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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 - ‘창랑지수‘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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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 - ‘창랑지수‘ <91>

주가조작

***91. 주가조작**

이틀 후 나는 이 상황을 동류에게 이야기했다. 그녀는 말을 듣고 매우 흥분했고, 또 자극이 너무 강해서인지 약간은 긴장했다. 그녀가 말했다.

“이런 기회는 일생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아요.”

내가 말했다.

“이지 그 자식한테 너무 싸게 해주는 것 같아. 그 인간은 이번 건수로 수천만 위안을 챙길 텐데….”

동류가 말했다.

“당신 맘대로 해요. 어쨌든 우리 일파 유학 갈 돈만 준비해 두라고요. 심지어 정소괴까지 강강(强强)이를 미국으로 대학 보내겠다고 그러는데, 우리 일파가 강강이보다 못났어요? 아니면 일파 아버지가 강강이 아버지보다 못해요?”

내가 말했다.

“안태제약은 내가 이 손으로 직접 세운 기업이야. 나한테는 정말로 둘째아들 같단 말이야! 그걸 이지 그 자식한테 뺏긴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서 못 참겠어.”

동류가 말했다.

“잘나지도 못한 아들놈 끝까지 끌어안고 있으면 뭣해요?”

내가 말했다.

“우리는 역사가 남긴 문제를 끌어안고 상장했던 거야. 상장할 때도 자금을 얼마 조달 못했었지. 뭘 갖고 잘해 나갈 수 있겠어? 우리 주는 그래도 주당 일이 마오(毛)라도 수익을 남겼어. 상장과 동시에 수억 위안씩 끌어들이고도 일이 년만 지나면 다 물처럼 녹아서 종이쪼가리가 되어버리는 그런 회사들도 있는데 말이야. 그런 회사 이사장들이 말은 또 얼마나 당당하게 잘하는지, 비아그라라도 먹었나봐.”

동류가 말했다.

“안태제약이 새 사람 손에 넘어가는 건 시간문제에요. 설령 당신이 어떻게 유지해 나간다고 해도 새 사람이 오고 나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라고요. 당신 임기가 반 년 남았죠. 그 임기 마치면 이지도 당신 찾아와서 이야기 안 할 거예요. 입가에 가져다주는 음식을 당신이야 안 먹는다고 해도 다른 사람까지 안 먹는다는 보장 있어요?”

동류의 말이 내 가슴에 와서 박혔다. 안태제약은 좋아질 기색도 보이지 않고 이익 배당도 못할 처지여서 구조조정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 구조조정 과정에서 은폐해야 할 비밀들이 반드시 드러나게 마련인데, 이런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느니 차라리 내 손안에 있을 때 처리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나는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전화통을 들어 이지의 휴대폰 번호를 눌렀다. 그러나 버튼을 끝까지 누르자마자 나는 또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내가 어떻게 먼저 그 인간을 찾을 수 있어? 나의 격이 떨어지는 일이고 주도권을 빼앗기는 일이다. 그런데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이지한테서 전화가 왔다. 나더러 만나서 이야기 하자는 것이었다. 방금 그 전화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언급했더라도 나는 인정하지 않았겠지만…. 그러나 나는 그가 직감적으로 무엇인가를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점이 못내 꺼림칙했다.

두 번째 만났을 때 이지는 상세한 주가조작 계획을 설명했다. 그야말로 천의무봉(天衣無縫)이었다. 그는 은행에서 대출받은 팔천만 위안으로 안태제약의 주식을 끌어 모아 주가를 끌어올린 다음에 구조조정 소식을 발표하고, 주가가 오른 후 높은 가격에 주식을 팔아치울 계획이었다. 나는 정말 어떻게 한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합리적이고 합법적으로 이렇게 엄청난 부를 이룰 수 있는지 상상할 수 없었다. 물론 배후가 있긴 하지만, 그러나 엄연한 합법행위였다. 그가 당장 동류의 증권계좌로 백만 위안을 넣겠다고 했다. 내가 말했다.

“그것은 급한 일이 아닙니다.”

그는 서둘러 이 일을 해결하고 싶어했다. 일단 돈만 넣어두면 나 역시 퇴로가 막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 역시 내 쪽의 일들도 그렇게 매끈하게 처리할 수 있을지 자세히 생각해 보아야 했다. 내가 말했다.

“이 일을 제 삼자가 알아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임지강이 알아서도 안 됩니다.”

그가 말했다.

“그 친구는 이 일을 성사시켜 세 중간에서 자기도 뭐 좀 건지고 싶어 하는 것 같던데요?”

내가 말했다.

