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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성 때문에 받은 방송위 징계는 훈장"?

SBS, 방송위 징계받은 프로그램에 상 줘 물의

지나친 선정성과 사주 윤세영 회장의 세습 시도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라 있는 SBS가 최근 방송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은 프로그램 PD에게 시청률이 높다는 이유로 프로그램 인센티브상을 준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송도균 SBS 사장은 지난 10일 '신동엽 김원희의 헤이! 헤이! 헤이!'를 연출한 남승용 PD에게 프로그램 인센티브상을 수여했다. SBS는 지난 13일 발행된 사보에서 "남승용 PD는 평균 시청률 20%를 상회하는 기록으로 동시간대 타방송 프로그램을 압도해 인센티브상을 받았다"고 상을 준 이유를 밝혔다.

<사진 송도균 SBS 사장이 방송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은 '신동엽 김원희의 헤이! 헤이! 헤이!' 프로그램 연출자 남승용 PD에게 인센티브상을 주고 악수하고 있다. 이 사진은 지난 13일자 SBS사보에 실린 것이다. 크레디트 SBS>

***여자상사가 남자 부하직원 가슴 더듬고 엉덩이 만져**

문제는 '신동엽 김원희의 헤이! 헤이! 헤이!'가 지난달 24일 방송위원회로부터 "성적 표현이 지나치다"는 이유로 주의조치를 받은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방송 프로그램의 심의를 맡고, 이를 감독하는 방송위원회가 선정성을 이유로 징계한 프로그램 PD에게 SBS는 '방송위 징계는 신경쓰지 말고 시청률 올리느라 수고했으니 더 잘하라'며 인센티브상을 주고 상금까지 수여한 것이다. SBS 관계자들에 따르면 남 PD가 받은 상금은 3백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위원회가 '주의' 조치를 내린 '신동엽 김원희의 헤이! 헤이! 헤이!'는 지난 1월14일 오후 11시5분부터 다음날 오전 12시15분까지 방송된 방영물이다.

당시 SBS는 프로그램중 '공포의 신년회'란 꼭지를 통해 한 회사에서 여자상사가 남자 부하직원과 이 직원의 친구를 노래방으로 불러 술을 따라준다며 옷에 술을 붓고 가슴을 더듬고 손가락을 빨기도 하고 부하직원 친구의 엉덩이까지 만지는 장면을 방영했다.

방송위원회는 당초 '주의'보다 높은 단계의 징계조치인 '경고'를 내리려다가 프로 방영시간대가 심야이며 코미디 프로그램인 점을 감안해 '주의' 조치를 내리는 데 그쳤다. 방송위원회의 프로그램관련 징계조치는 '주의' '경고' '시청자에 대한 사과'로 이뤄진다.

***방송위원회 "더 엄격한 제재조치 취하겠다"**

SBS가 징계를 받은 프로그램을 연출한 PD에게 인센티브상을 준 것에 대해 함상규 방송위원회 심의1부장은 "방송사들이 방송사 제재를 우습게 알고 있다. 매우 불쾌하다. 문제는 이같은 관행이 하루이틀된 게 아니라는 점이며 SBS뿐 아니라 다른 방송사에서도 이같은 일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한 불쾌감을 토로했다.

함 부장은 "방송위원회가 더 엄격한 제재조치를 내려 저질 프로그램을 없애고 올바른 방송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 방송위원회는 사실상 방송사의 인ㆍ허가권을 쥔 방송계에선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는 기구이면서도 SBS를 비롯해 KBS MBC 등 지상파 방송3사에 대해서는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위원회 스스로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과 위상이 방송3사에 미치지 못한다고 자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정성 때문에 받은 방송위 징계는 훈장"**

SBS측은 방송위 징계를 받은 프로그램에 상을 준 이유에 대해 "방송위 징계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방송위의 '주의' 조치는 징계를 받은 날짜에만 해당하는 것이지 프로그램 전체에 관한 것이 아니다"며 "프로그램이 저질이고 선정적이라고 해서 시청률이 높게 나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격려 차원에서 상을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SBS의 한 고위관계자는 그러나 이와 관련, "방송위의 '주의' 조치를 받은 프로그램에 상을 준다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점은 알고 있다. 앞으로는 SBS의 공익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공익적 내용이 담긴 프로그램을 만들면 시청률이 낮아도 상을 주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으며 이를 인사에도 반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미 회장과 사장이 공식석상에서 SBS의 공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인사에도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문제는 현재 PD들이 선정성이나 저질 프로그램에 대해 무감각하며 의식이 굳어 있다는 점이다.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오락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계속 노력하겠다. SBS가 좋은 방송이 될 수 있도록 애정어린 시선으로 SBS를 비판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SBS의 다른 관계자는 "이번과 같은 일이 한두번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말에는 시청자 사과명령까지 받은 라디오진행자 박철이 보너스를 받기도 했다. 회사가 방송위 조치를 우습게 알고 상을 주니 일선 PD들 사이에선 "선정성 때문에 받은 방송위 징계는 훈장"이라는 농담 아닌 농담까지 회자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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