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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교우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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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교우 <상>

신세대를 위한 論語 30강 <27>

***한글 번역문**

자공이 친구에 관해 물었다. 공자가 말하길, “친구가 잘못했을 때 진실된 마음으로 충고하거라. 한두 번 충고했는데도 듣지 않는다면 이제 그만 하거라. 충고한다고 자꾸 하게 되면 공연히 모욕을 당할 수도 있어요.”

***논어 원문**

子貢問友. 子曰, “忠告而善道之, 不可則止, 毋自辱焉.” (論語, 顔淵)

***한글 독음**

자공문우. 자왈, “충고이선도지, 불가칙지, 무자욕언.” (논어, 안연)

***원문 자구 주석**

子貢問友 : 자공은 공자 제자. 자공이 친구에 관해 관해 물었다.

忠告而善道之 : 여기서 而는 동작의 전후 관계를 나타냄. 忠告, 善道는 모두 ‘부사+동사’의 구조. 충심으로 알려주고 좋게 인도한다. 善道의 道는 導의 뜻. 之는 대명사, 친구.

不可則止 : 則는 연결사. 불가(不可)하면 곧 그만 둔다. 불가하다는 것은 충고하여 선도하고자 했음에도 안된다면.

毋自辱焉 : 毋은 부정부사, ~하지 말라. 自는 부사, 스스로. 辱은 욕되다. 焉은 어기사, 어감을 나타냄.

***해설**

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이런 저런 친구를 사귀게 됩니다. 아무래도 이해 관념이 없던 시절 사귀던 친구와 사회에 나와서 이해 관계로 사귀는 친구는 다를 것입니다. 뭐... 옛말에도 옷은 새옷이 좋고 친구는 옛친구가 좋다는 말이 있긴 한데 여하간 인생에 있어서 없으면 쓸쓸한 것이 친구라 하겠습니다.

간혹 학생들이 이런 질문을 해요 : "<논어>에 보이는 사랑 이야기를 좀 해주세요." 말하자면 이성 문제에 대해 공자는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이건데, 이런 질문을 받게 되면 참 난감해집니다. 이유는,

<논어>에는 우리가 기대하는 남녀 이야기가 눈에 띠지 않아요. 그저 있다면 다음과 같은 구절?

“여성와 어린이는 대하기 어렵다. 잘 해주면 기어오르고 못해주면 원망하니까.” 子曰, “唯女子與小人爲難養也, 近之則不孫, 遠之則怨.” (양화편)

공자는 오히려 이런 이야기를 해가지고 훗날 이런 저런 사람들에게 두고 두고 욕을 먹게 되었습니다. 차라리 '여자와 어린이'를 인간 혹은 사람이라고 바꾸었더라면 이 말도 진리가 되었을 것을. 공자가 실수한 셈이죠. ^^; 물론 공자를 받드는 사람들은 이런 저런 말장난(?)을 동원하여 변호하기도 합니다. 여자는 하녀를 가리킨다느니, 어린이는 원문으로 child가 아니라 인격적으로 수양이 덜 된 소인배를 가리킨다느니.

그러나 변호할 일이 따로 있지 이런 구절 하나를 가지고 공자를 변호하려고 할 필요가 없어요. 왜 자꾸 공자를 완벽한 인간, 신격화시키려고 해요? 그 당시는 남성 위주의 사회였는데 당연히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것이죠. 이걸 공자의 시대적 한계라고 말하면 안되나요? 그런다고 공자의 다른 좋은 점마저 부정되는가요?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여성이나 어린이 혹은 인격적으로 덜 된 소인배는 사귀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공자, 그렇다면 그는 친구에 대해 교우 문제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요?

제자 중에 자공(子貢)이 친구의 도리에 대해 물었습니다. 공자가 대답하길..

“친구가 잘못했을 때 진실된 마음으로 충고하거라. 한두 번 충고했는데도 듣지 않는다면 이제 그만 하거라. 충고한다고 자꾸 하게 되면 공연히 모욕을 당할 수도 있어요.” (안연편)

필자는 위 구절을 보고 솔직히 실망했습니다. 친구라면 진정한 친구라면 목숨을 걸고라도 충고를 하여야 한다...... 이렇게 나올 줄 알았는데, 공자는 비교적 담담하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마는군요. 몇 년 전 서양의 격언을 본 적이 있는데 대략 다음과 같은 것이었죠.

“친구의 단점을 지적하지 말라. 단점을 고치긴 하겠지만 너를 싫어하리라.”

그렇다면, 그래도 공자가 나은 것이 아닌가요? 진실된 마음으로 충고를 두 번 정도까지는 하라고 했잖아요? 그래도 충고를 안 듣는 친구는 설령 세 번 네 번을 한다고 들을까요? 이미 그렇게 굳어진 친구인데요. 그래서 공자는 그런 식으로 이야기했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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