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대통령은 허용되고 하위공무원은 불법이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대통령은 허용되고 하위공무원은 불법이냐"

공무원노조 "민주노동당 지지" 선언, 정부 "엄중조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김영길)이 23일 충북 청주시민회관에서 열린 정기 중앙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동당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무원조직이 특정정당 지지 입장을 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무원노조, 찬성 64%로 민노당 지지 결의**

공무원노조는 지난 16일 중앙위에서 통과된 '대의원대회를 통한 정치적 선언, 민주노동당 후보를 중심으로 한 개혁진보 성향의 후보의 지역단위별 지지' 원안을 6백71명의 참석자 중 3백50명이 투표에 참가, 찬성 2백24표(64%), 반대 1백26표(36%)로 가결시켰다.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는 지도부 원안에 대해 '민주노동당'을 '개혁적 진보정당'으로 바꾸자는 수정제안이 들어왔으나 4백13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찬성 1백91명으로 부결됐다.

공무원노조는 이날 채택한 결의문에서 "업무상의 정치적 중립은 철저히 준수하겠지만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개인의 사상과 신념의 자유까지 부정당할 수 없다"며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는 국민 누구나 가지는 기본권"이라고 밝혔다.

2002년 3월 23일 결성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경찰과 교원을 제외한 전국 행정ㆍ사법ㆍ입법ㆍ국립대학 6급 이하 공무원 13만여명이 가입해 있는 국내 최대의 공무원조직이지만 아직 법으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 "엄중 조치하겠다"**

이같은 공무원노조의 민노당 지지선언은 즉각 정부부처의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행정자치부는 "공무원노조의 특정정당 지지 선언은 국가 및 지방 공무원법 상의 '공무원의 중립 의무' 위반으로 엄정히 조치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행자부는 "공무원 노조의 '의문사진상규명위의 탄핵 반대 성명' 지지는 공무원 중립의무 위반"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앙선관위도 23일 공무원노조 앞으로 "대의원대회에서 민노당 지지로 내부 입장을 정리한 것은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지만 단체명의나 공무원 개인으로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할 수 없다"며 "선거법에 위반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협조요청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정용해 공무원노조 홍보실장은 "민주노동장 지지는 대의원 대회에서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일 뿐 아직 외부적으로 공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 위반은 아니다"라면서도 "헌법에 보장된 정치적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 민주노동당 지지를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대통령은 허용되고 하위공무원은 불법이냐"**

민주노동당도 정부의 엄중 조치 경고에 강력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 김성희 부대변인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직위인 대통령 등 고위 공무원의 정치적 입장 표명은 허용되지만 비정치적 업무에 종사하는 대다수 하위직 공무원 노동자의 표명은 불법이라는 발상은 정당치 않다"며 "공무원 노조의 지지 결의는 기본권적 의사표현"이라고 밝혔다.

그는 "직권을 이용하여 특정정당을 돕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외부에 지지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직무수행이나 국민에 대한 봉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이번 공무원 노조의 자발적인 지지 표현은 과거에 공무원이 집권세력의 권력유지에 악용되었던 것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며 "이는 지지의 대상이 현 집권세력이 아니라 원외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무원 정치활동 전면금지는 위헌"**

민주노동당 법률지원단 김정진 변호사도 "공무원노조의 지지선언이 현행법에 위반되는 것은 사실이나 현재 국가공무원법은 88만명 공무원의 선거운동, 정당가입, 정치자금기부 등을 전면 금지해 공무원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이는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권리와 제한 필요성의 조화를 위해 공무원 정치활동의 허용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선진국의 사례를 볼 필요가 있다"며 "직무수행에 지장을 주는 정치활동만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