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1월 임시국회 단독 소집키로

검찰총장-법무장관 출석요구, 다른 당들은 "웬 방탄국회" 반대

한나라당이 1월 중 단독으로라도 임시국회 소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록 지난해말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던 비리혐의 의원들이 최근 줄줄이 구속되고 있지만,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데다가 대선자금 유용 및 썬앤문 불법자금 수수 혐의로 상당수 한나라당 의원들이 추가로 검찰에 소환될 상황에서 한나라당 단독의 임시국회 소집은 ‘방탄국회’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홍사덕, “대통령은 봄ㆍ여름, 한나라는 혹독한 겨울”**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는 1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정조사나 청문회, 긴급현안질의 등의 방식으로 송광수 검찰총장이나 강금실 법무부장관을 출석시켜 검찰 수사의 불공정성을 따지겠다고 밝혔다.

홍 총무는 “검찰총장은 법무장관 지시를 받는 사람이고 법무장관은 총리 지시를 받는 사람이니까 누구한테 물어봐도 상관이 없다”며 “다만 대변인이나 총무가 언론을 상대로 묻는 것과 국회를 열어서 묻는 것은 그 질량감에 있어 천양지차가 있을 것”이라고 국회 소집 의사를 분명히 했다.

홍 총무는 검찰총장 출석요구나 법무부 장관 해임건의안 등에 대해서도 “일단 (민주당 등에 대해) 국회를 같이 열 건지 그것부터 타진을 하고 국회를 연 다음에 지금 말 한 대로 하나하나 물어보겠다”며 “이회창 캠프 5백2억대 노무현 캠프 0원이 최종수사결과냐 물어본 다음에 생각하겠다”고 여지를 남겨두었다. 홍 총무는 강 법무장관 등의 답변이 부실할 경우 '대선자금 특검'도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홍 총무는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봄, 여름에서 즐겁게 지내고, 한나라당은 늦가을에 혹독한 겨울을 지내고 있다”며 “야당이 설령 혹독한 겨울을 지나는 경우에 독재정권 역시 잘해봤자 아주 이른 봄 한기 속에 같이 있었는데, 대통령이 어쩌자고 이런 정치계절을 만들어 냈는지 걱정스럽다”며 검찰이 야당을 향해 편파수사를 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정가에서는 그동안 비난여론을 의식해 1월 임시국회 소집에 미온적이던 한나라당이 이처럼 임시국회 소집을 하기로 방침을 바꾼 것은 김영일 의원 구속을 계기로 불법대선자금의 사용처를 파악하는 '출구조사'가 본격화될 경우 총선운동에 지대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검찰이 대선자금 유용의원 10여명과 썬앤문 및 대우건설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의지를 본격화하는 등 검찰수사망에 걸린 한나라당 의원들이 속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민주, 우리 임시국회 소집 반대**

하지만 열린우리당이 임시국회 소집에 강하게 반대하는 데다, 민주당은 독도문제 해결을 위한 상임위 소집은 추진하면서도 임시국회 소집에는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어 임시국회 소집시 한나라당 단독국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시국회는 대통령·국회의장 또는 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소집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나라당 단독으로도 소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유용태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의원 6명이 구속됐다 하더라도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1월 임시국회를 소집할 경우 방탄국회라는 비판을 피할수 없다”며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1월 임시국회 소집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비리혐의 의원이 없는 자민련도 최근 검찰의 비리의원 구속과 관련, "잘한 일"이라는 성명을 낸 뒤 1월중 임시국회 소집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