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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위원장 "민노당 지지"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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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위원장 "민노당 지지" 선언

정부-보수층 반발에 "노동자 정치세력화 절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지도부가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히자 교육부와 일부 보수층이 반발하는 등 교육계가 또 한차례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교조 위원장, "민노당 통해 노동자의 정치세력화 실현"**

원영만 전교조 위원장은 지난 27일 전교조 홈페이지에 올린 '참교육, 참세상을 위해 애쓰시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교조는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위해 진보정치 실현에 앞장설 것을 결의하고 이번 4·15 총선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며 "민주노총에 가입된 전교조의 정치방침은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인 민주노동당을 통해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원 위원장은 "그러나 이러한 정치방침이 대중 조직에서 조합원 개개인의 정치적 자유를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다만 노동조합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할 당과 후보에 대한 지지를 명확히 하자는 것이고, 노동자가 조직된 힘으로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정치에 직접 참여함으로서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대우받는 제대로 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한 걸음 나아가자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보수층 "공무원 중립의무 위반"**

이같은 소식이 29일 뒤늦게 알려지자 그동안 전교조의 정치투쟁에 불신감을 표출해온 교육계 보수층과 보수언론들은 일제히 강한 반발감을 보였다.

이미 지난 26일 탄핵·총선과 관련해 긴급이사회를 열어 성명서까지 채택했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원이나 공무원이 집단적으로 정치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일부 보수신문은 29일 저녁부터 자사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이번 사건을 '파문'으로 규정하고 "헌재가 지난 25일 교원의 정치활동 금지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으나 전교조가 불과 이틀만에 이를 어겼다"고 보도했다.

해당 정부부처인 교육인적자원부는 29일 오후 이 소식이 전해지자 법무부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등 부산한 모습을 보였다.

***민주노총 등 "보수층, 공연한 트집" 반박**

그러나 민주노총과 전교조 등 노동계는 이같은 원 위원장의 서신이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차상철 전교조 사무처장은 "전교조 지도부는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로서 상급단체가 결정한 지침에 따랐을 뿐"이라며 "이를 문제삼는 것은 노동조합에 대한 몰이해에 다름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정호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국장은 "어느 조직보다 개인의 자발성을 강조하고 있는 노동조합은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일 경우 조합원 개개인의 결정을 존중해 왔다"며 "그런 의미에서 원 위원장의 이번 서신은 오히려 조합원 개인의 현명한 결정을 촉구하는 글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서신의 내용을 문제삼는 것은 마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 '교사가 노동자인가' '교사가 좌파인 민주노총에 가입할 수 있는가'라는 구시대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못마땅한 눈길을 보내고 있는 교육계 보수층과 보수언론은 왜 이군현 한국교총 회장이 한나라당의 공천대상자로 공식 거명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아직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한편 원영만 전교조 위원장에 앞서 노조차원에서 민노당 공식지지를 천명했던 전국공무원노조는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3일의 노조 결의대회에서 결정된 민노당 지지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기로 해, 전공노 지도부에 대한 사법처리를 지시한 정부와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음은 원영만 위원장이 홈페이지에 게재한 서신의 전문이다.

***참교육, 참세상을 위해 애쓰시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께**

따스한 햇살이 꽃을 피우고 사람들의 가슴에 희망을 줍니다. 새학기를 시작하면서 올해는 더욱 힘차게 생활을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는데 교육부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 발표와 요동치는 정치를 바라보면서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잘못된 교육정책으로 일년에 수백여명의 아이들이 죽어 가는 나라, 왜곡된 입시구조 속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아이들을 붙잡고 교육해야하는 비인간적인 교육현실에서, 소중한 교사 한 분이 쓰러져 운명을 달리하였습니다.

정말 가슴 아픕니다.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입시지옥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교육부는 교육을 더욱 황폐화하는 방안만을 내놓고 있으니 얼마나 기가 막힙니까?

전교조의 시국선언에 대한 수구보수세력들의 흠집내기 반응을 보면서 저들의 시대착오적인 생각에 분노가 아닌 깊은 연민을 느낍니다. 교사들은 공무원이기 때문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입도 뻥끗하지 말라는 발상은 반민주적인 것입니다.

교사들의 시국선언은 교사로서의 양심과 이 땅의 국민으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의사표현일 뿐입니다. 시국선언은 너무나도 정당한 교사들의 권리이며 저들의 징계협박은 오히려 교사들에 대한 폭력일 뿐입니다.

모든 책임은 지도부가 지겠습니다. 아무 걱정 마시고 당당하게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해맑은 아이들의 희망을 위해,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렵고 힘들지만 함께 힘을 모아 잘못을 고쳐나가는 행동이 아니겠습니까.

전교조는 전국대의원대회를 통하여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위해 진보정치 실현에 앞장설 것을 결의하고 이번 4.15 총선에 적극 대응하기로 하였습니다. 민주노총에 가입된 전교조의 정치방침은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인 민주노동당을 통해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조합원들 중에는 정치적 견해가 다른 분들이 분명히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방침이 대중 조직에서 조합원 개개인의 정치적 자유를 강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노동조합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할 당과 후보에 대한 지지를 명확히 하자는 것이며, 노동자가 조직된 힘으로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정치에 직접 참여함으로서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대우받는 제대로 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한 걸음 나아가자는 것입니다.

저는 교사들이 교육노동을 통해 교육의 희망과 세상의 희망을 만드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땅 1천 5백만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과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랑스런 조합원동지 여러분!

2004년 전교조는 교육을 황폐화시키는 교육개방, 교원구조조정, 평준화해체 음모를 저지하는 사업과 동시에 입시제도 개혁, 교육과정 개편, 사립학교법개정과 교장선출보직제 법제화 등 한국교육의 근본적인 틀을 바꾸는 일을 주요 사업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힘들지만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조합원동지여러분, 교육과 정치에 새로운 희망을 세워나가는 일, 바로 우리들 어깨 위에 놓인 소중한 과제로 생각됩니다. 힘차게 한 마음으로 전진합시다!

2004. 3. 27.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원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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