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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단지 이론이 아닌 입장과 자세의 새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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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단지 이론이 아닌 입장과 자세의 새로움”

신영복 고전강독<162> 제13강 강의를 마치며-16

또 하나, 모든 사회적 변화는 사상투쟁에 의하여 시작되는 것이며 사회적 변화는 사상체계의 완성으로 일단락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연속과 단절, 계승과 비판이라는 중층적 과정을 경과하는 것이 사상사의 가장 보편적 형식이지만 이처럼 복잡한 전개과정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주체적(主體的) 입장(立場)과 실천적(實踐的) 자세(姿勢)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경우의 새로움이란 단지 이론에 있어서의 새로움이 아니라, 입장(立場)과 자세(姿勢)에 있어서의 ‘새로움’이라는 사실입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지향하는 창신(創新)의 자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의 모든 지적 관심은 우리의 현실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실천적 과제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 경우 특히 주의를 요하는 것은 이러한 창신의 실천적 과정이 보다 유연하게 설정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창신이 어려운 까닭은 그 창신의 실천현장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현실은 우리의 선택 이전의, 주어진 것이며 그리고 충분히 낡은 것이란 사실입니다.

현실은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지요. 과거가 완강하게 버티고 있는 현실을 창신의 터전으로 삼아야 한다는 사실이 유연한 대응을 요구하는 것이지요. 과거란 지나간 것이거나 지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는 흘러가고,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는 다 같이 그 자리에서 피고 지는 꽃일 따름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한 그루 느티나무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서서 과거 현재 미래를 고스란히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역사의 모든 실천은 무인지경(無人之境)에서 새집을 짓는 것일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창신(創新)은 결과적으로 온고창신(溫故創新)이라는 보다 현실적 곡선(曲線)의 형태로 수정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교조(敎條)와 우상(偶像)을 과감히 타파하는 동시에 현실과 전통을 발견하고 계승해야 하는 부단한 자기 성찰의 자세와 상생(相生)의 정서를 요구하는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의 고전강독이 바로 그러한 자세와 정서를 바탕으로 해서 진행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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