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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한반도 정책과 북핵 위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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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한반도 정책과 북핵 위기 <2>

'김민웅의 반전평화주장' <6> 미국의 세계전략

***2. 미국의 세계전략**

***(1) 지구 제국 건설을 위한 일극체제(Unipolar system)**

그렇다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오늘날 미국의 세계전략이 가지고 있는 본질은 어디에 있는가? 이를 보다 명확히 정리해야 우리의 대응 방향과 방식이 보다 확고하게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21세기 세계전략은 미국이 주도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세계적 완결을 의미하는 <지구제국(Global Empire 또는 Planetary Empire) 건설>을 그 기본 목표로 삼고 있다.(11)

미국 부시 정권의 대외정책은 바로 이러한 목표에 봉사할 수 있는 일체의 수단을 무제한적으로 동원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으며, 무엇보다도 세계 최강의 군사력으로 다른 나라들을 강도 높게 관리할 수 있는 대단히 노골적인 “군사주의 노선”이 그 중심에 존재한다. 이는 한 마디로 고전적 파시즘의 존재양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독점 대자본과 군사주의 세력의 반동적 동맹 체제(12)를 근간으로 하는 <세계지배를 위한 제국주의 프로젝트>(13)
이자 <제국의 통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즉, 21세기 미국의 세계전략은 미국의 주도권에 대한 일체의 경쟁과 도전, 그리고 저항을 허용하지 않는, <압도적인 일극체제(unrivaled unipolar system)>의 수립에 그 핵심이 있으며(14), 그 추진 방식의 특징은 “전쟁체제의 강화”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쟁의 승리를 통해 아메리카 제국의 위력을 전 지구적으로 확인시키고, 이를 근거로 하여 <미국이 중심이 되는 세계적 지배체제(Pax Americana)>(15)를 “인류 보편의 자연법적 질서”로 수용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라고 하겠다. 이로써 여타 민족국가들의 주권과 생존은 중대한 위협에 봉착하게 된다.

이는 세계 전체에 대한 아메리카 제국의 독점적 지배권 행사를 위한 피라미드형 위계질서를 형성, 유지하고 이에 다른 나라들을 미국의 이해관계에 봉사하는 하위 구조로 통합시키는 폭력적이고도 강제적인 과정을 요구하고 있다.(16) 그리고 그 통합에 제대로 순응하지 않는, 핵심 고리에 해당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인류적 차원의 적(악의 축/the pillars of evil)"으로 규정하고 외교/경제/군사 등의 영역에서 자원을 총동원하여 고립, 압박, 봉쇄, 포위, 공격, 붕괴, 점령, 정권교체, 식민지화 등의 조처를 취하는 대상이 되게 한다. 그리하여, 미국의 대외정책은 “이러한 위계질서를 계속 확대재생산”하는 것에 그 현실적 목표가 있게 된다.

이 거대한 제국주의 프로젝트는 따라서 미국이 선택하고 결정하는 방식을 다른 나라들과 국제법적 규약, 그리고 유엔과 같은 국제조직이 승인, 동조하고 협력하도록 하는 세계질서를 끊임없이 지향한다. 부시정권은 바로 이러한 프로젝트 추진의 최전선에 독점 대자본과 군사주의 세력의 동맹체제가 계급적, 권력적 이해관계를 매우 의식적으로 관철하기 위해 선택하고 내세운 <국가운영위원회>라고 할 수 있다.(17) 그러므로 이러한 부시정권의 세계전략은 그 내세우는 명분이 무엇이든 부시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나 정권 내부의 주요 인사들이 가지고 있는 개별적 특징과 정책사고의 차이에도 영향을 받기는 하겠으나, 보다 본질적으로는 배타적 지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아메리카 제국주의의 체제적 합의와 요구를 반영하는 것임을 주목해야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그 통제범위와 강도가 달라진 제국주의의 새로운 단계를 비롯하여, 자신의 체제적 이해를 대리 관철할 권력구조의 수립을 위해 지배와 정복을 겨냥하는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논리,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여러 차원의 움직임들을 목격하게 된다. 이를 단순화 시켜 말하자면, 우선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존중하는 문명권 전체의 가치와 안전을, 냉전 시대 이후 새롭게 등장하게 된 테러라는 야만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미국의 인류사적 책임이 강조된다. 19세기 제국주의가 내세웠던 “백인들의 의무적 책임(White man's burden)" 이데올로기의 변형이다. 미국 정치 내부적으로는 공격적 애국주의를 전면에 내세워 정치적 이견(異見)의 배제 내지는 주변화를 위한 민주적 공화정의 약화(18), 외부적으로는 미국을 선두로 한 제국 동맹의 결속과 군사적 공격 대상이 된 지역에서의 점령정책 전개로 그 구체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2) 위기의 돌파, 제국의 방어전략**

