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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여성노동자의 삶과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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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여성노동자의 삶과 투쟁

[알림] 3ㆍ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여성노동영화제

"차별과 빈곤을 넘어 여성노동자의 목소리를 높여라!"

오는 2004년 3·8 세계 여성의날 96주년을 맞아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이 여성노동영화제를 개최한다.

<사진 1>

한국과 세계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을 짚어보고 그에 대한 대한 대응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고자 기획된 이번 영화제는 3월 2일부터 10일까지 전국 9개 지역(서울, 인천, 부천, 안산, 전북, 광주, 마산·창원, 부산, 대구)에서 개최된다. (서울은 일시 : 3월 2일~6일, 장소 : 떼아뜨르 추(2호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차별과 빈곤을 넘어'로 ▲세계화, 차별과 빈곤의 굴레 ▲여성으로, 노동자로 살아가기 ▲비정규직, 70%의 이야기 ▲그러나, 일어서라 ▲옛날 영화를 보다 등 다섯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일하는 여자들은 아이 갖기가 두렵다**

개막작으로 상영될 <소금>(박정숙 감독, 2003년 작)에는 임신여성 중 50%에 가까운 여성들이 유산을 경험하고 아이를 갖으면 죄인 취급을 받는, '여성'과 '노동자'라는 두 개의 이름이 너무 버거운 철도 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박정숙 감독은 연출 의도에 관해 "2003년 현재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낮은 1.17% 다. 정부와 언론은 출산장려대책을 세워야한다고 떠들어대지만 정작 일하는 여성들은 아이 갖기가 두렵다. 겉에서 보기엔 표 파는 일이 주된 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여성들은 철도 전반에 걸쳐 여성들이 일한다. 그럼에도 근무조건이 임산부에겐 너무나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 2>

***'자유무역지대'에서 '자유롭게' 착취당하는 여성들**

<세계화, 차별과 빈곤의 굴레>에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해 여성노동자들이 차별과 빈곤의 악순환 속에서 불안한 일자리와 낮은 임금으로 고통받는 상황을 보여준다. 영화들은 초국적 자본이 제 3세계의 값싼 인건비를 겨냥해 여성들을 집중 고용하는 산업에 투자하고 있고 여기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의 권리는 보호되지 않는 현실에 주목한다.

인도영화 <Jarimari>는 싼 인건비를 찾아 방글라데시나 중국으로 이동한 의류 공장으로 인해 이전보다 더욱 열악한 노동조건을 견뎌야 하는 뭄바이 국제공항 주변의 슬럼가 자리마리 노동자들의 삶을 보여준다. <먼지덮인 인형>은 자유무역지대에서 국제자본의 착취를 감당해야 하는 스리랑카, 태국, 한국의 여성노동자들의 삶과 공동체,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사진 3>

<미키마우스 아이티에 가다>에는 시간당 28센트의 임금을 받으며 작업장에서 인격적인 모독을 받는 디즈니의 캐릭터 아동복을 만드는 아이티 노동자의 이야기가 있다. <티셔츠 속에 감춰진 착취>에서는 미국 UCLA에 갓 입학한 여학생 알렌 벤야민이 학교 주변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티셔츠의 원산지인 멕시코의 티셔츠 공장을 직접 찾아가서 자유 무역 지대의 미국 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착취 실태를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보여준다.

<브랜드의 이면>에서는 미국 노동법과 이민법이 적용되지 않는 허점을 이용해 많은 의류제조업자들이 미국령 사이판 섬에 모여들어 중국, 타이, 방글라데시, 필리핀의 여성들을 가두어놓고 착취하는 현장을 고발한다. 이 의류노동자들이 생산한 상품은 "Made in USA"(미국산)라는 라벨을 달고 GAP, J. Crew, Ralph Lauren 등 유명 브랜드로 팔려나간다.

***여성으로, 노동자로 살아가기**

<여성으로, 노동자로 살아가기>에서는 임신·출산을 이유로 한 해고 등 위기에 처한 모성보호 실태와 취직 시의 외모차별, 직장내 성희롱과 폭언폭행 등 이 땅에서 여성과 노동자라는 두 개의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의미하는 바를 찬찬히 보여준다.

