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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유용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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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유용태 승리

‘이용삼 쇼크’에 중도표 유 의원에게 쏠려

11일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원내대표 경선을 실시한 결과, 박상천 전대표가 밀은 유용태 의원(65)가 36대 17의 압도적 표차로 새 원내대표가 됐다. 유용태 신임 원내대표는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원내에 진출한 후 DJ 정부시절 당시 국민회의로 당적을 옮긴 뒤 노동부장관과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당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중진으로, 철새논란에도 불구하고 원내대표가 됨으로써 민주당내 박상천계보의 영향력이 아직 대단함을 입증했다.

*** '이용삼 쇼크'에 설훈 흔들 **

당초 원내대표 경선은 유용태 의원과 설훈 의원이 팽팽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두 의원간 균형을 깨고 유 의원이 완승을 한 데에는 의총 직전 후보직을 사퇴한 이용삼 의원이 크게 기여했다.

당사에서 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후 의총장에 나타난 이용삼 의원은 후보들의 정견발표 전에 '사퇴의 변'을 할 시간을 사회자에게 요청했다. 이 의원의 연설이 표심에 미칠 여파를 우려한 추미애, 김경재 상임위원 등은 사회자에게 "두 후보의 정견발표후 이 의원에게 시간을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에 맞서 이윤수 의원 등이 다시 큰 소리로 "지금 할 것"을 요구해 정견발표 직전 이 의원에게 시간이 허락됐다.

'사퇴의 변'을 통해 이 의원은 "생각도 없는 나를 한화갑 전 대표가 부추겨 출마발표를 하게 하고는 등록도 하기 전에 설훈 의원을 후보로 내세웠다"며 의총에 참석한 한 전 대표를 정면 공격했다. 이 의원은 "이번 후보직 사퇴를 계기로 민주당에 진정한 정당정치의 틀을 세우는 데 힘쓰겠다"며 "당내 계파정치, 밀실정치, 공작정치의 종식"을 촉구했다. 이 의원이 의총장을 빠져나간 후 이 의원의 보좌관은 "동교동계 해체하라"를 외치며 의총장을 향해 동전 한 움큼을 던지고 나가기도 했다.

이 의원의 변이 끝난 후 정견발표를 하게 된 설훈 의원은 주어진 10분 동안 흔들려버린 의원들의 표심을 추스르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방금까지 먹구름이 껴서 천둥이 치던 우리 민주당이 금방 쾌청해지는 것을 보면 민주당은 저력 있는 당임에 분명하다"고 말문을 연 설 의원은 우선 "후보 등록 몇 시간 전에 나와 당에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했다. 표심을 잡기 위해 이전까지 '중진용퇴론'을 주장하던 설 의원은 "박상천 전 대표와 정균환 전 총무가 당의 단합을 위해 힘써주셔 고맙다"며 '중진'에게 감사를 하는가 하면 "재통합을 바라는 것은 개인의 소신이고 무엇보다 의원님들의 의견이 우선"이라며 원내대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 "위기시에는 '특무상사'가 필요해" **

이에 반해 유용태 의원은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설훈 의원 다음으로 정견발표를 한 유 의원은 "위기 시에는 소장파 원내대표보다 나이가 많은 '특무 상사'가 필요하다"며 흠이 됐던 65세라는 적지않은 나이를 오히려 강점으로 내세웠다. 유 의원은 "젊은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며 유용태가 원내대표로 적격하지 않다고 말하는데 나이가 많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누구보다 개혁적"이라고 DJ를 끌고 들어가기도 했다.

유 의원은 이어 "내가 민주당의 적자가 아니라 적합하지 않다고도 하나 친자 못지않게 서자가 효도할 수 있다는 것을 당을 끝까지 지켜 보여주겠다"며 '효자 서자론'을 펼치기도 했다. 구 통합모임측에서 유용태, 이용삼 의원이 한나라당에서 당적을 옮겼던 '철새' 전적을 문제삼아 "원내대표로 적당치 않다"고 평가한 것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동시에 구 통합모임측이 '적자'로 내세운 설훈 의원이 열린우리당과의 재통합을 주장하고 있음을 슬쩍 꼬집는 것이기도 했다.

*** 36대 17로 유용태 의원 압승 **

투표 결과 민주당 의원 60명 중 53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용태 의원이 36표, 설훈 의원이 17표를 얻어 유 의원이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각각 구 정통모임과 통합모임에서 내세운 후보이니 만큼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으나 유 의원의 압승이었다.

두 후보 간 표 차이가 의외로 많이 난데 대해 한화갑 전 대표는 "'이용삼 쇼크'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용삼 의원이 한 전 대표를 공격하고 나옴에 따라 이 의원을 지지하던 중도파 표가 유 의원에게로 쏠렸다는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의총장을 떠나면서 "만사가 다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씁쓸한 속내를 드러냈다.

한 전 대표는 또 "강원도 지역의 소회를 풀어주기 위해 이 의원을 추천한 것과 이 의원이 후보로 나서도록 독려한 것은 모두 사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의원이 "한 전 대표가 공작정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내게 공천권이 없는데 계파정치를 어떻게 하냐"며 "'공작정치'라는 말은 빼 달라"고 요구했다.

유 의원의 당선에 대해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은 직접적인 평가를 꺼렸다. 대신 김 위원은 "구 정통모임 세력이 당내에서 목소리가 그만큼 크다는 증거가 아니겠냐"라며 "유 의원이 들어오면 상임중앙위원 회의가 역동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민주당=경로당’ 이미지 벗을 수 있을까 **

유 의원의 당선으로 68세 대표와 65세 원내대표가 짝을 이루게 됨에 따라 민주당에는 ‘민주당=경로당’ 이미지를 탈피하는 숙제가 남겨졌다. 정책위의장 인선권과 원내 인사권이 있는 유 의원이 향후 젊은 피를 수혈해 당의 이미지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주목이 된다.

이용삼 의원이 ‘계파정치’를 공격하고 나섬으로써 불거진 당 내홍의 여파가 어디까지 갈까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열린우리당 사이에서 새 나오고 있는 ‘재통합론’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침잠할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다시 합칠 거면 아예 나가지도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해 온 강력한 재통합 반대론자다.

특검정국, 대선자금 정국에서 민주당 새 원내대표가 취할 자세에도 주목이 된다. 한나라당 홍사덕, 자민련 김학원 총무와 가까운 관계로 알려진 유 의원은 협상과정에서 진면목을 보일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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