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사덕 원내총무와 김문수 의원이 16일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탄핵안 역풍으로 지지율이 계속 추락하는 상황에서 중량감 있는 의원들의 전당대회 출마를 통해 지지율 반등을 노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이 같은 기대가 현실화 될지는 미지수다.
***홍사덕-김문수 "당이 어려운 상황이라 출마 한다"**
홍 총무는 "탄핵정국과 총선을 정면으로 돌파해서 이 난국을 해결하는데 앞장서고자 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홍 총무는 "한나라당은 물러설 데야 설 곳이 없는 벼랑 끝에서 일어서기 위해선 원숙한 안목과 전략이 필요하다"며 "주변의 모든 인재를 총 결집해 지금의 난국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홍 총무는 "난 운이 센 사람"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는 운이 센 사람이 앞장서야 된다"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이 차떼기로 손해를 보는데, 26년째 같은 아파트에서 전세를 살면서 재산을 늘리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대표를 맡으면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의원은 "나라와 당이 몹시 어렵다"며 "한나라당이 개혁하지 않고서는 정치개혁과 대한민국을 구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 출마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의 출마권유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당 대표 경선 선관위는 당내 중량감 있는 의원들의 대표 경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후보등록 일정을 수차례 연기해 왔다. 당 선관위 소속의 심재철 의원은 "오늘이 지나면 홍보물 발송 등의 문제가 있어 물리적으로 후보를 더 받을 수 없다"고 마지노선을 16일로 밝혔고, 이에 김 의원은 6시로 예정된 후보 등록 마감 30여분 전에 등록신청을 했고 홍 총무는 10분전인 5시 50분에 막차를 탔다.
***박근혜-홍사덕 양강 구도에 세 후보가 도전하는 양상 될 듯**
이로써 이미 후보등록을 마친 권오을, 박근혜, 박진 의원과 함께 홍사덕 총무와 김문수 의원까지 2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는 5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대표 경선이 3파전으로 치러질 경우 박근혜 의원의 무난한 독주가 예상됐지만, 홍 총무의 출마로 당내에서 바라던 '홍사덕-박근혜'의 빅 매치가 열리게 돼 전대 흥행을 위한 당내 기대감은 높아지는 상황이다.
또한, 17대 총선 공천자 대회도 겸해서 치러지게 될 이번 전대에서 전날까지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던 김문수 의원도 대의원들의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이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공천 작업을 벌이는 동안, 김 의원이 '최병렬 대표의 지시를 받는다'는 '사천(私薦)'논란이 남아 있는 것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박진 의원은 '40대 기수론'을 내걸며 도전하고 있고, 권오을 의원은 소장파로서 '건전 보수와 합리적 중도세력을 아우르는 중도우파'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흥행 성공 여부는 미지수**
당초 한나라당 전대는 출마의사를 밝힌 의원이 3명밖에 되지 않아 전당대회 개회를 위해 필요한 대의원들의 의결 정족수조차 채울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후보등록 마감을 30여분 앞두고 홍 총무와 김 의원이 출마선언을 함으로써 한나라당은 간신히 흥행을 위한 기본 요건은 마련됐다는 자체 분석이다.
그러나 홍사덕 총무와 김문수 의원이 출마선언을 했더라도 탄핵 정국으로 들어선 상황에서 한나라당 대표가 누가 되는 지는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는 시각도 존재해, 전당대회가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질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당 선관위는 18일로 예정됐던 전당대회 일정을 연기, 23일에 열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당내에선 탄핵 정국으로 전당대회가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대다수 의원들이 '전당대회마저 무산되면 한나라당에는 희망이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해 23일로 전당대회 일정을 못 박아 논란을 종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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