은 "서울 시장과 구청장 등이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기 때문에, 지역 발전에 대한 협조가 이뤄질 수 있다"고 지역발전론을 내세웠다.

강인섭 후보는 이 지역에서 14대와 16대에 당선된 현역의원이다. 비례대표로 2선을 한 이미경 후보는 상대적으로 지역기반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측에선 "23년간 은평구에 거주했고 비례대표를 하면서도 교육위원을 맡아 지역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학부모 토론회를 수차례 찾았고 2년 전부터 꾸준히 지역관리를 해 왔다"고 지역 '인물 적합도'에서도 뒤질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측에서는 '구태정치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강 후보의 상대적으로 많은 나이를 공략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강 후보측의 허경철 조직부장은 "한나라당 공천과정에서 현역의원 40%가 교체됐는데, 60대로 공천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지금까지 비리 등에 연루되지 않고, 은평에서 나름대로 지역에 대해 일 많이 했다는 부분이 어필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대문갑 : 연대 총학생회장 출신 격돌, 민주노동당 선전 기대**

서대문갑은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의 선후배 두 후보가 맞붙고 있다. 한나라당 이성헌 후보와 열린우리당 우상호 후보는 모두 연세대학교 동문이지만 오히려 선거전은 더욱 치열하다. 그만큼 '초박빙 지역'이라는 반증이다. 당 관계자들은 "한두 표의 접전 지역"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성헌 후보측에선 우상호 후보가 "이 후보 가족의 재산을 문제 삼는 등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우 후보 측에선 "그것은 언론에서 취재해서 쓴 것일 뿐 우리가 선전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 후보 측에선 '일꾼론', '인물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이 지역 현안을 알 정도"라며 "그만큼 이 후보는 시청을 자주 드나들며 지역 발전에 이바지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표 비서실장을 맡아서 한나라당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플러스 요인"이라고 밝혔다.

우 후보측에서는 "이 후보측에서 우리와 친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차별점을 없애려고 하는데, 우 후보는 이 후보와 걸어온 길이 다르다"며 "이 의원이 졸업 후 김영삼 전 대통령 밑으로 들어가 정계에 바로 입문한 것과 달리 우 후보는 시민운동, 재야 운동의 거친 길만을 걸어왔다"고 이 후보와 각을 세웠다. 이 관계자는 "속까지 깨끗한 진짜 젊은 리더를 뽑아서 거대 야당의 오만함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은 77년생인 민주노동당 정현정 후보의 선전도 기대되는 지역이다. 정 후보는 여론 조사상으로는 한나라당 이 후보와 열린우리당 우 후보에 뒤지고 있지만, 지난 2000년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 11.20% 득표율을 기록해 만만찮은 득표력을 보여줬다.

'전두환 은닉재산 신고센터 집행위원장'을 맡기도 한 정 후보는 최근 자신의 지역구인 연희동 전두환 전대통령 자택 앞에서 유세가 금지되는 억울한 상황을 빚기도 했다. 정 후보는 '낡은 정치 확 바꾸자'는 '혼탁한 부패정치의 대안'으로 민주노동당을 제시하며 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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