이러한 미국의 지구제국 건설 방식은 미국 역사 속에 이미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 제국주의 정책의 절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단기적으로는 지난 클린턴 정권 말에 경험하고 있었던 미국 자본주의 체제의 동요와 곤경, 이에 따른 패권의 약화에 대한 대응의 산물이다. 다시 말해서 1990년대 후반기에 이르러 세계적 차원에서의 자본축적 과정에 중대한 위기가 발생하고, 이로 인한 미국 경제의 주도권이 타격을 입으면서 미국의 지배체제에 대한 도전이 생기자 이를 제어하는 가운데 체제위기를 돌파하려는 제국의 자기방어에서 비롯되었다. 냉전 대결주의 전략의 논리였던 “현존하는 명백한 위협 (the present and clear danger)”의 새로운 유형 앞에서 <제국의 안보>를 재정비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그런데, 애초에는 자기 방어적 수세형 전략으로 출발했던 부시 정권의 대외정책은 9.11 사태와 그 직후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승리 이후 자신감을 회복, 공격형으로 전환되었다. 그 결과는 2002년 9월 백악관이 공개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The National Security Strategy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보고서에 명시된 "선제공격 정책(preemptive strike strategy)"의 선택(19)과, 이에 기초한 2003년 3월 이라크 침략전쟁의 수행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는 단기적으로 볼 때에는 <자본의 자유화 전략>에 따라 통제되지 않은 투기적 자본시장의 세계적 팽창이 1990년대의 경기상승 국면을 지나 거품이 꺼지면서 부채(負債)경제가 심화, 자본축적 전략에 이상이 발생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20) 즉, 국가권력으로부터 시장을 해방시킨다는 명제 하에 “노동에 대한 규제 강화, 자본에 대한 규제 해제”를 통해 세계화 논리를 추진해왔던 신자유주의 세력의 발언권이 위기국면에서 약화되고 이들의 퇴각이 정치적으로 결정된 1999년 미국 대선이 낳은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헌정질서 위기까지 논란이 되었던 대선을 통해, 일극적 체제의 군사적 확보를 세계전략의 기본으로 내세우는 이른바 신보수주의 세력의 소위 선거 쿠데타에 가까운 전격적인 권력 장악은 다음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즉, (1) 세계은행(World Bank)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와 협약, 그리고 국제적 협력 체제를 통해 미국 자본의 지위를 강화해왔던 신자유주의 노선의 한계가 드러난 것, (2) 유럽의 급속한 정치경제적 통합, 독자적 군사 블럭 조성 움직임과 중국의 성장에 따른 도전이 위협적인 수준에 이르게 된 상황,(21) (3)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쿄토 의정서(Kyoto Treaty)나 전쟁범죄 처리를 위한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 설립 등 미국에 대한 국제적 규제 움직임이 나타난 상황 등이다. 보수 세력의 최종 보루인 대법원의 선거판결은 바로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놓고 이루어진 체제적 논란과 합의의 결과였으며, 그로써 신보수주의 권력 등장은 합법성을 획득했다.

