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20일(현지시간) 미국이 다양한 통로를 이용해 이라크 군지도부와 접촉중이라고 밝혔다고 A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의회에서 "연합군 관리들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최측근 부대인 공화국 경비대와 특수 공화국 경비대원들이 포함된 이라크 군지도부를 상대로 항복하거나 배신할 것을 종용하는 비밀대화를 하고 있다"며 "목적은 사담 후세인을 전복시키기 위한 내부 쿠데타나 납치"라고 말했다.
럼스펠드는 "대대적인 공습을 하지 않고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며 "이를 위해 현재 공개적인 혹은 개인적인 설득 등 다양한 방법과 방안들이 동원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이전에도 다양한 수준에서 이라크군과의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나 럼스펠드처럼 자세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었다. 특히 럼스펠드가 공화국경비대와 특수공화국 경비대원들이 접촉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밝힌 것은 이들이 미영 연합군으로부터 후세인을 지키는 최후의 방어선이라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후세인에게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고 강조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미국은 아직도 지난 20일 최초의 크루즈미사일 공습으로 후세인이 사라져 전쟁이 고조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럼스펠드는 또 "많은 이라크군이 투항을 할것이라는 확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으며 실제로 이라크 공격작전에 참여하고 있는 미 해병대의 한 장교 또한 25명의 이라크병사들이 20일 밤 투항을 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앞서 미 국방부는 이라크 군인들의 항복을 유도하기 위해 안전하게 항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적은 수백만장의 삐라들을 이라크 남부에 뿌렸다. 럼스펠드는 이와 관련 "이라크 군인들은 어리석은 정권을 위해 죽을 것인지 아니면 이라크 재건을 위해 살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며 "이라크가 갖고 있지 않다고 부인한 화학무기나 생물학무기를 사용하라는 명령을 따르는 병사는 누구라도 전범으로 취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21일 국영TV연설을 통해 이라크군은 절대 미국의 공격에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이 남부국경을 지키는 이라크군이 대규모 투항을 했다고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후세인 대통령은 "미영 연합군이 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온갖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으나 이라크 국민과 군은 어떠한 외부의 공격에도 이를 막아낼 준비가 돼 있으며 항복을 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세인은 "이라크군과 국민들은 침략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하는 자들을 저주한다"며 "미군은 이라크군이 침략자들의 요구대로 저항하지 않고 굴복하기를 바라고 있으나 이는 희망일 뿐"이라고 말했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21일 후세인의 TV연설 장면 역시 녹화된 것인지 아닌지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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