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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제거한 후에는 김정일 혼내줘라"

미 극우 논객들 "이라크 다음은 북한" 잇따라 주장

"이라크 다음은 북한이다, 후세인을 제거한 다음에는 김정일을 혼내줘라."

미국의 대표적 극우 논객들이 북한에 대한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극우 논객인 찰스 크라우새머(Charles Krauthammer)는 지난 7일자 개인칼럼에서 북한과의 직접협상을 촉구한 뉴욕타임스의 3월 4일자 사설은 '올해의 가장 웃기는 사설상'감이라고 조롱하면서 미국의 북한달래기는 미국이 이라크전쟁에 발묶여 있는 동안에만 필요할 뿐이라고 못박았다.

이라크전쟁이 끝난 후에는 "북태평양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군사적 행동을 위협할 수 있는 충분한 힘"을 확보해 이 군사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악질적 핵 프로그램에 대한 중대한 요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초 워싱턴포스트에 '달래기는 잠시일 뿐(A Place for Temporary Appeasement)'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던 이 기명 칼럼은 보수지 월스트리트저널의 아시아 자매지인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 10일자에 '사담 없앤 후 북한을 호되게 다뤄라(Remove Saddam, Then Get Tough With North Korea)'라는 보다 노골적인 제목으로 재수록됐다.

한편 지난 1월 주한미군 철수론을 주장해왔던 뉴욕타임스의 보수파 논객 윌리엄 새파이어는 10일자 칼럼에서 "미국은 바그다드에서 무장해제를 완수한 후 북한의 무기 거래자들에게 불법 무기를 공습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라고 촉구했다.

새파이어는 특히 '아시아전선(The Asia Front)' 제하의 이 칼럼에서 프랑스 등의 거부권 행사 방침 등으로 유엔은 이제 더이상 테러 저지에 효율적 기구가 되지 못한다고 선언하면서 "'안보리 이후 시대(post-Security Council)'의 미국의 전략적 이익은 한국으로 하여금 스스로 국방을 책임지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칼럼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담 없앤 후 북한을 호되게 다뤄라/AWSJ 10일자**

이제 겨우 3월이다. 하지만 '올해의 가장 웃기는 사설상'은 이미 결정된 같다. 그 상은 통상 그랬던 것처럼 뉴욕타임스에 돌아간다. 북한과 직접협상에 나서라고 부시 행정부에 촉구한 뉴욕타임스의 지난 4일자 사설이 수상작이다. 이 사설에서 뉴욕타임스는“북한의 나쁜 행동에 보상은 따르지 않을 것임을 주장하는 장소는 바로 협상테이블”이라고 결론지었다.

그 대목을 다시 읽으면서 음미해 보라. 이것은 명백히, 그리고 용어의 정의상 잘못된 것이다. 협상테이블은 주고 받는 자리이다. 그 장소는 상대방의 나쁜 행동에 보상이 따르지 않을 것임을 주장할 수 없는 자리다 - 아니라면 협상은 이루어질 수 없다.

2차 세계대전 말 (일본의 무조건 항복 서명을 받은) 전함 미주리는 협상테이블이 아니었다. 미주리함 상에서 미국은 일본에 무조건적으로 요구했다. 협상테이블에서는 양보가 있어야 한다. 협상이 의미하는 바는 바로 그것이다. 사실 북한의 양자회담 요구를 수용하는 것 자체가 커다란 양보이다.

때로는 달래기(appeasement)가 유일하게 가능한 정책수단일 때가 있다. 그러나 양보를 주장할 때 아무것도 주는 것이 없다는 척 해서는 안 된다. 달래기정책을 위한 때가 도래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환상 속에서 수행될 정책이 되기에는 너무 위험하고 중요한 것이다.

만약 미국이 대북 직접회담에 동의한다면 그 목적은 북한에 대해 그들의 국제적 의무를 강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양보를 주고 받기 위함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할까? 지금은 현실주의가 필요한 때이다. 그리고 현실은 지난 2개월 동안 한반도에서의 미국의 입장이 극적으로 악화됐다는 것이다.

