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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미 판세 결정" vs 한 "인물경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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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미 판세 결정" vs 한 "인물경쟁 시작"

[4.15 총선-인천은 지금] 정당 위주 투표 경향 감지

인천은 지역색이 뚜렷한 곳은 아니다. 16대 총선에선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절반씩 의석을 나눠 가졌다. 40대 후반이나 50대의 인천 토박이들에겐 전통적인 야당도시 이미지가 남아 있지만, 인천이 서울의 위성도시 역할을 하면서 정당 관계자들은 "정치적 성향은 수도권과 비슷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래서 인천을 17대 총선 전체 구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도권 지역의 판세를 가늠하는 잣대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전국적인 탄핵 역풍은 인천도 예외는 아니었고,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도 열린우리당 초강세였던 인천 지역 선거 판세에 영향을 주기에 충분했다. 한나라당의 '거여 견제론', 열린우리당의 '탄핵 심판론' 등의 전국적인 총선 전략은 그대로 이 지역 후보자들의 전략이 되고 있다. 지역 이슈보다는 전국적 이슈가 표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각 지역 현안도 있지만 후보자별로 내놓은 공약이 대동소이해, 직접적으로 표심을 파고들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인천은 공단이 밀집돼 있는 북쪽은 열린우리당이, 거주지역이 밀집돼 있는 남쪽 지역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탄핵 역풍이 거세게 몰아닥친 현재, 전 지역에서 열린우리당이 앞서고 있지만 한나라당 현역 의원들이 출마한 남쪽 지역 중심으로 한나라당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정 의장의 인천 지원 유세도 한나라당 현역 의원이 출마한 지역에 집중됐다.

***탄핵 역풍과 노풍(老風)은 정리된 듯하지만 해석하는 시각은 달라**

선거전이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7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지원유세차 인천을 방문했다. 정 의장이 동인천역을 찾은 시각은 이날 정오경. 평일 오후라는 시간 탓일까. 정 의장의 유세는 취재진과 각 후보 캠프의 자원봉사자들을 제외하면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정 의장은 이날 유세에서 "나의 본뜻은 어르신들이 투표 당일 쉬시더라도 젊은이들은 투표하러 가야 한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었는데, 한쪽만 알려졌다"며 해명과 함께 사과를 했다.

인천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정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에 따른 한나라당 지지층의 결집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정당 관계자들은 탄핵이나 정 의장 발언 등 각 바람에 대해 슬슬 유권자들이 이성적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파악했다.

"정동영이 욕먹어도 싸"(박내운, 65세)
"사과했으니 됐지 뭘 그래" (민경식, 57세)
"나도 60넘었지만 기분 나쁘더라고"(박내운)
"말하다보면 실수할 수도 있지"(민경식)

정 의장의 유세를 지켜보던 두 인천시민이 나눈 대화의 한 꼭지다. 이처럼 이날 유세장에서도 흥분된 반응보다는 각 유권자들의 생각이 정리됐다는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박 씨와 민 씨도 이미 "지지 정당은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어디에 투표할 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며 지지 정당엔 변화가 없다고 밝혔고, 민 씨는 "개혁이 좋지 않냐"며 열린우리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를 각 정당이 해석하는 시각엔 차이가 있었다. 열린우리당은 "판세는 결정됐다"며 열린우리당 우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고, 한나라당은 "여러 가지 바람에 대한 효과는 정리된 만큼 이제는 인물 경쟁 구도로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당이냐 인물이냐**

지역 유권자들의 정당 위주 투표 경향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열린우리당에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힌 조현희(27세, 학생) 씨는 "그러나 우리 지역의 열린우리당 후보가 누군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50대의 한 택시운전수는 "인천은 4-50대 이상에서 야당 선호도가 높은 도시"라며 자신도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인천에서 쭉 살았다는 염덕상(37) 씨는 "요즘에는 정당주의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정당 위주 투표 경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각 캠프의 전략도 이에 맞추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탄핵 심판론'을 내세우며 특히 한나라당 현역의원들의 추격이 거센 지역에선 물갈이 여론도 강조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전통적인 야당 도시라는 점을 이용해 '거여 견제론'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자체 분석과 함께, 정 의장 발언도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연수구 열린우리당 고남석 후보의 조영학 홍보실장은 "'탄핵 심판론'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며 "민주 대 반민주, 양심 대 몰상식의 구도로 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에서 내세우는 '거여 견제론'에 대해서도 "좀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지만, "현역 의원에 대한 심판 여론도 강하다"고 밝혔다.

남동갑 한나라당 이윤성 후보의 박종호 비서관은 "전화 홍보의 기본은 짧게 많은 사람을 접촉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탄핵 사유와 탄핵이 이뤄진 저간의 과정에 대해 상세하고 길게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탄핵 심판론을 제어하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으로 탄핵 역풍이 이 지역에 미친 영향에 대한 반증으로 해석된다.

또한, 한나라당은 인천 지역에서 '당 대 당'의 구도보다는 '인물 대 인물'구도가 승산이 있다고 보고, 현역 의원 중심으로 의정 활동 등 현역의원 프리미엄을 활용해 인물 경쟁 구도로 몰고 가려는 모습이다.

중ㆍ동ㆍ옹진구 한나라당 서상섭 후보의 전광우 보좌관은 "인물 구도로 가면 승산이 있다"며 "깨끗하게 한 길만 걸어왔다는 점이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동갑의 이윤성 후보의 박종호 비서관도 "이 지역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다양한 상임위 활동"이라고 의정 활동을 홍보했고, 연수구의 황우여 후보 캠프의 계민석 보좌관은 "한나라당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이 학교가 많은 연수구에서는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열린우리당도 인물 경쟁 구도에서 질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내세우는 인물 경쟁은 탄핵 역풍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에 불과하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연수구 열린우리당 고남석 후보의 조영학 홍보실장은 "한나라당에서 거여견제론과 함께 인물 대 인물 전략도 내세우는데 우리도 지역 일을 10년 넘게 해온 사람"이라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동갑 열린우리당 이강일 후보 캠프에서 언론과 정책 분야를 담당하는 김상희 씨는 "이윤성 후보의 지지기반이 있어 치열한 싸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탄핵 심판론에 젊은 층의 물갈이지지 여론과 더불어 인물로도 복지정책을 책임지고 수립하는 등 밀릴 것은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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