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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바이오 중심지로 변모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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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바이오 중심지로 변모중

윤재석의 지구촌 Q&A <39>

Q) 세계에서 두 번째 화물 물동량을 가진 무역항이자 금융중심지이며, 전자산업의 선두주자이기도 한 싱가포르가 이젠 바이오 테크놀로지의 본거지로 안착하기 위해 획기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왔죠?

<사진> 싱가포르 바이오폴리스의 홈페이지 저작권 싱가포르 바이오폴리스

A) 싱가포르가 생물공학 기술의 메카로 변신하기 위해 거대한 바이오테크 연구개발센터를 짓고 있으며, 이미 25만 마리의 실험용 쥐를 확보해 이 분야 학자들의 군침을 돋게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쥐가 치즈를 보면 사족을 못 쓰듯이, 바이오테크 과학자들이 싱가포르에 확보된 수십만 마리의 실험용 쥐에 이끌려 그곳으로 쇄도할 것으로 싱가포르 당국이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Q) 싱가포르에 건설중인 바이오 관련 연구센터는 어떤 곳입니까?

A) 싱가포르 정부가 삼성 등 국제컨소시엄을 시공자로 선정해 짓기 시작해 이제 완공을 향한 마무리에 바쁜 바이오폴리스(Biopolis)는 2억8천6백만달러(약 3천4백억원)이 들어간 바이오테크 관련 전문 연구개발단지입니다.

싱가포르 정부 당국은 확보하고 있는 실험용 쥐만으로도 생물공학자들을 충분히 유인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단지의 애칭도 ‘미키 마우스 공원(Mickey Mouse Park)’으로 명명(命名)했다고 JTC사의 필립 수(Philip Su) 부사장은 말하고 있습니다. JTC사는 산업연구단지를 운영하는 싱가포르 정부 투자기관으로 바이오폴리스의 건설 주체이기도 합니다.

Q) 바이오폴리스의 규모나 시설수준은 어떤가요?

A) 첨단기술 캠퍼스를 주위에 거느린 바이오폴리스는 2백헥타르(약 6만평) 넓이로 주거용 아파트단지와 학교 무선인터넷 시설 등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습니다.

더욱이 연구단지안에 언제나 사용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을 비롯해 체력단련장과 펍(선술집)까지 입주시켜 놓았습니다. 입주한 연구자들이 연구와 일상생활에 일절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를 했다는 얘기죠.

Q) 싱가포르가 바이오 기술에 이처럼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된 연유는 어디 있나요?

A) 한동안 싱가포르를 부국으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전자부문이 침체에 들어가자 싱가포르 정부는 눈을 자국을 통합 바이오테크 허브로 만들기 위해 23억달러(약 2조7천6백억원)를 바이오 관련 직접 투자 및 연구기금과 관련 인센티브 등에 투입하면서 행정력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자체 확보하고 있는 전문기술이 거의 없는 싱가포르로서는 밖에서 가능한 인력과 기술이 들어오도록 하는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위원회(EDB:Economic Development Board)의 버 스완 진(Beh Swan Gin) 생의학부문 제2국장은 “지난 20여년 우리는 제조기술을 발전시켜 왔는데 이제는 생물의학이 견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져 현재 4.5%인 실업률이 올해 안에 5.5%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1987년 이래 최고치입니다. 경제성장률 또한 1%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했고 그 타깃을 바이오 테크로 잡은 겁니다.

Q) 사실 싱가포르가 바이오 테크에 관심을 둔 것이 최근의 일은 아니죠?

A) 그렇습니다. 이미 지난 20세기말부터 바이오테크에 대해 관심을 쏟아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동물 복제와 인간배아줄기세포연구가 활기를 보이자 이를 싱가포르로 유치해 바이오테크의 중심지가 되기 위한 정지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싱가포르 정부는 2000년, 바이오테크를 ‘싱가포르 경제의 네 번째 기둥’이라고 명명하고 바이오 관련 인재 유치와 벤처자금 제공을 위해 5억7천만달러(약 6천8백억원)을 조성했습니다. 시설투자까지 합치면 23억달러가 되는 것입니다.