“우리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접촉하지 맙시다. 다른 사람 눈에 띄면 무슨 흠 잡힐지 모르니까요. 앞으로 할 말 있으면 사람 없는 데서 만나도록 하죠. 이 회장님 전화하실 때나 제가 전화할 때도 모두 공중전화를 이용해서 전화국에서도 추적 못하게 합시다. 그래야 마음 놓을 수 있습니다.”

이번 만남에서 그는 내내 공손하기 그지없었지만, 내 생각에, 그 인간이 속으로는 웃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이 일을 꼼꼼히 생각해보았다. 유일한 약점이라면 바로 그 백만 위안이었다. 만약 일이 잘못돼서 그 백만 위안이 어디서 온 돈인지 조사라도 한다면 뭐라고 둘러대지? 그만한 대박 안 터져도 좋으니 이지의 돈을 갖다 쓰지는 말아야겠군. 내 손에 얼마가 있건 간에 그 정도 돈만 끌어들이자. 동류한테 사십만 위안 정도 있으니까 그것만 굴려도 이백만 위안은 남을 것 아냐? 그거면 됐어! 사람이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 되지. 뭐든지 지나치면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거든. 사람의 창자가 수십 자 된다고 해도 그것이 수백 자까지 늘어날 수는 없는 것이니까. 나는 동류에게 친정에 가서 장인어른 신분증을 갖고 와서, 설 지내고 거래소 개장하자마자 증권계좌를 만들어 돈을 넣고 주식을 사들이라고 했다.

생각을 마친 후에 나는 중의연구원 정철군의 집으로 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말했다.

“늦었지만 새해인사 왔네.”

그는 약간 당황하고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말했다.

“오셨습니까, 오셨어요. 지 청장님이 오셨습니다. 들어오세요! 오세요!"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한참 하다가 내가 말했다.

“안태제약 작년 성적은 어땠서? 두 달 후에 주주총회가 열리면 우리 둘이 시험대에 오르게 생겼는데….”

그는 당황하면서 말했다.

“아직 감사 중입니다. 올해부터는 감독 관리가 강화되어 회계사무소 쪽에서도 감히 얼렁뚱땅 넘기거나 하지 못합니다. 조금도 손실이 없었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내가 말했다.

“회사 일은 모두 정 형만 믿겠어. 나야 그저 이사장 이름만 걸고 있는 거니까 ….”

내가 계속해서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벌써 몇 년 째지, 주주들한테 욕먹는 게? 무슨 방법 없을까?”

그 역시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지 청장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저희야 상장할 때 뭐 얼마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빈손 맨주먹으로 뭘 갖고 발전을 한단 말입니까?”

나는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입을 꾹 다물고 있으면서 한 손으로는 탁자 위를 똑똑 치면서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몇 십 번을 치고 있으니 정철군의 얼굴에서는 땀까지 흘러내렸다. 분위기를 충분히 과장시킨 다음, 내가 말했다.

“상황이 정말 어려워. 주주들이 욕을 하는 것도 당연해! 우리 주식을 살 때는 다들 얼마라도 남겨보려고 했었던 건데…. 회사가 빌빌거리고 있으니 성질 날만도 하지."

정철군이 말했다.

“올해에는, 올해에는 반드시….”

내가 말했다.

“무슨 그럴듯한 대책이라도 있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말했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지, 상황이 워낙 어려우니…. 우리 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억 위안씩 들여서 광고를 안 하면 사람들도 안 알아주니 말이야. 이런 식으로 끌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은데….”
정철군의 자신감이 확실하게 꺾인 것을 확인하고, 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4월 초에 주주총회에는 전 성 각지에서 모여든 여든 명 가량의 주주와, 다른 성에서 온 예닐곱 명의 주주가 참가했다. 이사와 사장들이 마치 심판을 받는 죄수마냥 연단 위에 앉아 있는 동안, 연단 아래서는 개인 주주들이 큰 소리로 외쳐대서 회의장은 부글부글 끓는 죽 냄비 마냥 되었다. 무대에 올라 발표하는 주주들은 마치 토지개혁 중에 농민들이 지주를 고발할 때처럼 눈물을 흘리면서 소리를 질러댔다. 한 노파는 흔들흔들 거리며 연단 위에 올라서더니 입을 합죽거리며 자기가 가진 안태제약의 주식을 한 번 죽 계산하는데, 내내 눈물을 훔치더니 결국에는 팔을 뻗으면서 외치는 것이었다.

“이사회를 개편하고, 경영진을 갈아 치워라!”

아래에 앉아 있던 사람들도 두 손을 들어 올리며 따라 외쳤다. 정철군은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모두들 그의 보고에 현실적인 대책이 없다면서 불만족스러워했다. 나는 격분한 무리의 사람들을 보면서 속으로 말했다. “주식들 꼭 움켜쥐고 계십시오! 두 달만 더 기다리면 대박이 터집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생각했다. 안태제약을 정말로 이대로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겠구나! 내 손으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이 일을 맡게 되겠구나! 주주총회를 마치던 날 나는 공중전화로 가서 전화를 한 통 걸었다.