<재희 이야기>에서는 중소 건설회사에 갓 입사해 빈번한 성희롱에 고통스럽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재희와 활발하고 사교적이지만 성희롱의 가해자라는 문제제기에는 노골적으로 불쾌해하는 김홍택 대리, 8년차에 아직도 대리진급을 하지 못한 정애의 갈등이 펼쳐진다. <오! 뷰리풀 라이프>는 은숙의 자기소개서이다. 영화는 면접실에서 시작하고 은숙은 면접관들앞에서 화려하고 자신감 있게 자신을 소개하지만 현실은 정반대. <그녀의 무게>는 취업을 앞둔 여상에 다니는 선경이 취업을 위해 몸매를 관리하고 외모를 가꾸라는 주위의 성화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나라 여성노동자 5백80만명 중 비정규직이 70%**

우리나라 여성노동자 580만명 중 비정규직은 70%로 2003년 정규직 남성노동자들의 월평균임금 222만원에 비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월평균임금은 82만원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70%의 이야기>섹션에는 일본 영화 <법과 법사이의 여성들>이 있다. 코오무 린쇼쿠란 일본의 공무임시직을 일컫는 말. 정규직을 고용해야할 자리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을 채워 넣고 정부기관에서는 싼 값에 이들을 시간제로 고용하고 마음대로 해고를 반복하는 상황은 놀랄만큼 우리나라와 흡사하다.

<사진 4>

이 밖에 동부 켄터키에 있는 4개의 간이식당에서 치킨, 피자, 햄버거를 요리하는 여성들의 생활에 대한 내밀한 관찰을 담고 있는 <패스트푸드 우먼>, 중년의 가정주부와 노인 혹은 새로 이민 온 사람들이 대부분인 홍콩의 청소부들의 이야기 <쓰레기의 그늘>, 일용직 영양사인 김연숙씨의 이야기를 통해서 본 불안정한 위치에 있는 노동자(파견직 지게차 운전사, 용역직 식당조리사, 일용직 영양사, 하청업체 여성노동자)자의 이야기 <동행> 등 이 시대에 비정규직의 분노와 아픔은 차고도 넘침이다.

<사진 5>

***그러나, 일어서라**

<그러나, 일어서라>에서는 자본과 경쟁이 아닌 노동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로 바꾸기 위해 일어선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을 담은 영화들을 소개한다.

여성노동자들에 대해 제대로 된 통계조차 없고 그 담장 안의 이야기가 제대로 드러난 적조차 거의 없는 마산수출자유지역의 여성노동자들. <눈물꽃>은 데모는 그저 남의 일로만 여겼던 12명 여성노동자들의 이 안에서의 싸움을 담고 있다. 여성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려 하는 남성중심적 현실을 고발한 <평화란 없다>, 알리안츠 제일생명 사내부부 우선 해고에 관한 다큐멘터리 <83인의 인질>, 사측의 노조 탄압에도 불구하고 1년 여간 힘겨운 투쟁을 이끌었던 청구성심병원 노동자의 투쟁과 승리에 관한 기록 <꼭 한걸음씩>은 우리 사회의 때로는 소외받았던, 그 숨은 이야기를 잔잔하게 들려주고 있다.

다섯 번째 섹션 <옛날 영화를 보다>에서는 군부독재시절 상영금지조치로 인해 성당이나 교회 등에 삼삼오오 모여 낡은 영사기를 돌려가며 숨죽여 보던 영화인 노동운동가의 이야기 <노마레이(1979)>와 남편대신 파업을 주도해 나가며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아내들의 여성의식과 생생한 노동자 가족투쟁의 역사를 보여주는 <대지의 소금(1954)>이 상영된다.

<사진 6>

부대행사로는 3월 5일, 워크숍 <여성노동자, 현장에서 카메라를 들어라>이 열린다. 여성노동자들을 다룬 작품이 만들어지기 힘든 현실에서 좀 더 많은 여성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스스로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워크숍에서는 박정숙 감독, 이옥선 감독이 발제를 하고 여러가지 작업사례와 일본의 사례도 함께 살펴본다.

더 자세한 내용과 시간은 홈페이지(www.38women.or.kr)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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