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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정, '진보의 중심'을 바로 세워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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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정, '진보의 중심'을 바로 세워야 할 때

[김민웅 칼럼]<78> 물대포 정권, 물거품으로 끝날 것

물거품이 될 권력의 운명

대통령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집권 이후 골라가면서 "나쁜 짓"을 저지르고 있다. 이에 반발하는 민심에 대해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물대포로 위협하는 것 외에 없다. 물대포로 시작해서 물대포로 마무리하려다, 물거품이 되고 말 운명이 예고되는 것일까? 이러면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물먹고 말지 않겠는가? 그래서 치수(治水)하려고 4대강 물줄기를 어떻게 해보려 했던 모양이지만, 터져 나오는 민심의 물줄기를 물대포 정도로 감당이나 할 수나 있겠는가?

국가의 공공성을 파괴하고, 시장을 자본에게 독점시키며 동아시아 전체의 국제적 헤게모니 재편과정에서 균형자적 역할을 상실한 채 종속을 자초하는 정권. 민생의 곤궁을 내다보면서도 아무런 대응책도 내놓지 않은 채 국가권력을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마음대로 사용하는 자들. 돈은 거대자본이 벌고, 피해에 대한 보완책이라고 하는 것도 자기 돈 아니라고 모두 국민의 혈세로 어찌해보겠다는 도둑심보.

이런 권력과 이런 세력은 뭐라 불러 마땅한가? 범죄 집단 아닌가? 이 규정이 극단적인가? 국민은 날로 가난해져가고 있는데 이들은 날로 부자가 되고 있다. 국민들은 민생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들은 거대자본과 "짝"이 되어 권세와 부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다산 정약용은 일찍이 이르기를, 백성들이 어려운 살림살이에 처해 있어도 이들을 "벗기고 족치는" 자들이 있어 세상이 힘들다면서, "이런 큰 도적들을 없애지 않으면 백성들이 다 죽게 된다."고 일갈했다. 지금도 이 말은 여전히 현실을 정확하게 관통하고 있다.

세계적 수탈기구의 해체를 위한 운동

한미 FTA는 세계 자본주의의 수탈체제가 이 땅에 더욱 뿌리 깊고 폭넓게 정착되기 위한 통로인데, 여기에 들러붙어 수탈의 이권을 저들끼리 나눠먹겠다는 자들은 모두 "큰 도적"이다. 다산이 평생을 통해 해결하려 했던 것은 바로 이 수탈기구의 해체였다는 점에서, 그의 과제는 그대로 우리의 과제가 되고 있다. 다산의 꿈이 현실에서 미완으로 남고 좌절되기는 했으나, 그의 꿈은 역사의 풍요한 자산이 되어 우리에게 집요하게 묻고 있다. 이걸 실천하기 위한 세력이 있어야 한다고.

이제 우리의 운동은 "한미 FTA 폐기"를 위한 지점으로 급속하게 이동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역량을 최대한 발동시켜, 이 세계적 수탈기구의 작동을 멈추게 해야 한다. 그러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시민들의 직접 민주주의가 그 요체이며, 이걸 정치권에 관철시킬 수 있는 민주주의의 정당의 존재가 절실하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가 목격한 것은 우리를 곤혹스럽게 하는 민주당의 현실이다. 민주당 안에는 서민들의 삶과 함께 하려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한나라당과 친화력이 더 크다고 보여지는 자들, 기득권에 집착하는 자들이 또한 적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결국 진보의 중심이 바로 서지 않고서는 우리의 정국을 올바르게 돌파할 수 없고, 우리의 미래가 박탈되고 있는 상황을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한-미 FTA 정국의 소용돌이와 통합과정의 산뜻하지 못한 모습으로 해서 민심의 주목을 받는데 성공하지 못한 진보통합은 이제 전열을 다져 정당으로서의 위력을 발휘해야 하는 지점에 서 있다.

진보의 중심에 나선 새로운 진보정당

민노당과 참여당, 그리고 진보신당에서 탈당한 통합연대, 이 3자는 이제 새로운 진보정당의 중심세력이 되었다. 한미 FTA가 어떤 것인지, 신자유주의 세계자본주의가 무슨 괴물인지,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들 3자는 명확한 인식의 일치를 보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물론 여기에는 내년 총선과 대선이라는 정치일정에 대한 정치공학적 대응의 논리가 담겨져 있는 것은 사실이며, 그것은 결코 무시해서 안 될 사안이다. 그런데 이런 정치일정의 문제를 압도하는 세계적 수탈기구의 작동 중지와 해체라는 과제가 발생한 현실에서, 진보세력의 통합은 더욱 절실한 현실적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이걸 해결하는 역량을 뿜어내고 서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가, 아닌가에 따라 우리는 진보의 중심이 역사의 무대에서 위력적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인지를 판가름하게 된 것이다.

자본주의의 문제는 이제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한쪽의 빈곤축적이 다른 한쪽의 부의 축적으로 나타나고, 이것이 99퍼센트와 1퍼센트의 비율로 그 사회를 규정해나고 있는 현실에서 진보는 거대자본의 시장독점을 해체하고 권력의 공공성을 회복하며, 사회적 안전망을 광범위하게 복구하는 숙제에 직면했다. 이건 진보세력이 아니고서는 명확하게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기득권과의 결탁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한 이 세력이 정치의 중심에 설 때,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역사적 대결을 위한 우리의 선택

진보통합으로 이뤄지는 새로운 진보정당은 단지 반한나라당 전선을 만들어 선거에 이기기 위한 싸움에 목표를 둔 진보통합이 결코 아니다. 이 나라의 정치를 사유화하고, 자본의 탐욕을 위해 경제를 거대자본에게 헌납하고 정책의 공공성을 무력화시키는 일체의 세력들과의 역사적 대결을 하기 위한 힘의 결집이다. 반 한나라당 세력의 결집은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다. 그러니 진보통합의 세력 확대를 단지 선거를 위한 반 한나라당 전선 강화라는 것으로만 좁혀 말하는 이들은 이 역사적 대결의 본질을 보다 정확히 알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자본의 독점과 지배를 관철하는 세력의 집합이며 그런 역사의 압축이다. 그러니 이들을 먼저 정치적으로 무력화시키지 않고서는 그 다음 과제의 해결은 어렵다. 다시 말해 이들과의 대결에서 이기는 것은 "정치 공학적 차원에서 반한나라당 전선 강화라는 말로만 파악될 수 없는 기본원칙의 관철"을 담아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진보통합에 대한 진보신당의 재고를 기대하며, 일부에서 논란을 제기하는 참여당은 이 과정에서 과거에 비해 보다 진전된 진보화의 길을 빠르게 걷게 될 것임을 내다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공화국의 위기, 그리고 진정한 민주 공화국의 탄생

시민들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희망을 본다. 한나 아렌트가 그녀의 저작 <공화국의 위기>에서, "권력이 위협하는 것에 위협당하지 않으며, 자신의 자유가 야금야금 사라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런 현실에 저항해서 감옥에 가는 편을 택하는 이들이 있기에 희망을 가질 이유가 있다"고 한 것은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불의와 협잡에 분노하고 저항하는 민주주의. 그것이 민주주의의 진정한 정체다. 이제 우리는 진보의 중심을 세우고, 이 거대한 싸움의 선봉에 나서서 국가를 개조하고 자본을 사회적 요구 아래 복종시키며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국제관계를 새롭게 짜들어가는 치열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바로 이 역사적 대결의 최전선에 자신을 배치한 우리의 깃발이 될 것이다. 민주공화국의 진정한 탄생을 위한 시동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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