신자유주의 노선의 문제는 통제되지 않은 투기자본의 과잉에 따라 수차례의 연방정부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 될 만큼 자본시장의 불안정이 가속화되었고(22),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등의 기구가 반세계화 운동을 무시하기 어려워진 현실에서 개혁의 요구에 직면하게 된 것을 비롯하여,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라틴 아메리카 등의 경제현실이 파국적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태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과 일본, 중국 등은 각 지역 경제의 독자적 결속력을 강화하려는 경향을 노골화하기 시작했고, 미국의 일방주의적 세계전략에 대한 국제법적 규제조처를 강구하는 쪽으로 기울어갔던 것이다.

***(3) 그 전략적 핵심 과제와 딜레마**

바로 이와 같은 현실 앞에서 미국 지배계급의 위기의식이 날카로워졌고, 미국에 도전하는 일련의 세계적 동향을 일거에 통제하고 제국의 위력을 새롭게 다지는 보다 강도 높은 선택이 절실했다. 이는 지난 2차대전 종결과 함께 확보했던 미국의 주도적 패권체제를 그대로 온존시키고 더 나아가 냉전이후 “진영 적대전선이 소멸한 현실”에서 대적(對敵) 결집력이 떨어진 아메리카 제국의 지배질서를 재편성, 지구촌 전체에 걸쳐 전면화하는 작업이 된다.

따라서 부시 정권을 통해 등장한 이들 신보주의 세력의 지정학적 전략의 중심 과제는 매우 분명해진다. 즉, 제국 동맹 내부에서의 압도적 지위와, 제3세계 지역의 노동과 자원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는 것이 그 골자가 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도전이 용납되지 않는 세계 최강의 군사력 보유와 실제적 과시”, 즉 <전쟁정책>이 국가정책의 핵심으로 부각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시 정권의 전쟁정책을 중심으로 한 세계전략이 처한 가장 중요한 딜레마는 평화의 시기에 전쟁의 논리와 폭력체제의 강화를 합리화하려 한다는 점이다. 2차대전이 끝난 이후 평화가 도래하자 군사경제의 활력이 무너지면서 위기에 직면한 미국 자본주의체제가 전쟁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해 만들었던 “NSC-68”을 통한 군비증강정책 논리의 연장이다.(23) 평화가 충분히 가능한데 전쟁을 하려는 체제, 그래서 이에 대한 국제적 문제 제기는 끊임없을 것이며 그로 인해 미국은 무리한 선택을 하다가 그것이 결국 미국 자신의 곤경을 초래하는 상황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즉, 정당성을 상실한 전쟁의 추진으로 미국의 국제적 위상이 하락하고 한편으로는 국제적 반전연대가 강화되는 것과 함께, 거짓의 양산과 무고한 민간인들의 희생을 낳을 수밖에 없다. 이로써, 겉으로는 공화정의 민주적 가치를 내세우면서 현실에서는 제국의 행동을 보이는 모순으로 파괴되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내부의 비판과 저항은 필연적이 되는 것이다. 미국 일반 시민을 포함하여 이민자와 외국인의 민권을 제한하는 <애국법안(Patriot Act)>이나 의회의 견제력을 떨어뜨리고 중앙연방정부의 권한을 과도하게 집중시키며 민권에 대한 침해 소지가 적지 않은 <조국 안보부(Homeland Security Department)> 신설, 그리고 전쟁기간 중에는 거짓 정보 확산도 필요하며 이에 대한 언론의 협조적 역할이 중요해진다는 식의 논리(이를 위해 거짓 정보를 제작, 내외의 언론기관과 정부에 확산시키는 이른바 심리전 수행에 필요한 전략 영향국: Office of Strategic Influence 설치 논의)는 모두 이러한 미국 사회의 공화정적 가치의 위기를 보여준다. 소위 신보수주의 세력의 이와 같은 방식의 접근은 그 이론적 뿌리를 가깝게는 닉슨 당시 대법원 판사로 임명되었던 루이스 파웰 주니어(Lewis Powell Jr.)의 메모랜덤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사고는 이후 21세기 미국의 세계전략 수립에 중대한 역할을 하는 <Project for the New American Century>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는 베트남 전쟁 패배의 상황에서 위기에 몰린 미국의 제국주의적 지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1) 대학 이상의 사회과학 교육 (2) 대중 언론 매체 (3) 공공정책이 토론되고 결정되는 조직 (4) 사법기관 등에 보수주의 세력의 영향력이 주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24)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에 대한 반발을 날로 깊어가고 있다.

