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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열린 우리당 당의장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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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열린 우리당 당의장에게 묻는다.

<주장> 이라크 침략전쟁 파병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총선정국이 되면서 중대한 국가적 현안들이 도리어 부차적인 것으로 격하되고 있다. 그 가운데 특히, 이라크 침략전쟁 동조 파병 문제는 민주노동당을 제외하고 정치권 내부에서 이제 별반 거론 조차되고 있지 않은 형편이다. 이는 정치권의 명백한 직무유기 행위이다.

더군다나 그간 파병 반대를 외쳐온 정치인들 가운데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 이름 하나하나가 시대의 희망인가 했는데,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파병 문제 거론, 정치권 잠잠**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은 기본적으로 중동의 재식민지화 전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병>은 이러한 야만적인 전략 목표에 따른 미국의 이라크 점령체제 유지를 위한 보조원으로 우리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걸고 복무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존엄한 주권국가인 이 나라를 인류적 평화를 유린하고 있는 미국 부시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키겠다고 작심하지 않는 한 할 수 없는 선택이다.

파병 문제에 대한 민주적 공론의 장을 애초부터 존립하지 못하도록 한 것에는 노무현 정권의 식민주의적이고도 기만적인 자세가 그 근본에 있다. 여기에는 또한, 이를 어떻게든 정당화하고 있는 노무현 지지 세력 내부의 이른바 논객이라는 자들의 권력을 위한 프로파간다에 지나지 않는 허무맹랑한 논리와, 이 문제를 대충 덮고 나가려는 주요 정치인들의 굴종적 대미 인식이 가세하고 있다.

<파병>에 대하여, 여당이자 최근 여론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는 열린 우리당은 조속한 국회통과를 내세우고 있으며, 특히 정동영 당의장은 이에 대하여 매우 적극적인 자세이다. 개혁정치를 내세우는 정당의 수장이 야만의 대열에 서겠다는 것이다. 파병 반대 입장과 파병안의 보도 신중한 검토를 표명한 김근태 열린 우리당 원내 대표의 경우, 이와 같은 동당(同黨)의 현실 속에서 뚜렷하게 고립되고 있다.

***열린 우리당의 파병 추진은 개혁정치의 파산**

젊은 당의장을 선출한 열린 우리당으로서는 최근의 여론 지지율 상승이 매우 기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여론의 움직임은 이 나라 정치의 개혁적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열린 우리당이 그러한 요구에 과연 얼마만큼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는 별도로 하고라도 오늘날 한국정치의 가야할 길이 이전의 구태와는 결별해야 한다는 것은 이로써 확실해지고 있는 셈이다. 그에 비해 민주당이 쇠락의 양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그와 같은 시대적 요구 앞에서 정체성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뼈아픈 대가임은 자명하다.

그러나 열린 우리당이 파병 문제를 이런 식으로 처리하고 노무현 정권의 파병추진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이는 한, 열린 우리당의 개혁정치는 본질적으로 가짜이다. 그것은 개혁정치의 궁극적 파산을 예고할 뿐이다.

그 까닭은 다른 것에 있지 않다. 이 나라가 오늘날 직시해야 할 개혁의 본질은 지난 50년간의 냉전체제가 길러온 식민지 정치의 근본을 뜯어고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 최대의 현안이 되고 있는 지역주의라는 것도 냉전체제의 식민지 정치 속에서 기생해온 군사주의 정권의 분리통치에 따른 유물이며, 금권부패정치 역시 민족적 헌신에 투철했던 세력의 배제 위에 활개쳐온 식민잔재의 기득권 유지전략이 가져온 결과이고 빈익빈 부익부의 사회적 양극화로 인한 경제정의의 유실 또한 식민지 정치의 특권체제가 형성해온 현실의 모습이다.

이는 식민체제의 적극적 협력자들인 친일세력 문제 처리가 오늘날 반세기가 넘은 시점에서조차 어떻게 굴절되고 있는지를 보아도 입증된다. 도대체가 이 나라 정치권의 뇌 속에는 제국주의 지배전략에 저항하고 나라의 근본을 바로 세우겠다는 인식과 의지, 용기와 결행의 능력이 보이지를 않는다.

***대미 굴종은 식민지 정치의 심화와 개혁의 한계 드러낼 것**

파병 문제를 공론의 민주적 절차도 밟지 않고 이런 식으로 미국의 군사주의 정책의 요구에 대하여 그대로 굴종하고 들어가는 것은 개혁의 근본대상인 식민지 정치의 틀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 외에는 다름이 아니다. 열린 우리당이 이에 대한 치열한 인식을 갖지 못하고 침략전쟁 동조세력으로 자신의 위상을 매김 한다면 그것은 스스로를 포장만 바꾼 식민지 정치의 주력부대로 전락시키고 마는 것을 뜻한다.

열린 우리당은 당장에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한 비용부담을 우리가 고스란히 부담하게 된 상황에 대하여 재협상의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군사비 지출의 증가가 가져올 압박은 개혁정치에 중대한 제약이 된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주체적 해결에 필요한 국가전략의 논의도 심각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결국 이렇게 기본적인 과제는 제대로 건드리지도 못하면서 하는 개혁정치란 소리만 요란한 이미지 정치에 머무를 뿐이며 조만간 대중들의 정치적 환멸을 재생산하는 원인이 되고 만다. 그리고 그로 인한 불행의 부담은 애꿎은 백성들에게 돌아갈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이다.

***정동영 당의장은 대답하라**

정동영 당의장은 대답해야 한다. 파병 추진이 어찌해서 이 나라의 장래와 개혁정치에 도움이 되는지. 그에 답할 수 없다면, 당연히 파병 반대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대통령이 외교관계로 감당하지 못하는 것을 국회는, 정치권은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한, 대중적 인기 높은 열린 우리당 소속 의원이 있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는 지금 파병 반대의 대열에 서서 오늘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지 않다. 그 모두가 다 기만이었던 것인가?

열린 우리당의 정치적 승세가 민족 문제와 인류평화에 대한 주체적이고 양심적 자세와 관련이 없는 것이라면 그것은 신기루일 뿐이다. 아니, 그로써 정치적 대세를 장악한다면 이 나라의 장래는 암울해진다.

미국의 제국주의 지배전략의 요구인 이라크 침략전쟁에 이 나라의 여당이라는 열린 우리당이 손을 들어 찬표를 던지려 한다면 그것은 두고두고 씻지 못할 인류적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될 것이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세상은 이에 대하여 입을 다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누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발언하고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후대를 위해서 분명하게 기록해놓을 것이다.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헛된 죽음을 강요하고, 이라크 민중들의 존엄한 권리를 유린하며 아메리카 제국의 식민지로 이 나라를 피폐하게 만드는 일에 협력하는 정당과 그 정당의 지도자에게 역사는 가혹한 심판을 내릴 것이다. 앞길이 구만리 같은 정동영 당의장이 이 역사의 심판대 위에 서게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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