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영화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게 크다. 물론 오늘날 영화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미국산 헐리우드 영화지만, 그에 앞서 영화가 만들어진 나라는 프랑스이기 때문이다. 대중문화의 총아로 사랑받고 있는 영화는 지식정보사회에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령 헐리우드 영화 ‘쥬라기공원’ 한 편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한국의 연간 자동차수출 총액을 능가할 정도이다.
이런 고부가가치 산업인 영화는 1895년 프랑스에서 뤼미에르 형제에 의해서 역사상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1995년 프랑스에서는 ‘영화탄생 100주년’이라 하여 온 나라가 시끌벅적했었다. 뤼미에르 형제는 프랑스의 '브장송(Besançon)'이란 시골에서 출생했다. 형은 오귀스트 뤼미에르, 동생은 루이 뤼미에르인데, 성인 뤼미에르(Lumière)는 프랑스어로 ‘빛’이란 뜻이다.
뤼미에르 형제의 집은 사진건판 공장을 경영하고 있었는데, 사진건판을 늘 보던 집안에서 자란지라 촬영영사기를 발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기초원리는 미국의 토마스 에디슨이 1891년에 발명한 <키네토스코프>인데, 이 장치는 틈이 난 구멍으로 들여다보면 순간적인 영상이 나타나는 장치다. 에디슨의 <키네토스코프>는 기술적으로도 불충분했고 게다가 한번에 한 사람밖에 볼 수 없는 장치라 대중적인 효용성이 없었다.
이 <키네토스코프>의 원리를 기초로 해서 현재의 영화와 같이 필름을 스크린에 영사하는 장치를 발명한 것이 뤼미에르 형제이다. 이들은 1895년 2월 촬영기 겸 영사기를 발명해 이름을 <시네마토그라프(cinématograph)>라고 붙였고, 특허를 받았다. 뤼미에르의 발명품인 영화는 많은 관객이 동시에 영상을 볼 수 있는 것이었기에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다.
1895년 12월 28일부터 파리에서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유료영화가 상영되어 대성공을 거두었는데, 이것이 세계최초의 영화이다. 물론 당시 영화는 무성영화였다. 제목은 “뤼미에르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La Sortie des ouvriers de l'usine Lumière, 1895)”이었는데 줄거리도 없고 무성의 동영상이라 영화라기보다는 영상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세계최초의 영화는 빛이라는 성을 가진 뤼미에르 형제들에 의해 세상의 빛을 처음으로 보았고 흥행에도 성공했던 것이다. ‘시네마’라는 용어는 뤼미에르 형제가 만든 특허품 ‘시네마토그라프’에서 만들어졌다. 시네마는 프랑스어 시네마토그라프를 줄인 말이다.
영어로는 영화를 모션 픽처(motion picture), 무비(movie), 필름(film) 등으로 부른다. 이 중 필름은 사진필름의 재질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영화를 주로 문화적 측면에서 이야기하거나 영화 중의 장르를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그래서 영화제는 필름 페스티벌(프랑스어로는 페스티발 뒤 필므 festival du film)이라고 부른다. 프랑스어에서는 한편 한편의 영화는 필름(필므라고 발음)이라고 하지만 장르로서의 영화 전체를 이야기할 때는 보통 시네마라고 한다.
영화 장르 중에 필름 누아르라는 것도 있다. 이는 암흑가를 배경으로 하는 50년대 헐리우드의 갱스터 영화를 가리키는데, 프랑스의 영화비평가들이 붙인 이름이다. 누아르는 블랙(black)이나 다크(dark)에 해당하는데 말 그대로 번역하면 ‘검은 영화(암흑 영화)’쯤 된다.
영화를 이탈리아어로는 치네마토그라피아(cinematografia) 또는 치네마(cinema)라고 하고, 독일어로는 키네마토그라피(Kinematographie) 또는 줄여서 키노(Kino)라고 한다. 얼마전 폐간된 영화전문잡지 키노는 영화를 가리키는 독일어에서 온 말이다. 에스파냐어로는 시네(cine), 러시아어로는 키노, 북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주로 비오그라프(Biograf)가 쓰이며, 중국에서는 전영(電影)이라고 한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통용되는 용어는 발명 당초의 프랑스어 호칭에서 온 말인 ‘시네마(cinema)’이다.
오늘날 영화는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라 잘만 하면 대박이 터지는 엘도라도이지만 예술이냐 산업이냐는 데는 논란이 분분하다. 어떤 이는 영화를 예술로 보고, 혹자는 산업적 산물로 본다, 또 영화를 오락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데올로기의 전파자로 보는 사람도 있다.
이 다양한 견해들은 모두 어느 정도 옳은 이야기이다. 그만큼 영화는 매우 복잡하고 복합적인 사회적 산물이요, 기술적 산물이며, 가치의 원천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음반, 출판, 게임산업은 제조업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영화는 서비스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표준산업분류 8차개정(2000년)에 의하면 대분류상 영화 및 비디오물 제작업은 ‘오락, 문화 및 운동관련 서비스업’으로 분류되어 있다.
영화는 110여년전 프랑스에서 발명됐다. 프랑스는 영화의 나라인 만큼 프랑스인들은 영화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또한 영화용어 중에는 필름 누아르(film noir), 몽타쥬(montage), 누벨 바그(nouvelle vague) 등 프랑스어가 많다. 다음 번에는 영화용어 중 몇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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