다시 말해서, 미국의 21세기 세계전략은 지구촌 전체에 대한 독점적 규제력을 확보하려하고 있으나, 역설적이게도 그에 대한 반체제적 규제력 강화의 흐름을 형성하는 결과를 가져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제국 해체의 과정”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미국의 지배계급은 당장에는 반동적 폭력체제의 동원으로 그 해체 과정을 막아내려 하겠으나, 세계적 차원에서 성장하고 연대하는 반체제적 대안 운동의 역량이 어떤 전략 아래 힘을 모아나갈 것인가에 따라 제국의 세계 지배 프로젝트는 중대한 전환의 고비를 맞게 될 것이다.

우리의 정전협정 50주년 체제 문제도, <전쟁을 통한 자본의 독점적 지배>를 추구하는 제국의 지배전략으로 위협받고 있는 민족국가의 주권 및 생존, 그리고 민중들의 사회경제적 권리를 지켜낼 반체제적(anti-systemic) 동력을 정치사회적으로, 그리고 국제적으로 창출하는 사안이 되어야 한다.(25) 그렇게 될 때, 한반도는 아메리카 제국의 폭력과 지배의 축을 흔들고 새로운 평화의 기운을 세계사적 역량으로 만들 수 있는 근거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각주**

(11) 미국의 전 세계 지배를 관철하겠다는 신보수주의자들의 전략은 Project for the New American Century가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1992년 3월 8일자 New York Times가 일부 보도한 비밀 국방계획지침 문서(Defense Planning Guidance)는 Project for the New American Century가 추구하려는 전략의 골간과 이후 미국의 국가안보전략보고서의 기본을 담고 있다. 이 문서의 작성자는 국방부 부장관 Paul Wolfowitz로서 그는 레이건 시대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군사력을 중심으로 내세운, 그래서 일체의 도전을 허용하지 않는 미국의 세계제패 전략 작성에 주력해왔다. 그리고 이 문서를 통해서 확인되는 것은 “미국의 21세기 세계전략상 지정학적 목표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유라시아 지역 전체를 최대한 장악하는 것”이다. 이라크에 대한 침략과 한반도에 대한 공략은 바로 이러한 지정학적 전략의 산물이라고 하겠다.

(12) 정치 이데올로기는 자유주의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미국 자본주의 위기에 대응하여 대자본의 권력이 집중된 국가로서 파시즘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의 현실에 대해서 Bertram Gross는 "미소 짓는 파시즘(Friendly Fascism)"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는 미국 사회와 정치가 대기업의 수중에 사유화되고 있으며 이로써 “대기업에 의한 노예제(corporate serfdom)”가 작동하고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Friendly Fascism: The New Face of Power in America, (Boston: South End Press, 1980) 부시정권에 대한 파시즘 규정은 최근 미국의 진보적인 정치 철학계에서 제기하는 중요한 논란의 하나이다.

(13) James Petras는 이러한 미국의 지배체제가, 자본의 사유화(privatization)를 지구촌 전체에 걸쳐 전면적으로 확산시키면서 이루어진 세계화(globalization)를 통한 <제국주의적 기획>을 지향하고 있다고 갈파했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제국주의적 기획의 근간에는 미국 자본주의체제의 지배계급에 의한 반혁명전략과 사회보장 제도의 해체가 중심이 되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정권의 세계 지배전략을 극복하는 문제는 이러한 차원에서 볼 때, 각 국가 내부의 계급정치의 차원과 연결해야 함을 의미하게 된다. James Petras & Henry Veltmeyer, Globalization Unmasked: Imperialism in the 21st Century, (New York: Zed Books, 2001)