(1) 미국은 이 지역에서 외교적 지렛대가 부재함을 발견했다. 워싱턴은 주변국들이 북한에 압력을 가해 위기를 잠재우는 데 협력해 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한국, 중국, 러시아 및 일본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안 한 것보다 더 못하다. 중국은 북한의 붕괴는 난민 유입과 혼란, 그리고 한국의 대중국 투자의 상실을 초래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한국은 전쟁이 일어나 서울에 참화가 닥칠 것을 우려한다.

이러한 집단 포기의 공통분모는 만약 북한을 압박해서 당장 전쟁이 발발하면 싸움은 현지에서 치러야 하고 현지 사람들이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 수년간 연기된다면 그 전쟁은 미국 땅까지 미칠 수 있다. 북한은 그 때가 되면 미사일과 핵무기로 미국 본토를 공격, 참화를 빚을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웃나라들은 불가불 전쟁이 일어나야 한다면 오늘이 아닌 내일 일어나는 편을 선호할 것이다. 그들은 이 문제를 외면하고 앞으로 무기한 전쟁을 연기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모양이다.

(2) 이라크전쟁의 개전을 한없이 늦어졌다. 당초 예상됐던 겨울철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쯤 미국은 이라크에서 풀려나 관심과 군사적 자원을 평양과 심각하게 맞서는 데 돌려야 했다.

(3) 북한은 날이면 날마다 벼랑끝 전술을 확대하고 있다. 터무니없는 지경까지 접근하고 있다. 2주전 북한은 상시 정찰임무 수행 중인 미국 정찰기에 위협을 가했다. 그러는 동안 미국은 이라크에 몰두하고 있다. 미국은 더 이상 동시에 두 개의 전쟁을 치를 수 없다. 북한은 이를 알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이 문제는 이제 북한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재 북한의 호전성은 너무도 극단적이어서 무모하고 엉뚱한 김정일이 미국의 일시적 취약성을 이용해 전쟁을 도발 또는 촉발해 남한을 신속하게 공격, 한반도의 지도를 바꿔 놓으려 할지도 모른다. 1973년 욤 키푸르전쟁에서 이집트가 수에즈운하를 넘어 중동지역의 지도를 다시 그렸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은 이라크 때문에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군사적 대치를 구상할 수 없는 상태다. 이라크는 미국의 군사, 정치 및 외교적 자원을 한계선까지 분산시켰다. 유일한 대안은 임시변통으로 시간을 벌기 위해 북한에 일련의 양보를 하는 것이다.

시간이 중요하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이 종식되기 전에는 한반도에서 외형상의 억지력을 회복할 수 없을 것이다. 당분간 북한을 달래야 한다. 우선 직접협상으로, 그 다음에는 경제ㆍ외교적 수단으로 말이다.

이것은 유화정책이지만 잠정적인 것이어야 한다. 북한 달래기는 이라크 전쟁이 종식되고 미국이 북태평양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군사적 행동을 위협할 수 있는 충분한 힘을 행사할 수 있게 되자마자 즉시 철회해야 한다. 그 시점이 되면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은 중단된다. 무임승차는 끝나고 미국은 다시 북한의 악질적 핵 프로그램에 대한 중대한 요구를 시작할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해야만 한다. 미국은 김정일의 핵이 미국본토에 도달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그때 가서는 너무 때가 늦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다.

