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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風, 민주당 개혁까지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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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風, 민주당 개혁까지 이룰까

서영석의 '삐딱하게 본 정치' <57> 변화ㆍ개혁이 차기총선 결정

***1. 여야 정당의 진통에는 차기 총선에 대한 전망이 바탕에 깔려 있다**

다음 총선이 멀어 보이지만 사실 별로 많이 남은 것은 아니다. 노무현 당선자가 내년 2월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면 그해 말부터는 총선분위기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그 다음해 4월 총선이 실시될 것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당선자를 배출시킨 힘이 젊은 층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열망이라고 하지만, 이제 이러한 키워드는 당장 총선을 치러야 할 국회의원이나 지망생들의 발등에 떨어진 불인 격이 되고 말았다.

선거에 패배한 한나라당이나 정권재창출(?)을 했다고 축하분위기에 빠졌던 민주당 할 것 없이 진통과 소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다음 총선은 혁명적으로 바뀐 유권자의 토양을 바탕으로 낡은 정치인들의 일대 교체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당선자의 배출로 기틀을 다진 정치개혁은 차기 총선을 통해 그 일차적인 완성의 모양새를 띨 것이 분명하다.

아직까지도 변화와 개혁을 향한 젊은 세대의 열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보수진영의 학자들은 심지어 변화와 개혁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고들 한다. 결국은 아직도 노무현 당선의 바탕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다.

무엇에 대한 변화이며, 무엇을 향한 개혁인가. 노무현 당선자를 보면 해답이 드러난다.

첫번째로 들 수 있는 것은 이해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정치행태에 대한 응징이 바로 그것이다. 노무현 당선자는 3당합당 당시 대부분의 의원들이 민자당으로 향할 때도 합류하지 않았다. 경상도 출신이면서도 정통야당의 맥을 이은, 하지만 전라도 출신의 DJ가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을 선택했다. 그리고도 끈질기게 부산에서 도전해 고배를 마렸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좇는 기존의 정치행태와는 달랐다.

노사모가 출현했던 것도, 결국에는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이와 같이 손해가 뻔히 보이는 상황이지만 옳다고 믿는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바보 노무현’이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이 ‘바보’라는 용어 속에 들어있는 정치적 일관성이야말로 새로운 정치, 바뀌어야 할 정치의 내용물이다.

두번째는 도덕성이다. 물론 인간인 이상 절대적으로 도덕군자일 수는 없다. 하지만 정치인으로서 요구되는 도덕성은 부정부패와의 단절이며 검은 돈, 대가성 있는 돈으로부터의 자유라고 할 수 있다. 소신은 돈으로부터의 자유에서 비롯된다. 이것이 변화의 또다른 내용이요 방향성이다.

경천동지할 이유가 있어서 젊은 유권자들이 노무현으로 대표되는 새 정치에 열광하고 환호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데도 현실정치에서는 도달불가능한 목표인 것처럼 보였던 정치현실을 바꾸고 개혁해야 한다는 열망이야말로 변화와 개혁의 내용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정치개혁의 주요한 내용물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정치제도나 정치인 등 정치권 전체가 개혁돼야만 가능하다. 그 바탕에는 유권자들의 열망이 존재한다. 차기 총선에서 표심으로 표출될 것이다. 이러한 열망에 순응하는 자는 흥할 것이요, 거역하는 자는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어느 당 할 것 없이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2. 민주당내 진통의 핵심은 개혁 이슈의 선점**

형식논리적으로는 선거에 승리한 민주당이 왜 먼저 진통의 소용돌이에 들어가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민주당 역시 과거 패러다임의 정치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노무현 당선자를 배출시킨 힘이 민주당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역시 구태정치의 본산이었다.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버려서는 안될 정치도의나 신의를 헌신짝처럼 저버린 정치인들이 버글버글하기 때문이다. 후보단일화협의회가 보인 행태라든지,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면서 오직 이익만을 좇는 정치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청산돼야 할 낡은 패러다임의 정치인들이 민주당에도 다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든 민주당은 노무현 당선자를 탄생시킴으로써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유권자의 힘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당을 바꿔야 한다는 움직임이 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일시적으로는 당내분란이지만 다음 총선을 향해 거듭 태어나기 위한 진통인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다음 총선에서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점을 노무현 당선자를 통해 바로 곁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불가피한 과정인 것이다.

정리는 진통없이 되지를 않는다. 민주당이 이와 같이 껍질을 깨는 아픔을 겪는다는 것은 보다 큰 스케일에서 보면 개혁이슈의 선점이란 효과가 있다. 사실 선거 패배를 통해 먼저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곳은 한나라당이었다. 이회창 전 후보가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한나라당에 요청했던 것도 환골탈태였다. 극우기득권적인 구태를 버리고 건강한 보수로 거듭나라는 주문이었다. 한나라당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

민주당이 당장은 분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겠지만 이를 통해 당내 개혁의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그것은 한나라당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회창 대세론’이란 아교로 접착해 있었던 한나라당의 여러 분파는 그렇지 않아도 구심력을 잃은 지금 분열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개혁 이슈까지 민주당에 선점당할 경우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정작 변화와 개혁을 이슈로 환골탈태를 향한 진통의 소용돌이에 들어가야 할 정당은 한나라당인데도, 승리의 노래를 구가해야 할 민주당이 이슈까지 선점한다면 그로 인한 좌절감은 그나마 위기감으로 분장된 당 자체의 남아 있는 구심력은 공중분해될 것이란 얘기다.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해서도 안되고, 현재 정치구도에서 할 능력이 있는 주체도 없고, 하겠다는 사람도 없는 상태지만 자연스런 정계재편은 이뤄질 수도 있다. 민주당이 개혁이슈를 선점해서 계속 주도권을 잡아갈 경우 의외로 쉽고 빨리 정계의 재편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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