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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모, 소멸 아닌 진화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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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모, 소멸 아닌 진화를 기대하며

서영석의 '삐딱하게 본 정치' <58> 인터넷은 개혁 견인차

***1. 개혁의 씨앗, 정치권의 요동은 인터넷 눈치보기**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탄생시킨 주요한 무대인 인터넷이 그 후유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지금까지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이란 그 어떤 것도 대신할 수 없는 이슈로 모든 논의를 잠재울 수 있었지만, 그러한 목표가 달성되고 난 지금 뭔가 새롭게 인터넷의 포지셔닝을 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기 때문인 듯싶다.

후유증은 일단 조직에 대한 논의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 같다. 과연 노무현 당선자의 이름을 딴 노사모라든지, 노무현 홈페이지 등이 계속 존속해야 하는가 하는 논의에서부터 인터넷의 주요한 이슈가 과연 어떤 것이 돼야 하는가 하는 논의에 이르기까지 백가쟁명의 모습을 띠고 있다. 좋은 일이다. 논의의 활발함과 지평의 무한함이야말로 인터넷의 특장이기 때문이다.

원론적으로 말해 인터넷 여론을 주도해온 노사모라든지, 노하우가 계속 존속될 수는 없다. 대통령 당선자의 이름을 딴 어떤 것들도 비선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숨을 죽이고 있는 수구언론들도 때가 되면 인터넷에 대한 공세를 통해 대통령에 대한 간접공격을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일이지만, 만에 하나라도 대통령의 이름을 딴 조직에서 특정한 스캔들이 생긴다면 그 부담은 지금의 당선자에게 향할 수밖에 없다. 엄청난 역풍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대통령의 이름을 딴 외곽조직의 존재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이 비록 인터넷을 매개로 한 미래지향적인 조직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노 당선자의 탄생이 그야말로 정치개혁과 언론개혁의 출발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정치나 언론을 비롯한 사회의 전 분야의 변화와 개혁은 드디어 수면 아래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만 과거와 달라진 것일 뿐, 그 나머지는 바뀐 것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개혁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현실적이자 가장 강력한 힘은 여전히 인터넷의 여론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저마다 개혁을 화두로 진통을 겪고 있는 것 역시 말하자면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20대와 30대에 대한 눈치보기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변화와 개혁에 대한 열망은 이제 그 외연을 40대 연령층으로까지 확대하고 있어 이들이 이 나라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0%에 이르고 있다. 이들의 지지와, 이들에 대한 설득 없이 정치는 미래를 꿈꾸기 어렵게 돼 있다. 변화를 향한 진통은 오직 이들에 대한 눈치보기일 뿐이다.

여전히 인터넷을 통한 담론 형성과정이 변화와 개혁을 추동하는 일차적인 주체가 돼야 할 당위성은 바로 이러한 데 있다. 당연히 노사모로 대표되는 인터넷 담론 형성의 주체는 소멸돼서는 안된다. 새롭게 진화해야 한다.

과거 노사모 지도부 등 인터넷 담론형성의 주역들은 이제 역할을 접고 정권에 참여하든 아니면 자신의 일상으로 복귀하든 그들의 자유이겠으나 그러한 조직 자체는 새롭게 모습을 단장해 역할을 계속해야만 한다는 의미다.

***2. 노무현 당선자를 감시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노무현 당선자를 출발점으로 한 정치개혁과 언론개혁의 중간 결산을 할 시점은 2004년 총선이다. 또한 잊어먹기를 좋아하고 망각이 생활화된 낡은 정치의 패러다임을 혁신할 수 있는 기반은 인터넷일 수밖에 없다. 정치기회주의를 청산하고 원칙과 상식이 정치의 일상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의 담론이 여전히 정치와 언론개혁으로 집중돼야 한다.

이제 우리는 낡은 패러다임의 정치를 청산할 수 있는 변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를 정치 전반에 정착시키기 위해서 주의가 분산돼서는 안된다. 인터넷은 정치개혁을 추동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무한 복제와 실시간 담론형성이 가능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슈를 재생산하고 기억을 복제함으로써, 청산돼야 할 대상과 그렇지 않은 대상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곳도 바로 이 곳이다. 인터넷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20대와 30대에게 언제나 반동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면서 기억을 반추시킬 수 있는 장소도 비로 이 곳, 인터넷 담론의 공간이다.

노무현 당선자가 현실정치권에서 힘을 받지 못할 때 개혁의 추진력을 제공해야 할 곳도 바로 이 곳이요, 개혁 없이는 어떤 지지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정치권에 끊임없이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는 곳도 다름 아닌 인터넷 담론의 공간일 수밖에 없다.

노무현 당선자의 바탕이 된 인터넷은 저마다-필자를 포함해서-앞으로 노무현 당선자를 감시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물론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모든 권력은 보수화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명제 때문이다. 노무현 당선자를 배출한 이 힘이 그의 보수화를 경계하고 개혁 드라이브를 추진시킬 수 있도록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변화와 개혁은 이제 그 출발선상에 서 있을 뿐이다. 지금 노무현 당선자를 감시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감시해야 할 낡은 정치의 패러다임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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