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일)부터 '신세대를 위한 論語 30강'을 주 3회 연재합니다. 論語는 공자의 말씀을 기록한 유교의 경전(사서삼경) 중 하나로 이 시리즈에서는 논어 중 중요한 30구만을 골라 원문을 해석하고 해설을 붙였습니다. 필자 이인호 교수(45)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국립대만사범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양대 중국언언문화 전공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한글 번역문**
공자가 말했다. "나는 15살 때 배움에 뜻을 두고, 30살 때 뜻한 바를 이루었으며, 40살 때 뜻이 굳어졌고, 50살 때 내 뜻은 하늘이 명한 것임을 알았으며, 60살 때는 어떤 반론이나 비판도 귀에 거슬리지 않았으며, 70살 때는 마음 내키는 대로 해도 하고자 하는 바가 예법을 벗어나지 않았다."
***논어 원문**
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 所欲不踰矩." (論語, 爲政)
***한글 독음**
자왈, "오십유오이지우학, 삼십이립, 사십이불혹, 오십이지천명, 육십이이순, 칠십이종심, 소욕불유구." (논어, 위정)
***원문 자구 주석**
子曰(자왈): 공자가 말하다. 子는 선생님의 뜻. <논어>에서는 공자를 가리킴.
吾(오): 나-오. 공자 자신.
十有五(십유오): 10에 5가 있다, 곧 15. 15세를 말함.
志于學(지우학): 배움에 뜻을 두다. 志(지)는 뜻-지. 옛 중국어는 품사가 고정적인 아니라 위치에 따라 품사가 변함. 여기서는 동사로 쓰임.
惑(혹): 미혹될-혹
知天命(지천명): 천명을 알다.
耳順(이순): 귀에 거슬림이 없다.
從心(종심): 마음 내키는 대로 맡기다.
所欲不踰矩(소욕불유구): 넘을-유(踰), 잣대-구(矩). 하고자 하는 바가 예법을 벗어나지 않는다.
***해설**
15세에 공자는 배움에 뜻을 두었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유치원부터 공부를 하니까 공자보다 훨씬 앞선 것이죠. 그러나 공자의 경우는 자발적으로 시작했다는 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30세에 그 뜻을 이루었다고 했으므로 박사학위를 받은 셈입니다. 요즘도 중간에 공백이 없으면 나이 30세 안팎에 대략 박사학위를 받지 않습니까? 이립(而立)이 30세의 대명사가 된 것은 이 구절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40세가 되면 중년인데 자기가 하는 일에 자신감을 갖다가도 문득문득 회의감에 젖어듭니다. 이 때 흔들리지 않는 것이 바로 불혹(不惑)입니다. 요즘도 불혹의 나이를 40세라 합니다. 50세가 되면 사실상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것도 무리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하는 일에 신념을 갖고 하늘이 시킨 일이라고 생각하기는 더더욱 힘들죠. 그럴 정도의 사명감 내지는 신념이 있다면 행복입니다. 공자는 그랬는가 봅니다. 50세에 자신이 뜻한 바는 하늘의 명령, 말하자면 하늘이 시킨 일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도 지천명(知天命)을 50세라고 합니다.
60세가 되면 대략 인생을 정리할 시기지요. 인생 경험이 풍부하고 마음도 넓어질 뿐아니라 웬만한 비판도 받아넘길 수 있는 인격이 되어야 정상입니다. 공자는 그랬는가 보죠? 이순(耳順)이란 바로 그런 경지를 말합니다. 요즘도 이순(耳順)이라고 하면 60세라 합니다. 70세까지 산다는 것이 요즘 세상에 흔한 일입니다만 과거에는 무척 힘들었죠. 공자는 73세로 죽었으므로 장수한 셈입니다. 그가 70줄에 들어섰을 때는 마음 내키는대로 해도 예법을 벗어나지 않았다니 인격적으로 높은 경지에 올랐나 봅니다.
공자의 발전 과정을 읽으며 자신을 돌아보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럴 필요는 전혀 없어요. 중국 역사학의 아버지 사마천조차도 <사기 공자세가>를 마무리하며 "비록 그 경지에 이르지는 못해도 마음만은 같아지기를 바라지요." 이렇게 자신을 위로했답니다. (太史公曰ː詩有之ː"高山仰止, 景行行止." 雖不能至, 然心鄕往之. 余讀孔氏書, 想見其爲人. 適魯, 觀仲尼廟堂車服禮器, 諸生以時習禮其家, 余祗迴留之不能去云. 天下君王至于賢人衆矣, 當時則榮, 沒則已焉. 孔子布衣, 傳十餘世, 學者宗之. 自天子王侯, 中國言六藝者折中於夫子, 可謂至聖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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