***아시아전선(The Asia Front)/뉴욕타임스 10일자**

프랑스는 유엔을 기만하는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한 미-영-스페인 결의안을 거부하겠다고 벼른다.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진 또 다른 두 나라, 러시아와 중국도 이라크의 강제무장해제를 막는 데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표결을 요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표결은 결국 유엔 안보리가 극단적인 무기를 가진 테러국가들로부터 세계를 보호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줄 것이다. 이는 지금처럼 구성된 유엔이 인도주의 활동은 계속할 것이나 침략을 견제하는 우산으로서의 기능은 더 이상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엔은 전에도 기능을 못한 적이 있다. 세르비아의 독재자를 보호할 수 있는 러시아의 거부권 때문에 미국은 보스니아 및 코소보 전쟁 때 북대서양기구(NATO)의 힘을 빌려야 했다. 반세기 전, 소련 대표가 잠시 없는 틈을 타서 북한의 남침을 저지하는 데 유엔을 동원할 수 있을 뿐이었다.

안보리가 다시 무능을 나타냄에 따라 미국과 동맹국들이 그 공백을 매워야 할 처지가 되었다. 이들 동맹국들(Allied Nations)은 사담을 제거하고 그의 테러 무기를 해체하는 임무를 떠맡을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에서 테러 위협이 제2의 전선을 만들면 어떻게 되는가? 유엔이 제 기능을 못할 것은 뻔하다.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의 핵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고 프랑스와 독일은 눈길을 돌린 채 착취자에게 일방적으로 돈을 주라고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집단 안보는 다시 한번 불구상태가 된다. 미국은 결국 사담을 제거하는 도중에도 북한의 핵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또 다른 지역 안보 연합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평양의 공산 정권은 플루토늄 생산을 서두르는가 하면 중거리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악의적인 사전 계산에 의해 미국 정찰기를 강제 착륙시켜 그 승무원들을 인질로 잡으려 했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유엔은 언제나처럼 마비되어 있는 가운데 중국은 관심이 없고 러시아는 짓궂은 태도를 보이며 한국은 유화적이다. 이들은 미국의 유화론자들과 함께 미국에 한번 더 공갈에 굴복하라고 요구한다.

1개월 전 나는 북한 국경 부근에 주둔한 3만7천명의 주한미군의 성격을 “역(逆) 억지력”으로 규정한 바 있다. 만약 우리가 북한 핵 시설을 폭격해야 하는 사태가 온다면 1만1천개의 북한 포대 사정거리 안에 있는 주한 미군의 3분의 1은 일차적 희생자가 될 것이다. 이처럼 많은 미군이 북한의 인간 방패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평양의 공갈은 대담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억지가 거꾸로 된 것이다.

한국 지도자들은 주한미군을 헐뜯고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라고 미국에 요구함으로써 국민의 인기를 얻었다. 서울의 언론과 대중들은 교통사고에 관련된 미군들을 감옥에 넣기를 원했다.

최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위험한 지역의 미군을 남쪽 또는 다른 기지로 재배치하는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이와 동시에 그는 20대의 장거리 폭격기들을 괌 기지로 이동시켰다.

한국의 새 총리가 메시지를 알아들었다. “인계철선으로서의 미군의 역할은 유지되어야 한다” 걱정스런 그는 우리 대사에게 그렇게 말했다. 전에 반미적이었던 정치인들은 갑자기 친미 데모를 격려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안보리 이후 시대(post-Security Council)'의 미국의 전략적 이익은 한국으로 하여금 스스로 국방을 책임지게 하는 것이다. 미국은 바그다드에서 무장해제를 완수한 후 북한의 무기 거래자들에게 불법 무기를 공습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면 된다.

그러한 준비태세는 외교관들이 말하는 “유익하고 지역적인 다자간 협상”을 가져올 것이다. 그러면 전쟁은 불필요하게 된다. 안보리에서의 혼란도 없을 것이다. 호주, 일본, 필리핀 같은 동맹국들, 한국, 인도네시아 같은 중립적 국가들 그리고 러시아, 중국 같은 비동맹 국가들은 북한과 미국을 대화 테이블에 앉혀 북한의 기아와 원자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국가간의 연합(유엔)은 동작이 느려서 신속하고 기민한 연합전선을 구축하지 못한다. 프랑스와 독일이 손잡고 위기를 조장한 덕분에 안보리 이후 시대를 개막할 수만 있다면 두 나라에 감사를 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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