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장파인 남경필, 안상수, 오세훈, 원희룡 의원이 2일, SK비자금 사건에 대한 사과와 전면적인 정치개혁을 요구하면서 지구당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소장파 4명 지구당위원장직 사퇴**
2일 소장파 4인은 한나라당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영일 전 총장, 최병렬 대표, 이회창 당시 후보가 불법 대선자금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했지만 어찌 그분들만의 잘못이겠느냐"며 "책임을 나눠 갖는 한나라당 소속 지구당위원장으로서 국민 앞에 엎드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우리는 환골탈태해야 하며 그 핵심은 인적쇄신"이라며 "깨끗하고 능력 있는 인물들로 한나라당을 재구성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위원장이라는 기득권을 버리고 당쇄신에 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불법 정치자금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정치자금법 개정 등 제도적 개선에 앞장설 것"이라며 "한나라당 소속 지구당위원장 모두 위원장 사퇴에 동참하고 혁명적인 당쇄신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이들의 행동은 지난 31일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지구당위원장제 폐지와 현 지구당위원장 총 사퇴를 요구한 이후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오세훈 의원은 1일 자신의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해 "정치자금에서 자유롭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지구당위원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냉소적 반응**
이번 소장파 4명의 지구당 위원장직 사퇴는 비자금 사건에 대한 사과의 의미라기보다 정치개혁과 당 쇄신의 시동을 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31일 중앙당 폐지와 공정한 경선을 위해서 지구당 위원장직 총 사퇴 등 강도 높은 정치개혁을 주장했던 이들이 먼저 행동에 나섬으로써 당 지도부를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의 중진을 비롯해 지도부 일각에서도 이번 소장파 4인의 지구당 위원장직 사퇴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분히 냉소적이다. 또한 같이 사퇴할 것으로 예견되었던 권오을, 박종희, 오경훈 의원은 이 날 동참하지 않아, 이번 행동이 소장파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었음을 예상케 했다.
권오을 의원 측은 "단지 미래연대 소속이기 때문에 사퇴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갔는데 잘못나간 것"이라며 아직까지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도 "소장파들의 주장은 지구당 위원장직을 사퇴하지 않으면 부패하고 비겁한 세력으로 몰고 가겠다는 것"이라며 "조직을 우습게 알고 당내 갈등을 증폭시키는 형태의 정치개혁은 안된다"고 소장파들을 비난했다.
당직자들도 "의원직 사퇴도 아니고, 지구당위원장제를 폐지한 것도 아닌데, 위원장직 사퇴가 큰 의미 있겠나"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31일 회의에서도 소장파들의 발언이 원외 지구당위원장들을 중심으로 크게 반발을 사 다른 지구당위원장들의 줄 사퇴가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병렬 대표의 특보단장인 안상수 의원이 이번 대열에 동참해 있어, 외부 인사 영입과 새 인물 공천에 주력하고 있는 최 대표의 복심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어 앞으로의 상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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