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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정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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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정치 <중>

신세대를 위한 論語 30강 <19>

***한글 번역문**

노나라 애공이 묻길, “공선생, 어떻게 해야 국민들이 내 말을 잘 따르겠소?” 공 선생이 아뢰기를, “관리를 뽑아도 정직한 사람을 뽑아 삐딱한 놈들을 처벌하게 하면 국민들이 말을 들을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삐딱한 놈을 뽑아 정직한 사람을 누르게 된다면 국민들은 말을 듣지 않겠죠.”

***논어 원문**

哀公問曰, "何爲則民服?" 孔子對曰, "擧直錯諸枉, 則民服, 擧枉錯諸直, 則民不服." (論語, 爲政)

***한글 독음**

애공문왈, "하위칙민복?" 공자대왈, "거직착제왕, 칙민복, 거왕착제직, 칙민불복." (논어, 위정)

***원문 자구 주석**

哀公問曰 : 哀公은 공자의 조국 노나라 왕.

何爲則民服 : 何爲는 어떻게 하다. 則는 곧. 民服은 백성이 복종하다, 말을 잘 듣다.

孔子對曰 : 공자가 아뢰다. 對를 붙이면 공손하게 아뢴다는 뜻.

擧直錯諸枉, 則民服 : 擧直은 정직한 사람을 천거하다. 錯은 놓다, 置와 같은 뜻. 諸는 之於의 준말. 之는 앞서 나온 정직한 사람, 於는 장소를 인도하는 개사. 枉은 굽은 나무, 일종의 비유로서 사악한 관리. 정직한 관리를 뽑아서 사악한 관리 위에 놓는다, 즉 사악한 관리를 감독하게 한다. 則民服의 則은 곧, 연결사. 民服은 국민이 복종한다, 즉 정부를 믿는다.

擧枉錯諸直, 則民不服 : 위 구절 참고. 사악한 관리에 미혹되어 정직한 관리를 감독하게 하면 국민들이 복종하지 않는다.

***해설**

공자의 조국 노나라의 마지막 왕이었던 애공(哀公)이 물었습니다. '공선생, 어떻게 해야 국민들이 내 말을 잘 따르겠소?' 공자는 어떻게 대답했을까요? 네, 바로 위에서 인용한 그대로 답변했습니다.

지금의 공무원은 동사무소의 말단부터 판사 검사까지도 도덕성을 보고 뽑는 것이 아니라 시험성적으로 뽑지요. 시험성적이 인격과 비례한다고 과연 누가 장담할 수 있습니까? 성적만 좋으면 되는 것이예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가정에서 애들 가정교육을 시키는데도 학교 성적만 좋으면 다른 것은 다 용납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비행 청소년을 자주 접하는 카운셀러의 이야기는 이래요..그 부모에게 더 문제가 많더라. 애가 공공장소에서 떠들고 심하게 장난을 치면 당연히 야단을 쳐야하는데도 방종하는 부모. 보다 못해 야단치는 사람에게 "당신이 뭔데 남의 자식에게 소리를 질러" 눈을 부라리는 부모. 그런 애들이 장차 커서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 그래서 바탕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위 공자의 이야기가 물론 현대에 전적으로 적용될 수는 없어요. 도덕성이나 인격이란 것은 수치화하거나 계량화하여 상호 비교하기가 힘든 것이니까요. 게다가 도덕만을 앞세우게 되면 복잡다단한 사회에서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간보다 오히려 무능한 위선자가 득세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소한 바탕으로서 정직한 사람이 정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예요. 그건 우리가 싱가포르의 예에서 익히 보고 있잖아요? 청렴한 공직사회는 국민들의 복이고 부국강병의 초석입니다. 그런데 그 반대로 정직 여부, 청렴 여부를 묻지 않고 제 가까운 심복을 등용하지 않나, 야당 시절 자기 따라 다니며 고생했다고 장관 자리를 주지 않나, 하여간에 임기 중에 골고루 하나씩 다 챙겨준다면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양심적으로 정직하게 국정을 수행할 수 있을까요? 자기를 발탁한 사람 눈치나 보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공무원에 관해 문답을 주고 받은 <논어> 구절을 음미해보죠.

자로가 묻길.."선생님, 공무원은 어떻게 해야 하지요?" 공자..공무원은 말이다, 하여간에 솔선수범을 해야 하는 것이야... 그래서 국민들로 하여금 신뢰감을 갖게 해야지. 그래야 비로소 우리와 함께 고통분담하자 할 수가 있지" 자로의 생각에 선생님의 이야기가 너무 간단한 것같아 다시 묻길.."선생님, 너무 간단해요, 한두마디 더 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공자.."위 두가지면 충분하단다" 子路問政. 子曰, "先之勞之." 請益. 曰, "無倦." (자로편)

공자는 공무원들에게 솔선수범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회복하라고 주장하고 있군요. 공무원으로서의 자세랄까, 장관급이라면 대통령을 보좌하는 자세랄까 이런 것에 대해서도 <논어>는 언급하고 있습니다..

자로가 묻길.."선생님, 관리가 되었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공자.."정직해야 한다.. 그리고 말이야.. 상사가 잘못하고 있으면 절대 같이 휩쓸려서는 안되고 바로 앞에서 따져야 한다." 子路問事君. 子曰, "勿欺也, 而犯之." (헌문편)

참 걱정스럽네요. 이래 가지고서는 공무원 노릇 못하는 거 아닌가요? 눈치 보기도 바쁜 마당에 따지라니요. 함께 휩쓸리지 않으면 왕따 당하는 판에 바로 앞에서 그래선 안된다고 따지라니요. 여기서 상사란 물론 장관급에게는 대통령이 되겠네요. 공자의 요청대로라면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의 잘못을 따지라는 것이예요. 물론 목을 내걸고 하는 것이지요. 글쎄요, 너무 힘든 일이겠군요. 그러나 무릇 국무위원 정도라면 이 정도의 흉금과 용기가 있어야 할텐데, 없다면 그 나라의 불행입니다. 그래서 청사에 남은 명상이 드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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