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움 (暗)과 보여줌(示)의 미술적 가능성을 모색하는 ‘喑-示’전이 유아트스페이스 (3. 9 - 3. 21)와 성곡미술관 (3. 3 - 4. 20) 에서 각각 열리고 있다. 암-시와 암시의 두 가지 관점에서 미술에서의 조형적, 매체적 특성을 살피고 창의적 표현의 가능성을 보여주려는데 전시회의 목적이 있다.
전시 ‘暗-示’는 우선 암시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暗, 어두움이며, 示, 보여줌이다. 붙여쓰면 暗示로, 암시하다, 간접적으로 설명하거나 이야기를 한다는 의미다. 암시는 미술에서 중요한 기능을 가져왔다. 회화에서, 특히 종교적이거나 상징적인 그림에서 암시는 크게 발전하였고, 동양의 문인화에서도 좋은 예를 보여준다. 사군자 그림은 묘사라기보다는 줄을 약간의 곡선으로 그어 난초를 나타내거나, 먹선을 직선으로 처리하여 대나무를 만들어내며 암시적인 표현을 보여준다. 이러한 암시는 그림의 중요한 형식으로서 어둠의 자취를 이용한다.
이러한 암시는 사실적인 재현과 추상의 중간 길로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또한 어둠은 소묘나 크로키에서 보여주듯이, 어둠으로 그어 형상을 표현한다. 플라톤은 어둠은 가시성의 가능성으로 이해한다.
이번 전시회는 전통적인 수공과 테크놀로지의 미적 변화, 빛과 그림자, 어두움, 기호화된 형태 속에 감추어진 이야기들이 제시하는 현대미술의 방향을 젊은 작가들과 중견작가들의 시각을 통해 암시적으로 그려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기획자 강 박사는 말한다. “암시는 감추며 이야기하는 것이다. 때로는 마치 주름으로 감싸주는 것과 같다. 그것은 서구어의 implication과 연관시킬 수 있는데, 들뢰즈에 의하면 그것은 '자기 스스로를 설명하는 것'이다. 즉, 외부로 향하기보다는 자기 스스로를 향하는 서술인 것이다. 이러한 암-시와 암시는 빛의 또 다른 모습으로, 가시성과 비가시성의 경계로서, 차이와 분별로서 제시된다. 뿐만 아니라 이 암-시와 암시는 과거의 전통적인 모습으로, 새로운 매체의 본질적인 내용으로, 그리고 서술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아주 ‘미술적인’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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