이틀 후에 정철군이 내게 전화를 걸어 중요한 보고가 있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고는 곧장 내게로 달려왔다. 얼굴을 보자마자 그가 말했다.

“이런 일이 있는데,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는 이지가 자기를 찾아왔다면서 사정을 이야기했다. 내가 말했다.

“이지라면 개인 사업가 아닌가? 우리를 잡아 삼키겠다는 거야? 절대 안 될 소리! 어디 뱀이 코끼리를 삼키려 들어!”

그도 말했다.

“안 되지요.”

그 역시 사장 자리를 보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뒷짐을 지고 왔다 갔다 하다가, 자리에 앉았다가 또 일어나 왔다 갔다 하기를 몇 번 반복했다. 정철군의 두 눈이 나를 좇아 고개까지 좌우로 흔들더니 아, 아, 하고 한숨을 쉬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멈추어 서서 말했다.

“회사를 회생시킬 방법이 없을까? 다른 방법이 없다면, 주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던데, 나도 이 자리에 더 이상 앉아 있고 싶지 않아. 정 형 자리도 위험하겠지?”

그가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말했다.

“일단 아무 결론도 내리지 말고, 정 형이 내일 이지를 좀 불러줘!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한 번 들어나 보자고…. 듣는다고 우리 살점 떨어져 나가는 것도 아니니까.”

나는 정철군한테 다른 이사들에게 이지가 오늘 그를 찾아온 일을 통지하고, 내일 회사에서 이사회를 소집하도록 했다. 내가 말했다.

“이지가 정 형을 찾은 것이 오늘, 오늘이었다는 점을 모두에게 분명히 해둬. 이사들이 얼마나 신속하게 이 정보를 얻었는지 알도록 말이야.”

며칠 후 이지는 자신의 회계사와 법률고문 등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우리 몇은 세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안태제약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다른 어떤 조건도 협상이 가능하다고 했다. 몇 명의 이사들도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고 했다.

이지가 떠난 후 열 명 남짓한 이사와 감사(監事)들의 격렬한 논쟁이 이어졌다. 몇 명은 아주 이름까지 대가면서 정철군의 경영능력이 부족해서 회사가 합병당할 처지에까지 이르렀다고 질책했다. 아무도 감히 나를 건드리지는 못했지만, 그러나 나도 자리에 앉아 있기가 불편했다. 내가 이사장인데, 정철군이 그 자리에 앉은 것도 내가 지시한 것 아닌가! 다섯 시부터 여덟 시까지 떠들다가 전화로 도시락을 시켜먹고 또 회의를 계속했다. 회의실 전체에 자욱한 담배연기로 등불 아래 드러난 사람들의 얼굴이 흐릿하게 보였다. 열 시가 되어 벽시계가 동동 하는 소리를 열 번 내자 갑자기 모두들 조용해지고, 약속이라도 한 듯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천천히 말했다.

“모두가 힘 모아 노력해서 쌓아 올린 회사입니다. 하늘에 오르는 것보다 어려운 상장도 우리는 해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구조조정이라니…. 제 심정은 무겁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누구 하나 회사를 기사회생시킬 방법이 없다면, 구조조정 역시 하나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내가 반대하던 몇몇을 바라보자 그들이 내 눈을 피했다. 내가 말했다.

“오늘은 이만 합시다. 모두들 돌아가서 잘 생각해 보시고, 다음 주에 다시 이야기합시다.”

나는 주가가 솟을 것을 알고 있었다. 내 쪽에서는 이미 손을 써놓았다. 이지조차도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이지 쪽도, 내 생각엔, 작업이 거의 끝난 것 같았다. 두 달도 넘는 시간이 있었으니…. 나는 동류더러 임지강한테 전화해서 내일 날이 밝는 대로 증권거래소로 가서 안태제약 주식을 사들이도록 하라고 했다. 동류가 수화기를 내게 넘기면서 말했다.

“당신 바꿔 달래요.”

임지강이 말했다.

“형님, 이지 쪽에서 무슨 소식이라도 있었습니까?”

내가 말했다.

“이지는 자네 친구 아닌가? 몰랐어?”

그가 말했다.

“시장이 계속 저조한 채로 갈팡질팡하기에 괜히 또 피를 볼까봐 걱정이 돼서…. 제 담(膽)이 다 허약해졌다니까요. 안태제약 주가가 요즘 전체 시장흐름에 역행해서 이 위안씩이나 올랐던데, 제가 그걸 쫓아 잡아야겠습니까?”

내가 말했다.

