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위기를 둘러싸고 미국과 북한간의 군사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부시 미 행정부에 대해 대북 직접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4일자 사설 '한반도 마비(Korean Paralysis)'를 통해 부시 행정부가 북핵 위기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동안 북한은 핵무기 대량생산에 한발한발 다가가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지켜보기보다는 대화하는 편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특히 북미 대화의 형식과 방법을 놓고 북한과 미국이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미국측이 주장하는 다자간 협상이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 부시행정부에 대해 북미 양자간 직접대화를 촉구했다.
한편 민주당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도 4일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이 행정부와 콜린 파월 장관이 북한과 직접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는 한국, 일본 등 그 지역의 우리 우방국들이 촉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케네디 상원의원은 NBC의 '투데이' 프로에서 "미국이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은 국가와는 전쟁을 하려 하면서 이미 핵무기를 생산한 국가와는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뉴욕타임스 사설 전문
***'한반도 마비(Korean Paralysis)'/뉴욕타임스 4일자 사설**
미국은 북한문제로 묶여 있다. 외교가 지연상태에 머물러 있는 동안 평양은 핵무기 전면생산 개시를 향해 날마다 접근하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워싱턴 잘못 때문은 아니다. 하지만 북한과 직접협상을 개시해야 할 필요성은 점점 긴박해지고 있다. 올 여름 북한이 한 달에 1개꼴로 핵폭탄을 생산하기 시작하는 것을 서서 지켜보는 것보다는 대화하는 것이 더 현명한 길이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무시해버릴 방법은 없다. 또한 사실상 모든 군사대응은 수많은 인명을 위태롭게 할 것이다. 지난 주말 발생한 미국 정찰기와 북한 전투기들간의 조우가 보여주듯이 현재의 대치상태는 이미 위험스러울 정도의 폭발성을 내포하고 있다. 남은 길은 외교뿐이다. 하지만 최선의 형식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대화는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무조건 협상을 원한다. 반면 부시 행정부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종식에 대해서만 대화하려 하고 있다. 또한 북한이 미국과의 1 대 1 직접대화를 원하는 반면, 미국은 일본, 중국, 러시아 및 한국 같은 주변국가들을 포함하는 국제 포럼을 주장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러는 동안 북한은 플루토늄을 배출하는 원자로를 재 가동하고 폐연료봉을 재처리공장으로 이동시켜 언제라도 이들 연료봉의 핵폭탄 물질로의 전환을 개시할 수 있는 태세에 들어갔다. 일단 재처리가 시작되면 북한은 한 달에 1개꼴로 핵폭탄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는 형식에 대한 궤변을 중단하고 대화를 시작할 때이며, 북한은 일단 대화가 시작되면 모든 핵무기 관련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이러한 대화에 지역 관련국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긴 하나 현재로서는 현실성이 없다. 워싱턴, 서울, 베이징, 모스크바 사이에 존재하는 현재의 정책이견을 감안할 때, 역시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 중국의 태도는 특히 실망스럽다. 베이징은 지역 및 세계 열강으로 진정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러면서도 북한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보다 많은 핵폭탄으로 인해 안정을 해치는 결과보다는 북한 난민의 증가로 빚어질 경제적 부담을 더 걱정하는 듯한 편협성을 드러내 왔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주 아시아 순방기간 중 북한과 직접대화를 시작하라는 거듭된 요청을 받았다. 이러한 대화는 신속하게 시작돼야 한다. 중국, 한국 및 기타 국가들은 북한에 대해 대화 기간 중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도록 압박함으로써 도움을 줄 수 있다. 북한이 모색하는 경제지원과 안전보장은 모든 핵무기, 장거리 미사일 및 위험무기의 수출을 영구적으로 그리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종식시키는 것과 강력히 연계돼야 한다. 북한의 이들 나쁜 행동에는 보상이 따르지 않을 것임을 주장하는 장소는 협상테이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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