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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정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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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정치 <상>

신세대를 위한 論語 30강 <18>

***한글 번역문**

도덕으로 정치를 하면 마치 그것은 북극성과 같아 모든 뭇별이 우러러 본다.

***논어 원문**

子曰, “爲政以德, 譬如北辰, 居其所而衆星共之.” (論語, 爲政)

***한글 독음**

자왈, “위정이덕, 비여북진, 거기소이중성공지.” (논어, 위정)

***원문 자구 주석**

爲政以德 : 爲政은 정치를 하다. 以德은 덕으로써. 德은 일종의 인격.

譬如北辰 : 譬如는 비유하자면 ~와 같다. 北辰은 북극성.

居其所而衆星共之 : 居其所는 북극성이 그곳에 (가만히) 있다. 而은 양보형 연결사로 쓰임. ~이면서도, ~할지라도. 衆星은 뭇별들. 共之의 共은 拱의 뜻, 껴안다. 之는 대명사, 북극성을 가리킴. 북극성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어도 뭇별들이 감싸고 있다. 일종의 비유.

***해설**

논어를 쭉 훑어보면 정치에 관한 이야기가 꽤 등장합니다. 하긴 논어의 편명 가운데 위정편도 있으니까요. 위정(爲政)은 정치를 한다 이런 뜻입니다. 논어에 정치 이야기가 심심찮게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연합니다. 공자는 원래 정치를 하려고 했던 사람이었으니까요. 현실에 뛰어들어, 말하자면 제도권으로 진입하여 본격적으로 정치를 하려고 했던 사람이니까요. 그러므로 당연히 정치에 대해, 정치가에 대해, 국가를 경영하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죠.

공자는 일종의 덕치(德治)를 주장했습니다. 덕치란 뭔가요? 덕치란 덕으로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법대로 다스리는 것을 일컬어 법치라고 하듯 덕으로 다스리는 것을 덕치라고 합니다. 여기서 덕이란 누구 누구에게 덕을 베푼다는 덕이 아니라 일종의 도덕성을 말한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누구의 도덕입니까? 바로 통치자, 정치인의 도덕성입니다. 당시는 요즘과 달라 민주적으로 투표를 해서 대통령을 뽑는 것이 아니었어요. 왕 자리는 일종의 재산과 같아 아들에게 그것도 큰 아들에게 물려주었습니다. 말하자면 부자세습입니다. 그런 왕 자리에 앉은 사람이 도덕적으로 훌륭해서 백성을 사랑하고 자기 가족처럼 잘 해주면 정치는 잘 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모두들 왕의 도덕성을 본받아 세상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여겼던 것이죠. 그런 탓인지 공자는 왕을 북극성에 비유하곤 했습니다. 바로 여기서 인용한 바로 그 구절이죠.

이 말은 곧 북극성을 왕에 비유한 것입니다. 북극성을 뭇별들이 감싸고 돌며 이탈하지 않듯 웃사람이 바르면 국민들이 바라보며 감화되어 마찬가지로 바르게 살아 자연히 바른 세상이 된다는 것이죠. 이와 같은 논지는 <논어>의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공자가 또 이런 말을 했습니다.

“법률과 형벌로써 백성을 다스리면, 국민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법망을 피해가며 나쁜 짓을 저지르게 되고 이렇게 되면 국민들은 나쁜 짓을 하면서도 점점 부끄러움을 못느낀다. (양심이 마모되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 하지만 도덕으로 인도하고 예의로써 통제하면 국민들은 양심을 되찾아 스스로 바르게 된다.” 子曰, "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위정편)

역시 통치자가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논지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공자는 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통치자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굳이 아랫 사람에게 잘 해라 잘 해라 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잘 하고, 통치자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아무리 국민들에게 양심적으로 놀아라 놀아라 해도 듣지 않을 것이다.” 子曰,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자료편)

정말 그렇겠습니다. 정권을 쥐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자기들은 뒷구멍으로 별 짓을 다 하면서 국민들에게는 점잖게 어쩌고 저쩌고 해봐야 국민들이 따르겠습니까? 그래서 그런지 공자의 조국이었던 노나라의 고위관리였던 계강자(季康子)가 공자에게 “정치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물었을 때 다음과 같이 대답하게 됩니다..

“정치란 올바르게만 하면 된다. 그대가 솔선수범하여 정직하게 살면서 국민을 통치한다면 어느 누가 감히 정직하게 살려고 하지 않겠는가?” 季康子問政於孔子. 孔子對曰, "政者, 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 (안연편)

방금 나왔던 그 계강자가 또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우리 나라에 도둑놈들이 많아 걱정입니다. 어떻게 좋은 방법 없을까요?” 세상에 공자가 무슨 범죄학을 전공했을 리가 없는데 어떻게 대답했을까요? 무릇 도둑질을 하는 놈은 설사 바늘 하나를 훔쳤더라도 그 애비 애미까지 모조리 작살내면 도둑질이 주춤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대답했을까요? <논어>에 보면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그대가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면 설사 국민들에게 상을 준다 해도 도둑질을 하지 않을 것이다.” 季康子患盜, 問於孔子. 孔子對曰, "苟子之不欲, 雖賞之不竊." (안연편)

정말 공자를 위해 식은 땀이 나는군요. 어찌 이런 말을 함부로 하지요? 권력자에게 아부를 해도 모자랄 판에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다니. 그가 현실에서 실패한 이유를 알 것같습니다. 방금 공자가 했던 이야기를 요즘말로 바꿔 말하면 이런 식인 거예요.

“너부터 먼저 깨끗하면 국민들이 다 보고 따라한다. 수도권 개발이 발표되기도 전에 미리 정보를 도둑질해서 땅을 사들인 사람들은 대개 힘있는 사람들 아니냐. 적어도 그와 관계된 사람이 아니냐. 국가 경제가 어려워지면 국민들에게만 고통분담을 강요하지 말고 정치하는 너희들부터 솔선수범해라. 점심을 먹어도 63빌딩이나 일급호텔에서 하지 말고 동네 따로국밥을 먹어라. 그러면 국민들도 그 뜻이 고맙고 존경스러워 집의 연탄불에 라면을 끓여먹으면서 고통분담을 기꺼이 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했기에 공자는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사람이란 옳은 소리를 들으면 너무 좋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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