“내가 동류한테 전화하라고 한 걸세.”

그는 즉시 “알았습니다”고 한 마디만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이튿날 오전, 안태제약 주가에는 아무런 동정도 탐지할 수 없었다. 나는 이것이 폭풍 전야의 고요라는 것을, 사실은 엄청난 규모의 돈이 안태제약을 둘러싸고 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끝없이 많은 수의 백 위안짜리 지폐들이 줄을 서서 앞으로 밀려나가는 모습을 상상했다. 오후에 퇴근해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텔레비전을 틀었다. 안태제약의 주가가 상한가를 쳤음을 알게 되었다. 동류는 흥분에 겨워 말했다.

“당신 재산이 오늘 하루 동안 4만, 5만 위안이 불었어요.”

내가 말했다.

“이지 같으면 돈이 사백만, 오백만 위안 들어왔다 해도 당신처럼 흥분하진 않을 거야. 원래 돈 못 만져 본 인간들이 당신마냥 호들갑 떠는 거라고.”

안태제약의 주가는 며칠 동안 연속 상한가를 치더니 다시 제자리걸음을 시작했다. 나는 그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다음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일에 진전이 생기면 위로 솟구쳐 오르겠지. 나는 두 번째 이사회를 열었다. 이번에는 아무도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들 역시 같은 배를 탔으며 이젠 물러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렇게 되자 상황은 돌이킬 수 없었다.

5월 10일, 미국의 폭탄이 유고슬라비아 주재 중국 대사관을 공격한 다음날, 증시는 갑자기 곤두박질을 쳤다. 안태제약의 주가도 대폭 떨어지면서 일종의 ‘폭탄 쇼크’의 영향을 받았다.

동류가 말했다.

“그냥 팔아버려야 하는 것 아니에요? 벌써 수십만 위안 건졌으니 승리의 과실을 지켜야죠.”

내가 말했다.

“이게 다 이지가 개미 투자자들 털어내려고 하는 거야. 합병소식을 공개하지 않는 한 안태제약의 상황도 끝난 게 아니야! 언제 마무리 짓는가는 내가 입 여는 순간 결정되는 것이고….”

몇몇 이사들은 하나 둘 전화를 걸어 구조조정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물었다. 그들 역시 동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나는 모르는 척 말했다.

“일이야 진행되고 있지요. 하지만 저 역시 다들 알고 계시는 내용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5월 하순이 되어 증시가 고개를 틀어 다시 위로 향하기 시작하자, 안태제약은 아무도 막을 수 없는 기세로 연속해서 상한가를 쳐댔다. 또 한 달이 지나자 주가는 이미 40위안 선까지 올랐고, 이지는 계속해서 나에게 합병소식을 발표하라고 재촉했다. 한참 재미 좋을 때 팔아치우려는 그를 보고 나도 주가가 이미 최고조에 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가 번 돈은 실제로 막대했다. 안태제약을 꿀꺽했을 뿐만 아니라, 더군다나 은행돈으로 그렇게 커다란 횡재를 했으니…. 그에 비하면 나는 꼬리 쪽만 살짝 한 입 문 것에 불과했다.

일을 마치고 동류는 내게 이번에 벌어들인 돈이 백만 위안을 넘어 거의 이백만 위안에 가깝다고 했다. 그녀가 말했다.

“우리는 생선 머리부터 꼬리까지 싹 다 먹었어요. 시류를 아주 충분히 탔어요.”

그리고는 또 자본이 너무 작았다며 탄식했다. 아니었으면 몇 백만 위안에 달하는 돈을 벌 수 있었을 텐데…. 나는 그녀에게 이지가 백만 위안을 빌려주려고 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약간 후회가 됐다. 빌렸다가 지금 다시 돌려준다고 해도 하늘이 알겠어, 귀신이 알겠어? 뭐 위험한 게 있다고…. 이번에 이백만 위안 번 것도 얼마나 깔끔했어! 암행어사가 와도 흠잡을 수 없을 정도였지. 이야말로 ‘자리’가 지닌 매력, 그 매력이 시장의 영역에서 자신을 발휘할 무대를 찾고 시장과의 결합점을 찾아낸 것이다. 천의무봉(天衣無縫)!

유약진이 내게 해준 이야기가 떠올랐다. 자기네 학교의 당 위원회 서기가 기초시설 건설 과정에서 오만 위안을 받아먹었다가 자리에서 쫓겨나고 재판까지 받았다는 이야기였는데, 정말 어리석기 그지없고 상상력 결핍의 극치였다.

그때 호일병이 자못 엄숙한 폼으로 이야기했었지.

“그런 멍청이는 당연히 쫓아내야지! 부정부패 대오의 순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말이야.”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황당하면서도 절묘한 명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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