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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구 민주당 탈당, "무소속으로 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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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정범구 민주당 탈당, "무소속으로 남겠다"

"과연 민주당 안에서 개혁이 가능하겠나"

11일 오후 정범구 의원이 국회 중앙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을 탈당, 가뜩이나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비상이 걸린 민주당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정 의원은 10일 특검법안을 상정하는 본회의 투표에서 ‘찬성’ 당론을 무시한 채 민주당에서는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져 이날 탈당을 예고했었다. 정 의원은 또 9일 민주당 장성민 전 의원이 기자회견을 할 때에도 함께 민주당 지도부의 비민주적 행태를 성토하며 함께 ‘중진용퇴론’을 펼쳤었다.

***“과연 민주당 안에서 개혁이 가능하겠나”**

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정통민주개혁세력의 정치적 구심점으로 민주당을 굳건히 세워보고자 했던 미약한 노력을 이쯤에서 접어야 할 것 같다”며 민주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의 대선 비자금 수사를 물타기하기 위한 특검법 통과를 강행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러서는 이제 당의 정체성 자체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탈당을 감행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한-민 공조에 있음을 밝혔다.

또 정 의원은 “특검안을 당론으로 처리할 사항인가 대해서도 지도부에 분명히 문제 제기를 했건만 의원들 간의 심각한 찬반 의견대립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당론을 정했다”며 특검안 통과 여부를 두고 당론을 정하는 과정상의 문제점을 제기한 뒤, “당내 의견 대립에 아랑곳 하지 않고 당론으로 압박한 지도부는 어떤 당내 의견도 숫자로 몰아 부치겠다는 자세를 보여줬고 이는 당의 분열을 강요하는 것이다”며 지도부를 성토했다.

공격의 대상이 된 지도부나 중진들의 범위에 대해서는 “꼭 누구라고 한계를 짓고 싶지는 않다”고 밝힌 정 의원은 “다만 지금 현재 당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 분들 자체가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를 보지 못하고 자신들이 앉아있는 그 자리에 너무 연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오는 28일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민주당내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 의원은 “현재 우리 당내 의사결정 과정을 보면 이 안에서 과연 개혁이 가능하겠냐 하는 존재론적 고민을 하게 된다”며 “민주당 사정을 추적해 보면 전당대회도 형식에 그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무소속으로 남겠다” **

하지만 정 의원은 “우리당의 ‘개혁을 빙자한 분열’에 동의할 수 없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떠나갈 때에도 민주당에 남아있었다”며 “민주세력을 분열시킨 원죄가 있는 신당으로는 가지 않겠다”고 말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탈당 후 우리당행’ 가능성을 일축했다.

“내년 총선 불출마까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정 의원은 끈질기게 ‘우리당행’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왜 그렇게 정치인 말을 못 믿냐”며 우리당으로 갈 의향이 없음을 확실히 했다.

정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신당에는 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나는 나름대로 내 원칙에 충실한 사람”이라며 “요즘 자신이 남으로도 북으로도 가지 못하고 실패할 줄 알면서도 원칙을 따라야 했던 백범 김구의 심정을 느낀다”고 말해 민주당에 남지도 못하고 우리당에 가지도 못하는 상황 속에서 고민이 많은 속내를 보였다.

*** 탈당 발표 전 한화갑 전 대표와 상의 **

정 의원은 탈당에 대해 다른 의원들과 상의했었냐는 질문에는 “상의하는 과정은 있었지만 쉽게 결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했다”며 “다들 총론에는 찬성하지만 각론에는 차이가 있었다”고 말해 탈당 전 뜻을 같이했던 의원들과의 논의가 있었음을 밝혔다.

정 의원은 한화갑 전 대표와 각별한 사이로 소위 민주당 내‘한화갑 계보'에 속하던 인물이었다. 실제로 정 의원은 탈당결심을 한 후 10일 저녁 한 전 대표와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의원은 “언론의 보도를 보면 정치인이 인간적 관계에 얽매여 정치적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는 것 같은데 나는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사람”이라며 탈당을 결심이 한 전 의원과 크게 연관되지는 않음을 밝혔다.

또 정 의원은 “(한 전 대표는) 정치적으로 인식을 같이하는 부분 많다”며 “어느 당에 있든지 사회 개혁을 바라는 세력들이라면 조정자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해 탈당 후에라도 한 전 대표 등 민주당내 인맥들과는 교분을 유지할 뜻을 비췄다.

***민주당 당혹**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10여 분 전, 정 의원이 도착하기도 전에 탈당 소식을 들은 김영환 민주당 정책위 의장이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김 의장은 “연락이 안돼 말리러 왔다”며 정 의원의 돌연한 탈당을 안타까워했다. 김 의장은 “전대라도 보고 결심을 하더라도 했어야 하는데”하며 아쉬움을 표하면서 “김민석 의원도 그렇고 성급하게 결정한 사람이 성공하는 경우가 적다”며 정 의원의 탈당이 다소 경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얼마 뒤 정 의원이 국회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현관에 나간 김 의장이 회견전 차 한잔 할 것을 제의했지만 정 의원은 “이게 애들 장난입니까, 차를 한 잔하게”라며 단호히 거절했다.

물끄러미 정 의원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김 의장에게 정 의원은 “제가 먼저 희생될테니 남아계신 분들이 잘 좀 해 주십시오”라는 부탁을 남기고 기자회견장으로 들어갔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 중에도 “저의 탈당이 민주당의 새로운 개혁논의를 촉발시키는 한 계기가 됐으면 하는 염치없는 바람도 드린다”며 남아있는 의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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