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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반대, 반미는 NO"

<미디어분석> 아시아언론의 이라크전쟁 보도

이번 주 말레이시아 정부는 각 신문 편집장들을 불러 이라크전쟁과 관련, 반미적 표현의 톤을 낮춰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말레이시아는 전쟁에 반대하는 것이지, 미국과 영국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CNN과 알 자지라간의 대결에서 드러나듯, 이라크전쟁을 둘러싸고 미ㆍ영과 아랍권 언론들이 또다른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의 언론들은 편향(bias)과 균형(balance) 사이에서 힘든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28일 분석했다.

전쟁에 대해서는 반대하지만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비위를 건드려서는 이로울 게 없다는 현실적 판단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시민들의 반전평화운동과 정부의 이라크전 파병방침이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는 한국의 현실도 이같은 아시아적 고민의 일환일 수도 있겠다.

이라크전쟁에 관한 아시아언론의 보도 태도를 분석한 로이터통신의 28일자 기사 '편향과 균형 사이의 선을 걷고 있는 아시아언론'의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편향과 균형 사이의 선을 걷고 있는 아시아언론'**

중국은 언론을 선전도구로 이용해온 역사를 갖고 있는 반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활발한 자유언론을 보장하고 있다. 한편 대부분의 이슬람국가들은 아직까지 이라크 전쟁에 대해 한쪽 편으로 치우친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 신문과 방송들은 수용자들의 관심을 유발시키고 지역갈등 유발에 대한 책임을 피하며 국내 정치적 압력에 반응하면서 전쟁을 지지할 것인지 반대할 것인지에 대한 자신들의 역할을 결정해야 하는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같은 미묘한 균형감각은 몇가지 특기할 만한 보도태도를 보여준다.

매일 브리핑에서 완벽한 영어를 사용한 질문으로 미군 장군들을 톡 쏘아주기 위해 기자들을 전쟁터로 파견한 중국은 시시각각 텔레비전을 통해 발생한 사건들에 대해 별다른 왜곡없이 요약해 보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면을 통해 화려한 반미수사를 늘어놓으려던 편집장들이 전쟁에는 반대하나 미국과 영국은 자극하지 않으려는 정부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28일 말레이시아 뉴스트레이트타임스의 머릿기사 제목은 '침략자들이 새로운 전선을 열었다'였다.

그러나 전쟁 발발 일주일이 지난 후 이같이 선정적인 단어 선택은 일반적으로 크게 톤다운됐다. 며칠 전까지 통신사 뉴스에서 사용되던 미군이란 단어를 침략자로 대체했던 편집장들은 혹독한 비판을 받았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자국어를 사용하는 신문 편집장들은 이번 주 정부에 의해 소집돼 반미에 대한 표현의 톤을 낮추라는 요청을 받았다. 대부분 편집장들은 미국을 비판하며 이번 전쟁을 이슬람에 대한 공격이라고 묘사했었다.

그러나 마하티르 모하메드 총리는 말레이시아는 단지 전쟁에 반대하는 것이지 미국과 영국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어를 사용하는 신문인 '우투산 말레이시아'는 이번주 중반 사설에서 "우리는 두 나라와의 우호관계를 중요시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언론에서는 말레이시아와 같은 간섭을 찾아볼 수 없다.

정치뉴스를 다루는 신문으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대중지 '라크야트 메르데카'(자유로운 사람들)는 분명한 반미주의적인 입장을 취했다. 어떤 정치적 당파성이나 종교적 제휴관계도 갖고 있지 않은 이 신문은 전쟁관련보도에 '사담 뉴스'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28일자 이 신문의 머릿기사는 '5백명의 미군들이 살해됐다'는 제목하에 러시아 주재 이라크 대사의 발언을 토대로 작성됐다. 다른 기사는 "어린이들이 불에 탔다. 미국은 사과도 하지 않는다"며 바그다드 시장에 대한 미영군의 오폭을 다뤘다.

'콤파스'와 '자카르타포스트'같은 영향력있는 고급지들은 국내외의 반전뉴스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이 신문들은 또한 부상당한 이라크 어린이들을 돕는 미군들, 혹은 이라크 남부에서 식수를 배급하는 영국군 관련뉴스도 보도한다.

하지만 더 대중적이고 인기있는 신문들은 부시 대통령의 캐리커처를 악마로 묘사하며 그의 초상화가 세계 반전시위대에 의해 화형되는 것과 미군에 의한 학살을 크게 제목으로 뽑고 있다.

***중국의 전쟁보도**

오는 5월 24시간 뉴스채널 개국을 준비중인 중국 국영 CCTV는 실질적인 매시간 뉴스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용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평소 관영통신사인 신화통신을 통해 세계 주요 뉴스의 흐름을 제한해왔던 나라에서 뉴스보도가 만개하고 있는 것이다.

CCTV는 최근 전장을 다루면서 미군 기갑부대에 배속된 CNN 종군기자들의 화면과 함께 아랍 알자지라 방송이 전하는 병원에서 부상당한 이라크 민간인들의 장면을 보도하며 균형을 맞추고 있다.

관련보도는 전쟁에 반대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반영하듯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들의 희생을 보여준다. CCTV는 이라크 어린이들이 울부짖는 사진과 미군 희생자 가족들이 부시 행정부를 비난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하지만 CCTV의 보도는 중동지역에서의 사태발전이 중국의 대외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주 열린 한 원탁회의에서는 중국 군사분석가들이 러시아 민간 회사들이 이라크에 군사장비를 판매함으로써 워싱턴과 긴장관계를 유발시킨 것을 어떻게 보도할 것인지에 대해 토론했다.

태국에서는 언론들이 미국과 영국에 대해 적대적인 보도를 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고 있으며 이들은 전쟁에 대한 대중들의 감정과 공식적인 반전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시민들의 원하는 것을 제공하라**

신문들은 전지전능한 엉클 샘(미국)이 이라크에 미사일을 투하하고 석유를 마시는 장면을 만화로 묘사했다.

영어로 발행되는 신문들이 중립적인 통신사 뉴스에 의존하는 반면 태국어 신문들은 시신들과 잘라진 팔다리들을 그래픽으로 처리하며 인간적 희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파키스탄 신문들은 특히 반미적인데 '카라치의 별'이란 신문은 "부시가 계속 바그다드를 약탈하고 있다"는 제목을 달고 호소했다.

영자지 데일리타임스의 나잠 세티 편집장은 "이게 바로 사람들이 읽기를 원하는 것"이라며 균형적인 보도를 위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은 미국인들의 어려움과 사담 후세인의 용감한 저항을 읽기 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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