(14) Phyllis Bennis, US Foreign Policy and the September 11th Crisis, (New York, Olive Branch Press, 2003) 국제질서에 대한 일방주의적 대외정책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분석한 필리스 베니스는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From their first moment in office, Bush officials brought to the White House an aggressive
brand of unilateralism, characterized by disdain for global opinion and contempt for international law and institution." p. 1 미국 부시정권의 전략가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입장을 하는 언론인들은 부시정권의 세계전략 추진으로 마침내 "제국의 기회(Imperial moment)"가 왔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는 또한 앞서 언급했던 Paul Wolfowitz의 비밀국방계획 지침 문서(Defense Planning Guidance, 1992-1994)에 이미 그 골격이 정리된 개념이라고 하겠다. 냉전의 종료와 함께 미국의 압도적인 제국적 지위 확보를 향후 미국의 최대 세계 전략적 목표로 정한 것이었다.

(15) 이 Pax Americana와 대조되는 개념이 Pan-Americanism으로서 이는 미국과 여타 아메리카 대륙의 국가들이 자주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하나의 대륙 연방 체제를 지향했던 것이다. 그러나 남북 아메리카 대륙의 독자적 블록화를 구상했던 이러한 Pan-Americanism은 미국의 개입주의 전략에 의해 무너지고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제국주의 적 지배질서가 형성되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라틴 아메리카의 지식인들은 특히 유럽의 제국주의 개입에 대한 방파제로 선언되었던 먼로 독트린이 이후 보다 노골적으로 <정복의 일반적 체계(general system of conquest)>로 변했다면서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If the Monroe Doctrine might conceivably have been a guarantee during hte past century of the 'principle of nationalities' against the 'right of intervention', it is evident today that that Doctrine....sets forth the 'right of intervention' of the United States as against the Latin American 'principle of nationalities.'..." Anonso Aguilar, Pan-Americanism: From Monroe to the Present, (New York: Monthly Review, 1968. p. 59

(16)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중심(core)과 주변부(periphery)의 위계질서(hierarchy)가 형성되는 것을 보게 되며, 이것이 하나의 세계체제의 유형을 만들어 내게 되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중요한 전쟁은 이 과정에서 기존의 체제를 전환시켜 헤게모니를 새롭게 이동시키거나 또는 기존 체제의 결속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등장하게 된다. 부시 정권의 전쟁정책은 기존의 위계질서가 위기에 직면한 것에 대한 대응이자, 새로운 체제적 도전의 발생을 저지하는 선택이 된다. Christopher Chase-Dunn, Global Formation: Structure of the World Economy, (Cambridge: Basil Blackwell, 1991)

(17) Nicos Poulantzas의 경우, 파시즘을 제국주의 단계에 이른 자본주의의 위기국면의 공세전략으로 파악하고, 국가는 이 공세전략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각 자본분파의 내부적 투쟁의 장이 된다고 갈파한다. 그러한 그의 논지에 따르면, 부시정권의 내부에는 금융자본과, 오일 자본 및 군수산업 자본의 일정한 긴장과 대치상태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현재의 중심은 오일 자본 및 군수산업 자본에 기울어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들 모두의 이해가 공동으로 위협에 처해 있다는 인식이 있는 한, 리버만(Lieberman)의 경우에서 나타나듯 민주당의 부시 정권의 전쟁정책에 대한 지지는 구조적 필연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Nicos Poulantzas, Fascism and Dictatorship, (London: Verso, 1974)

(18) 제국의 전쟁정책은 공화정의 권리를 포기하는데서 가능해진다는 논리는 J. A. Hobson의 제국주의론에서 이미 명백하게 밝혀진다. "Finally, the spirit, the policy, and the methods of imperialism are hostile to the institutions of popular self-government, favouring forms of political tyranny and social authority which are the deadly enemies of effective liberty and equality." Imperialism, (Ann Arbor: the University of Michigan, 1965) p. 152 Gore Vidal의 경우에도, 미국의 전쟁 체제도 공화정의 민주적 권리와 가치가 테러 위협을 막는다는 구실로 포기되어지면서 중앙연방정부의 권한이 극대화되고 이로써 영원한 전쟁의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을 날카롭게 갈파했다. Perpetual War for Perpetual Peace: How We Got To Be So Hated, (New York: Thunder' Mouth Press, 2002)

(19) “The United States has long maintained the option of preemtive actions to counter a sufficient threat to our national security.....To forestall or prevent such hostile acts by our adversaries, the United States will, if necessary, act preemtively."

