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한나라당호의 긴급 구원투수로 김영삼정부 시절 수석으로 '개혁플랜'을 짰던 서울대 국제대학원의 박세일 교수가 등장했다. 16대 선거법, 정치자금법, 정당법 등 정치관계 3법의 개혁을 위한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의 위원장이기도 했던 박 교수는 25일 한나라당에 입당, 주위를 놀라게 했다.
박 교수는 박근혜 대표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동시에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장도 겸임하기로 해, 박 대표에 이어 사실상 한나라당의 2인자가 됐다. 박 교수는 비례대표 상위순번을 약속받아 17대 원내 진출도 확실시되고 있다.
***"여, 이대로 가면 일당지배의 유혹 받을 것"**
그동안 공천심사위원장이나 한나라당의 새 대표로 끊임없이 물망에 올랐던 '중도보수' 성향의 박 교수는 "우리나라 야당이 굉장히 어려운데 야당의 붕괴는 민주주의 위기로 연결된다"며 "여당에도 훌륭한 분들이 많이 있지만 이대로 가면 일당지배의 유혹, 오만과 독선의 유혹을 받게 돼 대의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자신의 입당변으로 '거여(巨與) 견제론'을 내세웠다.
박 교수는 "한나라당은 가족과 친구 빼놓고는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과거의 기득권 체제와 부패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대대적인 당 개혁을 예고했다.
박 교수는 "천막 당사에 처음 와봤는데 마치 폭탄을 맞은 것 같다"며 "이 어려운 데서 이 연약한 분이 국민의 여망을 모으고 꿈과 희망을 주는 일을 다시 시작하려 있으니, 많이 격려해 달라"고 박근혜 대표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박 교수는 노무현 정부의 출범이후 교육부총리 등 정부 요직에도 끊임없이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로, 그는 참여정부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현 정부에는 일할 사람이 많다"며 "야당이 거듭나는 데 힘을 보태야 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비례대표 공천, 외부인사 대대적 수혈**
박 교수는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장 취임 일성으로 외부 인사의 대대적인 영입 추진 의사를 밝혔고, 현역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는 일은 힘들 것이라고 비례대표의 대대적인 인적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한나라당 당헌상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은 비례대표에 출마할 수 없게 돼있다. 이에 대해 이상득 사무총장은 "상임운영위원회에서 추천하면 별도로 모실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탄핵철회론 등 탄핵과 관련한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오늘은 이 정도로 하자. 다음에 더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피해나갔다.
박 교수는 박근혜 대표가 직접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교수는 "박 대표가 새로 선출된 뒤, 연락을 취했고, 어제 저녁에 결심했다"며 "박 대표는 대단히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표는 "박 교수를 특별히 모시고 싶었던 이유는 한나라당이 정책정당으로 거듭나서 정책기능을 대폭 강화해서 피부에 와닿는 많은 정책을 개발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26일 운영위원회의를 열고, 선대위원장 임명안과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이날 새벽 남대문 의류 상가를 방문하는 등 첫 민생투어를 실시했다. 취임 첫날 당사를 옮기고 본격적인 민생 투어를 시작한 박근혜 대표와 정책 전문가 이미지의 박세일 교수. '양박(兩朴)체제'가 탄핵정국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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