한편 싱가포르 EDB는 그해 호주 모우내쉬 대학교 연구진과 합동으로 1천7백만달러를 투자해, ES 셀 인터내셔널(ES Cell International)이라는 바이오 벤처회사를 설립한 바 있습니다.

이 회사는 인간줄기세포 증식에 필요한 기존의 줄기세포 주(株) 60개 중 일부를 보유하고,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각각 지부를 두고 있으며 유럽,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그리고 미국의 각 대학 및 연구기관에 줄기세포를 공급해 왔습니다.

아울러 이 회사는 2001년 싱가포르에 주요 생산 및 연구시설을 설립하고 30~40명의 연구인력을 증원해 명실공히 싱가포르를 줄기세포 연구의 중심지로 떠오르게 하는 데 크게 기여해 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엔 영국의 복제양 돌리 생산에 참여했던 앨런 콜먼(Alan Colman) 박사가 ESCI로 이적해, 더욱 큰 힘을 보탰습니다. 콜먼 박사는 영국 에딘버러에 있는 ‘PPL 세러퓨틱'에서 지난 1996년 복제 양 돌리 연구에 참여해 명성을 얻은 인재입니다. 그는 “바이오 테크에 대한 싱가포르정부의 인프라 구축 및 자금 투입 열정에 매료돼 싱가포르행을 결심했다”고 고백할 정도였습니다.

Q) 싱가포르 국립대도 치료용 인간 배아 복제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A) 싱가포르 국립대 연구진이 이미 지난해 말 동물 배아 복제 시험에 들어갔으며 심각한 뇌손상과 척추 손상자 들을 치료하기 위해 인간 배아를 복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볼 때 싱가포르는 정부를 중심으로 바이오테크에 대한 민-관-학 삼각축이 견고하게 결성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Q) 싱가포르의 제반 환경도 바이오테크에 유리한 것 같더군요.

A) 적도에 근접한 지리적 특성상 말라리아와 같은 열대 풍토병 연구라든가, 싱가포르인들이 지닌 암이나 심혈관계 질환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연구가 가능한 점, 그리고 무엇보다 잘 정비된 정보통신 및 컴퓨터 인프라도 또 따른 유인요소입니다.

이른바 바이오인포머틱스(Bio-infomatics)라고 해서, 수백만개의 분자나 수십억개의 유전자 조합 등 실험실에서 몇 년 걸릴 일을 강력한 컴퓨터 배열 작업에 의해 신속히 진행할 수 있는 인프라도 싱가포르의 강점이라고 하겠습니다.

특히 낙태 태아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고, 14일 이전의 인간 배아를 분리 증식할 수 있는 등 줄기세포 연구인력들에게 싱가포르는 자유스러운 연구활동의 낙원이라는 것입니다.

Q) 그렇다고 싱가포르의 바이오테크 산업의 앞날이 밝은 것만은 아니죠?

A) 싱가포의 바이오테크 구상은 이미 대형 바이오 산업체와 연구 인력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만, 실제로 현장 적응면에서는 고전중에 있습니다. 경제전문가들도 바이오테크에 대한 투자가 예전 전자산업의 경우처럼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낙관하지는 않고 있고요.

특히 한 산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 수익을 내려면 최소한 10년은 성장을 해야 하는데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지기 직전에 발진한 바이오테크에서 쉽사리 결실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연구개발(R&D)투자 비율이 일본이나 한국, 대만 등에 비해 낮은 비율이라는 점도 싱가포르 바이오테크의 앞날을 우울하게 만드는 수치입니다. 아울러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 후발국들의 맹추격도 신경이 쓰이는 형편입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나서서 앞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산업 분야를 우선적으로 적극 지원하는 모습은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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