(20) Paul Sweezy의 경우, 이미 1980년대 말, 미국 경제가 부채경제의 부담(debt explosion)과 통제력을 잃은 투기자본의 운동(dizzying spiral of speculation)으로 장기적인 불황에 시달리게 될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다는 것을 정확히 예견했던 바가 있다. Paul Sweezy & Harry Magdoff, The Irreversible Crisis (New York: Monthly Review, 1988)

(21) Robert Brenner는 미국 경제가 1970년 대 이후 지속적인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에 빠져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유럽경제의 통합적 역량의 도전 앞에서 위기에 처해 세계경제의 체제 변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시정권의 군사주의 체제는 이러한 체제변동의 위기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의 성격을 갖게 된다고 하겠다. The Boom and the Bubble: The US in the World Economy, (London: Verso, 2002)

(22) Federal Reserve Bank는 최근 또다시 이자율 인하정책을 통해서 투자촉진을 강화하려하고 있는데, 투기 거품 이후 형성된 부채경제의 극복이 어려운 상태이며, 미국 정부 자체가 적자재정의 위기에 처해 있어 시장 조정력이 상당한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 Robert Gutmann은 미국 경제의 본질적 문제 가운데 하나가 부채의 증가를 막아내지 못하는 신용체제를 비롯하여 투기적 자본시장의 성격이라고 갈파했다. 이러한 현실은 미국 자본시장의 안정을 해치는 요인이 되어 미국의 세계 경제적 주도권을 약화시키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How Credit-Money shapes the Economy: The United States in a Global System (New York: M.E. Sharpe, 1994) "The preceding process of credit overextension now explodes into the open in the form of bankrupcies, loan defaults, and creditor panics. Speculative bubbles, built on expectations of continuously accelerating inflation, burst as expected price increases suddenly fail to materialize. These incidents of financial crisis spread pessimism, paralyze lending activity, and force spending cutbacks." p. 47.

(23) Containment: Documents on American Policy and Strategy 1945-1950, ed. Thomas H. Etzold & John Lewis Gaddis,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1978) 참조, 평화 시기에 전쟁경제를 촉발하기 위해 전쟁공포를 이용한 경우를 분석한 책으로 Frank Kofsky의 Harry S. Truman and the War Scare of 1948: A Successful Campaign to deceive the nation (New York: St. Martin's Press, 1995), 그리고 냉전전략의 구체적 구상과 추진세력에 대한 자세한 분석으로서는 Jerry W. Sanders의 Peddlers of Crisis: The Committee on the Present Danger (Boston: South End Press, 1983)가 있다.

(24) 그는 이 메모를 통해 각 교육기관, 언론기관, 정치조직이 미국 재계의 견해와 입장을 주지시켜야 하며 그로써 미국의 체제적 선택의 표현인 대외정책에 대하여 비판적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히 사법기관의 역할을 통해, 비판적 반론이 법적 규제대상이 될 수 있는 법해석이 정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후 부시정권의 법무부장관 Ashcroft의 입장과 그대로 일치한다. Powell Memorandum, www.eurolegal.org

(25) World Social Forum은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국제연대 운동이다. 지난 2002년 여기서 발표한 Social Movement's Manifesto: Resistence to Neoliberalism, War and Militarism; For Peace and Social Justice는 우리 운동의 세계적 연대를 위해 주목할 문건이다. Another World is Possible, ed. by William F. Fisher & Thomas Ponniah, (London: Zed Books,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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